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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사이 같은 부부관계 본문

일상, 단상/노년, 건강

연인사이 같은 부부관계

샛솔 2014. 2. 27. 16:42

연인사이 같은 부부관계

 

 

우리 같이 부부가 긴 여행을 함께 하려면 연인사이 같은 부부관계가 유지 되지 않으면 여행은 끝장이 난다.   24시간 제 3자 없이 밀착해서 살아야 하는 외국의 긴 여행을 할 때 말 다툼이라도 한다면 상한 감정을 힐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내는 소심하고 안달이라 신경질이 많다.     내 단점은 아내의 못 마땅한 씀씀이에 대해 뭐라고 해서 아내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다.    우린 우리의 단점을 서로 잘 알기 때문에 난 나대로 단점을 커버하고 아내도 스스로도 억제하지 못하고 낸 성절에 대해 금방 거두어 들인다.     이런 노력은 긴 외국 여행에서 살아남기 위한 오랜 기간 터득한 노하우다. 

 

반세기를 넘게 해로한 부부가 연인같은 관계로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린 여행에서 연인사이같이 행동한다.   어쩌면  해로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자각이 스스로들을 관대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여행을 떠나기전에 보던 "사랑해서 남주나"  라는 MBC 의 주말 연속극중 못 본 부분을 따라잡아 봤다.     이 드라마중 내게 흥미를 끌게 하는 부분은 노년들의 연애이야기다.    정년 퇴임한 67세의 전직 판사와 50 대 중반의 이혼녀 반찬가게 아줌마의 연애다.   그리고 그 남녀의 자녀들의 이야기다.

 

노년의 연애에 대해서 검색하다 박완서씨의 단편 "마른 꽃"을 읽게 되었다.       난 박완서씨를 좋아한다.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나 보다 4살 위인 박완서씨는 625때 헤어진 바로 손윗누나와 동갑이다.   

 

우리 남매나 박완서씨나 625의 쓰라린 경험을 한 세대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에선 공감이 가는 것이 넘 많다.   이 소설은 625완 관계가 없는 노년의 연애를 그렸다.    1년 후면 환갑이라는 여주인공의 1인층 소설인데 90년대가 그 배경이다.  우연히 만난  전직 대학 교수와의 연애와 그 자녀들의 이야기다.   

 

아마도 당시의 배경이라면 박완서씨 나이또래의 여주인공이었으리라 그 녀도 그 때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일때 였을 것이다.      "사랑해서 남주나" 의 현수(전직판사), 순애와 비슷한 연배의 남녀들이다.   그 자녀들의 반응도 많이 닮았다.     

 

노년이 늘어나고 홀 몸이 된 노년 남녀의 "성" 과 연애 이야기가 많은 화제거리가 되는 현실에서 이 소설은 아마도 젊은 이에게는 많은 것을 가르쳐 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의 결론 부분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노년의 성에 대한 욕구는 남녀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연애감정은 있어도 정욕은 결여된 것 처럼 읽히고 있다.  작가의 결론과 개개인의 현실과 생각과는 다를 거라 생각된다.    작가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또 다른 육체와 욕구를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오히려 노년의 성을 주제로 한 얼마전의 다큐 영화 "죽어도 좋아"가 노년의 성애를 현실성 있게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 동안의 의약적 발전도 90년대와는 눈부시게 다르다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된다.  

 

난 드라마나 소설의 주인공처럼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게 참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연인 같은 아내가 있으니. 

 

 

 

 

 

"마른 꽃"은 상징적이다.

노년의 외모는 마른 꽃 같아 보이지만

속까지 마른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이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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