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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Things Old and New - 중국말 사전 앱 Pleco 본문
Things Old and New - 중국말 사전 앱 Pleco
뭘 하다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대만 여행을 꿈꾸다가 새로 산 Pleco 라는 English-Chinese, Chinese-English 사전 앱을 쓰면서 일어난 잡념이다. 오래 살다 보니 옛것도 많이 기억에 남아 있고 현재를 살면서 새것을 즐기니 그런 것들이 연관되어 새것이 옛 생각을 불러 오기도 한다.
이 영중, 중영 사전이 바로 현재의 가젯이다. 내가 한 동안 쓰지 않던 한자를 다시 공부하면서 옛날 일이 생각이 난 것이다. 옛날엔 한자를 많이 배웠고 많이 썼다.
블로그를 쓰다 보면 한자를 가끔 쓸 때가 있긴 해도 그것은 한글에서 한자를 골라 내는 일이기 때문에 한자를 보고 인식하는 수동적 기억에만 의존해 왔다. 그런데 이 사전은 한자의 발음을 한글로 쓸 수가 없으니 내가 한자를 기억해 내 필기해야 한다. 그런 입력 기능인 handwriting 이 있다.
나는 한자를 좋아하지만 한글 전용론자였다. 한자를 혼용함으로써 생기는 교육의 낭비에 비판적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자 없이 보편 문자 생활, 예컨데 신문 따위를 읽는 생활에 아무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최소한 오늘은 그렇게 한글 전용시대로 접어 들었다. 그러나 30년전만 해도 신문은 한자 투성이었다. 내가 부임하던 해 나에 대한 소개 기사를 하나를 스크랩한 것을 스캔해서 올린 일이 있다. (2013/12/16 - [일상, 단상] - 응답하라 1970 - 내 생애의 전환기 )
그 때 한자혼용론자들이 주장중에 크게 거론하던 것이 한자 문화권에서 떨어져 나간다는 이야기를 였다.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지금 중국문자는 옛날 우리가 쓰던 한자와 아주 다르다.
또 일본 사람들이 썪어 쓰는 한자도 많이 다르다. ( 2012/07/04 - [잔차일기/서울 근교] - 차집관로 라는 글에 한자말에 대해서 쓴 일이 있다.) 우리의 현대적 용어의 한자말은 일본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예컨테 자전거(自轉車)라는 용어는 일본사람이 지은 용어다. 중국어 사전에는 이런 용어가 나오지 않는다. 중국어 사전에 보면 자전거는 車子 또는 각답차(脚踏車) 로 나온다. 자전거 보다 각답자가 더 그럴듯하다. 자전거는 스스로 돌지 않는다. 발로 밟아 주어야 가는 차다.
우리가 주로 하는 채식도 菜食이 아니고 素食(소식)이다. 사전에는 그렇게 나온다. 그러니까 한자를 배우면 중국어 배우기도 일본어 배우기도 쉬운 점이 있겠지만 그것만이라면 한자 배우는데에 들이는 노력이 너무 아까운 것이다.
또 하나 내가 물리학이라는 용어가 중국에서는 처음에 궁리학(窮理學)이라고 번역되어 쓰였다고 한다. 이것을 언제 알았던가?
1960년대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려면 2개의 외국어 시험을 쳐야했다. 내가 2개의 외국어를 아는 게 없었다. 그래서 청원(petition)하기를 내게는 영어가 이미 외국어이니 2개 중에서 하나는 일어로 인정해달라는 청원이었다. 그래서 외국어 하나는 일어를 시험치기로 했다. 워싱톤(시애틀)대학에는 극동학과(Far Eastern)에 일본학교수가 있어서 개인 출제를 받아서 치른 일이 있다. 그 때 일본학 교수는 도서관에서 옛날 일본이 물리학과 같은 서양과학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하는 역사서 책 하나의 페이지를 열어 주고 한시간인지 두시간인지 시험시간안에 번역할 수 있는데 까지 번역해서 내라고 했다. 그건 내겐 영작문 시험이나 마찬가지였다 . 그 때 물리학이 중국사람들이 처음엔 궁리학(窮理學)이라고 번역하여 쓴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외국어 시험을 하나 더 치뤄야 했다. 내가 고등학교에서 제2 외국어도 배운것과 대학 교양과목으로 들은 제2 외국어는 독일어였다. 대학강의중에 물리학이나 수학이외의 과목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이회영(李檜永)교수의 중급 독어였다.
거기서 배운 괴테의 시 마왕(Erl Koenig)은 외워서 지금도 앞 몇 줄은 기억하고 있다. Wer reitet so spaet durch nacht und wind? Es ist der Vater mit seinem kind.... (이렇게 바람 부는 늦은 밤에 누가 말을 타고 갈가요? 그것은 아버지와 아들이란다....) 그러나 그 정도로 영어권의 학생들이 치르는 독일어 시험에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미국 학생들도 고민은 마찬가지였다. 외국어 하나는 독, 불 스페니시 등에서 고를 수 있다 해도 두개는 무리였던 것 같다. 그래서 그것을 피해 가는 방법으로 러시아어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여름학기의 Intensive Scientific Russian 이라는 속성과목을 들으면 대부분 시험에 통과한다는 것이다. 이 과목의 담당교수가 출제하고 시험문제는 이 교과서안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나도 이 과목을 배우고 그 교과서의 영문 번역을 외워버렸다. 그래서 한번 배우고 시험치고 모두 잊어 버리는 코스를 밟은 일이 있다.
그런 상념에 이리저리 몰리다 Erl Koenig 을 운율을 붙여서 멋 있게 번역하며 가르쳐 주신 이회영교수님이 생각이 났다.
동숭동 문리대 캠퍼스에서 북쪽으로 몇100 미터가면 회화동 로타리가 나온다. 그 로타리 서남쪽 편에 ”가나안”이란 다방이 있었다.
그 다방에서 교수님을 몇변 뵈운 일이 있다. 독문과 학생들만은 아니었는 듯 여러 학생이 주위에 앉아서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당시 교수님을 그런 단거리에서 뵈울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선생님은 자주 그 다방에 나오셔서 제자들과 잡담을 나눴다. 보통 강의 준비가 안된 채로 들어 오시는 교수님들이 하는 잡담정도가 아니었을까? 이회영 교수님은 강의실에서 그런 잡담을 하신 것 같지 않다. 강의에 열성이셨다.
그러니까 교실 밖에서 학생들과 어울려 그런 이야기를 열심이 들려 주신 것 같다. 그 때 기억이 남는 것은 줄 담배를 피신 것이다. 앉은 자리에서 한 값 스무개피를 다 태우게 되면 지나가는 껌 담배파는 목판 장수 이아이에게서 담배를 사서 이어 펴셨다.
10여년 후에 내가 문리대 교수로 부임했을 땐 이미 작고하신 후였다. 강의를 하실 때 4.50 대 였던 것 같다. 아마도 50 대에 작고하신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Pleco 라는 사전은 참으로 재미가 있다. Handwriting 을 통해서 내가 한자 공부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것도 재미가 있지만 그것 보단 Live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이라는 기능이다. 이것은 핸폰의 카메라를 켜고 카메라를 한자에 갖다 대면 거기에서 읽은 한자의 번역을 보여 주는 것이다.
우리는 참으로 빨리 변하고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선생님의 함자가 기억이 잘 안나 인터넷을 검색하니
이회영 선생님으로 나온다.
여기서 보면 vegetarian은 채식이 아니라 소식으로 나온다.
Live OCR
카메라로 한자를 읽게 하면 그 번역이 나온다.
작년에 내가 올린
2013/12/20 - [일상, 단상/잡문] - 조선시대의 어필
에 이 사전 앱을 깐 내 아이폰의 카메라를 들여 대면
글자를 읽고 번역을 즉석에서 해 준다.
Sim card는 부카 란다.
구를 전자를 손으로 써 넣으면 비슷한 후보 한자가 나온다.
자전거라고 써 넣어도 그런 낱말은 인식 못한다.
영어로 bicycle 이라고 써넣으면 가장 먼저
차자(車子) 가 나오고
각답차(脚踏車)가 나온다.
발음은 스피커 아이콘을 클릭하면 남성과 여성의 음성으로 천천히 읽어 준다.
한자를 새로 bursh-up 하고 중국말 배우기가 얼마나 재미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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