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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고인 물은 썩는다. - 남산을 산책하며 본문
남산의 실개천물은 이미 썩기 시작했다.
어제는 아주 오랫만에 남산을 산책했다. 지난 겨울은 실개천 조성공사로 트럭과 소음과 먼지로 고통을 받아서 공사가 끝나기를 기다려 남산엘 갔다.
코니가 기억하기론 4월말에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안내판을 읽었다기에 안심하고 간 것이다.
실개천은 완공되어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웅뎅이는 이미 썩어 가고 있었다. 그렇지.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너무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자연 실개천이 아니고 수도물을 가져와 순환시키니 어느 한 곳에서 여과기를 돌린다 한들 썩은 물이 쉽게 맑아 질 수 없는 법.
관리직원인 듯 한 사람이 서울시에 대해 쌍욕을 바가지로 쏟고 있었다. 전기값만도 서울시민 집집이 매달 3000월 내야 할 만큼 쓴단다. 물값은 빼고도 그렇단다. 얼마나 정확한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정말 한심한 서울시다.
전임자가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대권을 차지 했으니 자기도 그 길을 따라 가겠다고 공사판을 벌였는지 모르지만 한강과 남산을 애용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짜증나는 일이다. 시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은 차치하고도 끊이지 않는 공사판으로 시민이 받는 고통은 시장은 알고 있는 걸까?
썩은 물을 방치할 수는 없을 테고 한 없이 정화시설을 늘려 설치할 수도 없는 일. 언젠가는 물은 말리고 개천은 다시 메꿀 것이다. 또 공사차가 들락 거리고 먼지와 소음이 일어 날 것이다.
남산실개천이야 간단한 일이지만 4대강이 썩을 땐 어떻게 해야 할 까?
남산길은 국립극장에서 회현동까지 오르락 내리락 하기 때문에
길가의 실개천을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할 수 없다
양쪽 방향에서 흘러온 물은 가장 낮은 곳에 모여 웅덩이를 이룬다.
여기서 아마도 물을 퍼 올려 높은 곳으로 보내 다시 흐르게 하는 것 같은데
이 웅덩이가 이미 썩어 가고 있었다.
작년에 서울시의 모기 개체가 유난히 적었는데
장구 벌레 서식지라도 만들어 멸종위기의 모기를 구하려는 작전인가?
물이 시작하는 초입의 자갈은 제법 깨끗했는데
얼마 내려 오지 않아 자갈들은 이미 변색되어 있었다.
자갈이 썩지 않을 만큼 그 많은 물을 정화하려면
서울 시민 집집이 한달에 3000원이 아니고 30000원은 내야 할 것이다.
정말 미친 짓을 하고 있다.
차라리 이런 꽃밭이나 조성해 놨으면
전기도 들지 않고 자연 친화적일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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