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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단상/사랑, 운명, 인연

대딩오빠와 고딩언니

샛솔 2007. 12. 2. 06:04

대딩 오빠와 고딩 언니

 

어제 낮엔 자전거를 탔고 저녁엔 대학 물리학부 총동창회엘 갔다.

내 동기는 셋이 나왔다.  

 

그런데 난 대학때의 사진이 별로 없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중에 잃어 버렸는지 모른다.  동창회 기별 웹페이지에 동문 한 사람이 입학기념사진과 졸업기념사진을 올려 놓았다.  

 

아래 사진이 내 대학 입학기념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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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왼쪽 "료마에"(double breast)를 입은 이가

 대딩 오빠(입학기념사진)

 

 

 나는 혜화동 혜화 초등학교 뒤에 살고 있었고 내가 들어 간 대학은 지금은 마로니에 공원이 된 문리과 대학이었다.  걸어서 20분 남짓의 거리였다.   그런데 코니는 내가 통학하는 길에 아주 가까이 살고 있었다.  처음에는 길에서 불과 3~40 미터 떨어진 곳에서 나중에는 바로 내가 다니는 길 앞에 있는 집에 살고 있었다.   내가 대학에 들어 갔을 때 코니는 고딩이었다.     어쩌면 우리 둘은 서로  많이 스쳤을 것이다.    

 

그지음 코니는 이런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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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왼쪽 교복을 입은 고딩이 코니

옛날부터 고딩이면서 대딩틈에 끼어서 놀았다.

(영어 바이블 클래스) 

 

 

이처럼 코니는 대딩틈에서 끼어서 놀았는데 우린 서로 몰랐다.  그처럼 가까이 있었음에도.  우리가 운명의 남녀였다면 나하고 연애라도 했을법한데  우린 그후 6 년간 서로 모르고 지냈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1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미국에 가서야 만났다.   그리고 이듬해 우리가 결혼을 하고 나서야 우리가 대딩 고딩 시절부터 아주 가까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 게 되었다.

 

그때로부터 53년이 흘렀다.   어제 동창회에 가서 옛동기 둘을 만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일 왼쪽이 53년 지난 다음의 대딩 오빠

어제 총동창회에서

 

 

그리고 어제 낮 한강가에서 찍은 고딩의 모습은 이렇게 변해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제 한강가에서.

53년이  지난 지금 교복입었던 고딩은 이렇게 변했다.

 

 

 코니에게  낮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할머니 전화 잘 못 걸었어요"란다.  모르는 사람이 보지도 않고 전화로 어떻게 할머니랄 수가 ...

내게는 아직도 고딩으로 보이는데.....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네 ..."  개똥 벌레 노래 가사가 생각이 났다.

 

오늘은 고딩과 대딩은 산책을 했다.   국립극장에서 출발 남산길을 걸어서 회현동을 거쳐 남대문 시장엘 갔다.   안경도 고치고  자전거 커버에 쓸 재료를 사기 위해 시장을 헤집고 다녔다.  그리곤 길거리에서 파는 붕어빵도 사먹고  오뎅집에서 잔치국수도 사먹고 또 길거리에서 중국식 호떡도 사먹었다.

 

코니가  말했다. "이사람 대학교수 하던 사람 맞아?"    "대학교수전에  난 대딩신입생이었어.  대딩오빠가 고딩 언니 꼬셔서 연애하고 있는 중이야 "  하고  되받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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