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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단상

아티스트와 나

샛솔 2008. 6. 30. 07:35

플래시 강좌를쓰고 있을 때 플래시의 한계에 회의를 느껴 (Flex가 나오기 까지) 플래시를 접고ProcessingJogl강좌를 쓰고 있을 때였다.

 

우연혀 Nabi 를 알게 되어 거기에 들어가  아래와 같은 글을 계시판에 올렸더니  그것이 인연이 되어 Nabi 에서 강연 초청을 받아강연을 한 일이 있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구는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어 디지탈 드로잉을 해볼까하고 타블랫 제품을 검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Nabi 생각이 났다.

 

오래전(2005)에 쓴 글이지만 아직도 유효한 내 내재적 욕구이기데 여기에 다시 올린다.

 

 

-------- 아티스트와 나 --------

 

아티스트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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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나 모네가 오늘날 생존하여 매크로미디아의 플래시 MX를 써 볼 수 있다면 아마도 그 창조적 가능성에 경탄하리라고 생각해 본다. " ( I like to think that if Rembrandt or Monet were alive today, they would be using Macromedia Flash MX and would be amazed by the level of creative expression they could achieve. )

 

Gary Grossman 이 Macromedia Flash MX 2004 ActionScript 2.0 Dictionary 머릿글, "화필로서 플래시(Flash as a paintbrush)"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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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형님 한분이 계셨는데 아버지의 희망에 따라 상과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 형에게는 그림에 재주가 있어 그리기를 좋아 했다고 합니다. 형이 남긴 빛 바랜 사진 앨범이 있는데 사진을 붙인 사이 사이에 디자인을 그려 넣은 것이 그야말로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그 형을 닮은 장조카도 역시 그림에 대한 소질이 엿보입니다. 역시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그런 재능을 자주 목격합니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그런 소질이나 재주가 없었을까 생각해 보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욕구는 있었지만 재주가 있었다고는 기억이 안됩니다. 어쩌면 그런 기회가 없었기에 그 재주를 기를 겨를이 없었을지 모릅니다. 아니면 내게는 더 하고 싶은 것 더 잘 하는 것이 있어서 그런 소질이 재능으로 이어 지지 못했는지 모릅니다.  중학교 3학년 올라가던 해 625 전쟁이 터졌고 고3 때에 휴전 협정이 맺어 졌으니 중고교는 전쟁의 폐허를 옮겨 다니면서 마쳤습니다.  미술 교육 같은 것은 거의 없었지요.

 

   내게 있어 수학과 물리는 "심미적" 욕구를 충족시킬 만큼 매혹적이었기에 우뇌적 소양이 개발할 기회를 잃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좌뇌적 성향이 두드러지며 결국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구는 욕구로서의 기억속에만 살았고 이제는 그 재질을 더 개발할 기회를 잃고 좌뇌적 사고에 압도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플래시에서 저작환경은 디자이너용입니다. 온갖 툴들이 즐비하고 그 툴들이야 말로 플래시의 창조적 기능을 말해 줍니다. 게리 그로스맨이 한 말은 바로 이러한 저작환경을 두고 이른 말인 듯 싶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짚고 넘어 가야 할 점은 이 저작환경은 좌뇌적 활동의 결과라는 점입니다. 플래시가 렘브란트나 모네의 창조적 표현의 도구로 쓰인다면 그 것은 그들의 직관에 의한 팔렛에서 물감을 섞는 것이 아니라 플래시에 주어진 팔렛, 즉 물리와 수학의 결정체인 "color mixer"를 쓴다는 말이 됩니다.

 

   사실 내게 있어서 저작 툴은 익숙지 않은 도구입니다. 나도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저작 툴이 없을 때 부터입니다. DOS 시절에는 컴퓨터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픽카드가 장착되고 BASIC 이라는 언어가 putpixel, getpixel 이라는명령어를 도입하기전 까지는 그림을 그린다면 80자 25줄되는 스크린에 문자로 무늬로 만드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림 그리는 방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레이저 프린터가 나와 그림을 출력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에는 X-Y plotter 라는 것이 있어 PC로 제어하여 그림을 그렸습니다.  실제로 칼라 펜으로 종이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플래시에 moveTo 는 그대로 moveTo였는데 penUp 상태에서 행해지면 펜만 움직이고 penDown 상태에 행해지면 플래시의 lineTo의 역할을 했습니다. 일제 제품을 썼는데 정말 감탄하리만큼 정교했습니다. 

 

   모니터 스크린 위에 그림을 출력하게 된 이후에도 풀그림언어에 그림을 다루는 언어는 BASIC이 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림을 그리는 풀그림은 따로 있었습니다. 물리학이나 수학계에서 많이 쓰인 언어는 PostScript 라는 언어였습니다. 이 스크립트 언어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만들어 졌고 텍스트파일로 쓰고 저장하는데 확장자가 ps(Postscript), 또는 eps(encapsulated postscript)로 된 벡타 그림 파일이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물리학 학술지 "Physical Review" 가 그림파일은 이 형식으로 만든 원고를 요구했고 "Tex" 라는 인쇄 문서편집기와 통합해서 논문 원고를 작성하는 스타일메뉴얼을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이 그림 풀그림언어는 물리나 수학을 하는 이들에게는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습니다. 이젠 "eps" 파일을 직접 쓰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그 언어를 만든 회사는 Ilustrator 라는 그림 편집 GUI 무름모를 만들어 "eps" 파일을 만들어 낼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러나 옛날 문서 편집기로 "쓰던" 그런 제작 도구와는 아주 다르게 변신했습니다. 이런 지난 날의 경험이 그림도 마우스로 그리기 보다는 글쇠판을 두들겨 풀그림하는 것이 더 편안한지 모릅니다.

 

이 글은 플래시 강좌중에서 "색입체 강좌"에 썼던 글 조각입니다. 그런 다음 은퇴한 후 항상 하던 대로 겨울 여행을 갔었습니니다.  여행중에 우연히 반스 노블서점 안락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옆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Betty Edwards 가 쓴 "The New Drawing on the Right Side of the Brain" 이라는 책이 었습니다. 1979년에 같은 책명으로 초판을 냈던 것의 개정판이 었습니다. 이 책이야 말로 바로 내가 항상 마음속에 담아 왔던 의문, 내게도 그림의 소질이 있었던가를 알아 볼 좋은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자고 있는 우뇌를 깨워 그림을 그리게 한다는 것입니다. 책을 사가지고 나왔습니다. 귀국하면 실험을 해 보자고 말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쓰이는 도구가 있었습니다. 미국에는 우편 주문할 수 있다고 했지만 우선 도구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한국에서는 어디에서 구할지도 모르고 해서 덮어 두었다가 일년이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내가 이곳에 온 것도 전혀 우연이 아닌 내 내면 의식속에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동경이 작동하여 아티스트 여러분에 끌린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200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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