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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기행 2 - 금동 대향로 본문

국내여행기/대전 충남

부여 기행 2 - 금동 대향로

샛솔 2023. 9. 30. 21:34

내 부여의 감상은 어느 일본 온라인 잡지에 실린 가사와 같다. 

 

[扶余] 日本への仏教伝来の出発の地と百済亡国の悲しみ!

( 일본 불교 전래의 출발지이자 백제 망국의 슬픔이 깃든 부여!)

아래는 이 일본 온라인 잡지의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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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백제의 슬픔을 생각하며


다만, 슬픈 것은 이곳이 백제가 멸망한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오래전에 멸망한 나라, 사라진 나라의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애초에 '정림사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절터일 뿐이고, 박물관 안에는 12분의 1 스케일의 복원 모형이 있어 나름대로 훌륭하지만, 바깥에 있는 실제 유적지에 가보면 이번에는 아무것도 없어 실망하게 된다.


백제 패망 당시 목조였던 절은 일주일 동안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불탔다고 하는데, 지금은 불타고 남은 '오 층 석탑'과 석불만 넓은 부지에 쓸쓸히 자리 잡고 있네요.


특히 석불은 지금은 목조 건물을 만들어 보호하고 있지만, 애초에 머리가 없어지고, 닳고 닳아 원형을 남기지 못한 것으로서 불상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초라한 모습입니다. 지금 있는 만화 같은 머리와 모자는 나중에 덧붙여진 것이라고 하는데, 그걸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_<)


이후 마음을 다잡고 '국립부여박물관'을 둘러보게 되었는데요, 이곳은 무엇보다 국보 287호인 '백제금동대향로'와 국보 293호인 '금동관음보살입상'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말았어요.


이것들은 논에서 발굴된 것으로, 기와가 쌓여 있는 그 아래에 분해된 상태로 묻혀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나라가 멸망하면서 자국의 보물을 서둘러 흙 속에 묻어 숨겨둔 것이 1400년의 세월을 거쳐 현재에 되살아난 것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특별한 감회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우리 일본인 중에는 당시 백제 유민들의 피가 많이 흐르고 있을 테니까요.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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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금동대향로-국립부여박물관

 

금동대향로가 묻혀 있던 부여 능산리 일대 고분군 터 -네이버지도에서

 

서울을 떠나기 전에 부여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국립부여박물관이 머무는 주 월요일부터 다음 전시를 준비하고 1주간 휴관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부여박물관은 보려면 도착하는 날 하루만 시간이 있다.

리조트에는 11시경 도착했지만 체크인 시간 전이라 짐을 카운터에 맡기고 택시를 타고 부여 박물관에 갔다.

 

박물관 앞에서 인증샷

 

박물관은 이 국보 287호가 주인 격이었다.   1시에 강당의 천정창이 닫히고 이 국보에 대한 자세한 설명 스라이드 쇼가 시작되었다.  그 보물의 모든 형상들에 설명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 보물은 신라의 어떤 문화재보다도 뛰어나다고 난 생각한다.  대만에 갔을 때 장개석이 옮겨왔다는 중국의 국보급 유물들에 비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는 훌륭한 문화재라고 생각된다.

위의 일본 사람의 글처럼 애잔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안타깝게 도 한국 고대 미술사를 어느 한국학자보다도 더 잘 아는 존 카터 코벨박사는 아마도 이 유물을 작고하기 전에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저서에는 이 유물이 나오지 않는다.     

 

Covell 교수가 쓴 일본 문화의 한국 영향 책 표지


그 교수의 저서  " Korean Impact on Japanese Culture: Japan's Hidden History는 1984 년 간행되었고 금동대향로는 1993년에 발굴되었다.    그 교수가 작고 하기 전이긴 하지만 발굴된 다음 일반 전시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걸렸을 것이니 직접 볼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평생을 한 일 고대 미술사를 연구한 분이 이 백제 금동대향로를 보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했다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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