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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생각대로 안 돌아 가는 우리네 인생사 본문

일상, 단상

생각대로 안 돌아 가는 우리네 인생사

샛솔 2009. 5. 10. 13:12

생각대로 안 돌아 가는 우리네 인생사

우리네 인생사가 우리의 계획이나 생각대로 돌아 가지 읺는다는 것을 어제 오늘 깨달은 것은 아니지만 어제는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하는 날었다.

어제는 대전-당진 고속도로 개통기념 자전거대회날이었다.  미시령 힐 클라이밈 대회이후 자전거 동호회에 소개된 대전-당진 고속도로 개통 기념 자전거 대회에 다시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에서 같은 자저거길만 타는 대신 "자돌뱅이(= 자전거대회에 따라다니는 사람)" 가 되어 보자고 했다.   

그래서 일찍암치 등록하고 참가비도 송금하고 대회를 기다렸다.   대회 전날 늘 가던 자전거숍에 가서 자전거 정비 점검도 하고 만전을 기했다.

너무 유난을 떤 것이 화근이었나 보다.

유성에서 열리는 이 대회가 맘에 든 것은 전에도 대전에 가면 늘 숙박을 하던 스파피아호텔 앞이 자전거 대회 출발점이라는 것이었다. 

일찍암치 서울에서 출발하여 스파피아호텔에 주차하고 자전거 타기를 하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스파피아 호텔 예약까지 마쳤다.

고속도로와 같이 잘 포장된 길 내리막 길을 마주 오는 자동차의 위험도 없이 자유 활강해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최고 속도가 얼마나 나올까 한번 실험해 보고 싶기도 했다.   

 아침 여덟시 서울을 출발했다.  너무 이르면 가서 뭘 하나 싶었는데 그래도 잘 출발했다.  토요일이나 곳곳이 정체가 되어 천안까지 오는데 거의 2시간이 걸렸다.

11시 반 가까이 스파피아 호텔에 도착했다.   오히려 늦은 셈이다.  지상 주차장은 꽉 찼고 지하로 내려 갈 수 밖에 없었다.   조명이 어두운 지하 1층에서 자전거를 내려 놓고 모든 차비를 채리고 자동차 출구를 따라 지상으로 올라 가는데 코니가 자기 잔차에서 마찰음이 난다고 소리친다.   나도 출구 경사길을 따라 오르는데 가운데 쯤 오니까 기어비가 최저단인데도 평상시와 다르게 힘이 든다. 

간신히 지상레벨에 와서 보니 코니의 잔차는 앞바퀴하나가 바람이 완전히 빠졌고 내 자전거는 뒷바퀴 바람이 완전히 빠졌다.

차에 늘 싣고 다니는 펌프를 가지고 바람을 넣어도 바람이 들어가지도 않고 계속 샌다.  튜브속의 실런트(Sealant) 는 줄줄 새어 날 뿐이다.   우리 힘으로는 도저히 수리를 할 수 없어 여기 저기 도움 받을 만한데를 알아 보지만 집합시간 12시에 가까워 온지라 교통 통제가 되어 우리가 나갈 수도 도와 줄 사람이 들어 올 수도 없다.

결과적으로는 도와 줄 사람이 왔다 해도 자전거를 고쳐서 우리가 대회에 참가할 수는 없었다.  

아쉽지만 대회 참가를 포기하고 호텔 카운터에 가서 예약을 취소하고 길이 풀리는 것을 보고 서울로 다시 돌아 왔다.  어제 갔던 숍에 가서 확인했더니  튜브벌브와 튜브이음새가 찢어져 바람이 새었다. 

어제 바람을 100psi 까지  넣었지만 코니의 자전거 바퀴에서는 밤사이에 바람이 다 새어 나갔고 내 자전거의 바퀴에서는 반쯤 빠져 나갔었나 보다.   그리고 주차장을 올라 가는데 마저 다 빠졌던 것이다.

아마도 전날 숍의 직원이 바람을 넣다가 벌브를  마구 다뤄서 이음새를 찢어 놓은 듯 하다.  이음새가 찢어지면 실런트도 아무 소용이 없다.  

 교훈은 바람을 넣을 때도 자전거 튜브 니플을 애인 니플 다루듯 조심해야 할 것. 

 집에 돌아 오니 일곱시 가깝다.  아침 8시에 출발해서 대전 드라이브를 한바탕하고 온 것이다.  What a hectic day!  

 집에서 저녁 먹기 너무 늦어 집 앞의 롯데 백화점에서 저녁을 먹으며  오늘 계룡식당에서 밥 먹을 사람들이 여긴 왠 일이지? 하고 웃었다.

 사람 일이란 한치 앞도 모르고 계획한 것이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다시 한번 깨달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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