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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함수가 선형함수를 넘어 서는 교차점에서 - 2014 년을 보내며 본문
지수함수가 선형함수를 넘어 서는 교차점에서 - 2014 년을 보내며
2014 년이 3 시간도 남지 않았다.
지난 몇년간 대 그믐날에 블로그를 썼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 오면 감회가 남다르지 않아 블로그를 쓰게 되는 것 같다. 재재작년, 재작년, 작년에도 대 그믐날에 블로그를 썼다. 그런데 올해 대 그믐날엔 뭔가 우울하다. 새해가 된다고 해서 별로 느낌이 없다. 별로 밝은 새 해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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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참으로 슬픈 해였다.
4월 16일 창년보에서의 날씨는 화창했다. 우린 대구에서 부곡으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합천-창녕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택시를 불렀다. 택시를 불러 전날 자전거로 달렸던 도동서원까지 브롬턴을 싣고 가서 합천 창녕보까지 달려 올 계획이었다.
대구를 벗어나 부산가까이 올때까지 낙동강변 국도종줏길은 우리나라의 오지중의 오지를 지난다. 오전까지만 해도 아무 것도 몰랐다. 두시 가까이 되어 함천창녕보 주차장에 오니 확성기로 들리는 래디오 음악 방송에서 간간히 멘트가 들린다. 모두 무사히 구조되기를 바란다는 그런 투의 멘트....
그날 아침 세월호가 침몰하던 때였다.
그 슬프고 가슴아팠던 4월의 나날들....
이제 그 슬픈 역사를 뒤로 두고 새 해로 넘어 가려 한다.
그러나 희망은 있는가?
세월호 참사만큼 가슴 아픈 일은 청년 실업문제다. 일 자리 !
10 사람 중 1 명이 일자리가 없단다. 그것도 다 자라서 막 성인이 된 젊은 사람들에게!
청년 실업 문제는 구조적 문제다. 기술의 발전은 지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얼마전 까지 사람이 하던 일을 컴퓨터가 대신해 준다. ”제2의 기계시대” 에 의하면 의사나 변호사도 안전하지 않다고 한다. ( 2014/12/14 - [이것저것/정치, 경제, 금융] - 얼마전 제 2의 기계시대를 다 읽었다. )
요지음 "the Second half of Chessboard" 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사람의 능력이나 생산성은 대수함수적으로 증가할 뿐이라는데서 비유되기 시작했다.
지수함수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 옛날 우화에서 빌려 온 이야기다. 옛날에 서양장기를 발명한 인도의 발명가에게 인도의 황제가 기특하게 여겨 상을 주기로 했다.
황제는 발명가에게 말했다. 네 발명이 신통하니 네게 상을 주겠노라. 뭘 원하는 고?
”제가 발명한 서양장기판(8x8 = 64 개의 칸이 있는)에 쌀을 첫번째 칸에 한톨, 두번째 칸에는 그 2배인 2 톨 세번째 칸에는 전칸의 두배인 4톨 그리고 네번째 칸에는 그 전칸의 두배엔 8 톨씩 두배씩 늘려서 얹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라고 대답했다.
황제는 그래 봤자 얼마나 되겠는가하고 머리도 좋은데 겸손까지 하다고 칭찬을 했다.
그러나 황제는 그 지수함수의 증가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몰랐던 것이다.
서양 장기판의 반만 채우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32 번째 칸에 올라가는 쌀의 낱알 수는 2x2x2x.... = 2^31= 2147483648 개 로 쌀 한톨 무게 1/64 g 로 치면 33554432 g, 33554.432 Kg, 35.554 ton, 즉 36 톤이다. 대형 곡물 덤프트럭은 40 톤 트럭도 있으니 한 큰 덤프 트럭 분이다.
그러나 만약 이 서양 장기판 끝칸까지 채운다면 Everest 산더미 보다 더 많은 쌀을 쏟아 부어야 한다.
이 처럼 지수함수의 증가는 무서운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흔히 무어의 법칙으로 대변된다. 매 1.8 년에 같은 값의 메모리 용량은 배가한다는 법칙이다. 이렇게 발전하는 것은 처음은 속임수만큼 느리지만 일단 어느 지점을 넘어서면 수직상승하는 것이다.
서양장기판에 곡물을 올리기
선형함수와 지수함수의 증가율
처음 증가율은 속임수를 쓰듯 선형함수에 비해 느리다.
그러나 일단 일정 수준을 넘어 서면 그 증가율은 수직상승한다.
사람의 능력이나 생산성은 선형적으로 증가하거나 멈춰 있는데
컴퓨터나 기술 능력은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컴퓨터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해 준다.
사람은 기계와의 경쟁에서 지고 있다.
현 시점은 이 선형함수와 지수함수의 교차점이거나 교차점을 지나친것 같단다.
청년실업의 문제는 구조적인 문제인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문제의 인식에서 부터 시작한다. 과연 오늘의 지도자들이 이 심각한 문제의 인식이나 제대로 하고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지도자란 작자들이 규제를 풀면 일자리가 생긴다든가 대학가지 말고 배관공이 되면 어떠냐 같은 이야기를 한다.
배관공도 언제 로봇과 새 설비공법의 탄생으로 그 직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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