가을 꽃 - 수세미
이젠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나이가 들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서인지 발이 시리다. 그래서 겨울이면 책상 아래에 놓고 쓰는 발 안마기를 꺼내 쓴다. 온열 기능도 있어 안성맞춤이다.
날이 이렇게 일찍 어두어지니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 그 더웠던 여름도 디시 그리워진다. 8시에도 훤하던 그 한 여름이 아쉽다. 계절을 돌고 돌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오늘은 오랜만에 아침 자전거를 탔다. 한 낮은 더웁다기에 얇게 입고 나갔더니 처음에는 쓸쓸했다. 몸이 더워지고 운동을 하니 돌아올 땐 괜찮았다.
지난여름에 우리 집 가사 도우미 아줌마가 설거지용으로 산 수세미에서 씨가 둘 나왔다고 옥상 정원에 심었는데 하나는 싹이 나자마자 죽었고 하나는 쑥 쑥 자라서 넝쿨을 만들어 이미 넝쿨이 있는 블루베리 나무에 기대어 퍼져 나갔는데 뜻 밖에도 그 수세미가 꽃을 폈다.
그런데 대부분 핀 꽃은 가지에서 한가닥 길게 뻗은 줄기 위에 피는데 다음날 나가 보면 모두 꺾여서 떨어진다. 그중에 하나 수세미 같은 열매가 달리긴 했다. 그게 자라서 수세미가 될는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