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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여행 2008 - 6 (마지막편, 6월 16-19일) 비에 갇힌 마지막 3일 본문

국내여행기/제주도

제주도여행 2008 - 6 (마지막편, 6월 16-19일) 비에 갇힌 마지막 3일

샛솔 2008. 6. 26. 06:44


제주도여행 2008 - 6 (마지막편, 6월 16-19일) 비에 갇힌 마지막 3일 

 

6월 16일, 이날은 우리 부부의 47번째 결혼 기념일이다.

 

작년 결혼 기념일은 강원도 정선에서 보냈다.   조양강 앞 "은하수와 여울"이라는 펜션에서 2박을 했다.

 

자전거타기를 즐기면서 결혼기념일을 자축했다.    

 

정선의 산과 강이 너무 아름다워 올해도 결혼기념일은 여기서 자축하리라 다짐했었다.

 

그러나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모든 계획이 바뀌어 버렸다. 

 

제주도는 5월, 정선은 6월에 갈 계획이었지만 제주도에서 6월 16일을 맞았다. 

 

결혼기념일이라고 특별한 날은 아니라 할 수도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자축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  

 

부부가 서로 만나 죽을 때까지 함께 살기로 맹세하고도 파경을 맞아 갈라서기도 하고 사별할 수도 있고 많은 사연이 있을 수 있는데 그래도 우린 아직도 건강하고 서로 사랑하고 바늘과 실처럼 함께 다닐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닌가.     

 

그래서 16, 17일 이틀을 제주도에 예약한 숙소중에서 가장 럭셔리한 리조트인 샤인빌에서 지내기로 일정을 짰던 것이다.  그런데 이날 부터 돌아오기 전날인 18일 까지 비,비,비였다.  

 

월요일인 16일 아침 일찍 우도를 떠나 제주시에 가서 안과를 찾을 생각이었다.  내 눈의 충혈은 조금 나았지만 대신 눈가플이 퉁퉁 부었다.   오른쪽 눈이 심했다.   눈가플안쪽에 "다래끼" 라도 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양쪽이 다 충혈이 되는 것을 보면 그런 것도 아닌것 같다.

 

빨리 안과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 싶어 아침 7시에 떠나는 도항선을 타려고 선착장에 갔다.   그런데 7시 배는 떠나지 않는단다.   어제보다는 바람이 많이 잦았지만 아직도 바람때문에 출항허가가 나지 않았단다.  언제 허가가 나올지 알 수 없단다.  

 

기약없이 기다리는 것이 더 지루하다.   그런데 8시가 되기전에 매표소의 아가씨가 전화를 받더니 여기저기 사람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매표소 창구에 다가가 알아 보니 배가 떠난단다.   배표를 끊고 차에 가서 승선 지시를 기다렸다.   또 비가 오기 시작한다.  

 

성산항에 도착하자마자 제주시로 향했다.   전날 우도 보건진료소의 간호사언니가 제주시 노형동에 가면 안과가 많이 있을거란다.   노형동가까이 갔는데도 안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

 

다시 여정터의 레오님에게 전화를 했다.  항상 위기에 SOS 를 보낸다.   노형동 5거리라면 한라병원에 가보란다.  종합병원이다.  코니가 두리번거리더니 한라병원을 찾았다.

 

종합병원이라 환자들이 많았고 예약위주로 환자를 보기 때문에 우린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 

 

진찰결과는 별 이상이 없단다.   눈병같지는 않지만 나이가 있느니 만큼 눈병의 진행도 조금 다를 수 있으니 감염에 대비 항생제 안약과 눈물안약을 처방해 주고 떠나기 전날인 이틀 후에 다시 와 보란다.   

 

제주시를 떠나 빗길을 달려 표선에 있는 샤인빌로 왔다.    비가 더 거세졌다.

 

샤인빌은 럭셔리 리조트라 그 값을 했다.  방마다 유선 랜(Lan)케이블이 나와 있어 노트북 Lan port에 열결하면 고속 인터넷을 할 수 있었다.   

 

샤인빌은 거의 호텔처럼 운영하는 리조트였다.    한식,  중식, 양식의 레스토랑이 있어  비를 맞고 나가지 않고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구내라도 산보하려 옥외로 나가려 하면 빗줄기가 굵어져 포기하고 돌아오고  다시 빗줄기 가늘어져 밖에 나가려 차려 입고 나가면 우리를 놀리듯 빗줄기가 굵어졌다.

 

장대비와 안개비가 번갈아 내리는 창밖 풍경만 쳐다 보며  이틀을 보냈다.  

 

완도행 아침 카페리를 타려면 7시 40분까지 페리 터미날에 와야 한다기에 마지막 밤은 제주시에서 일박하기로 했다.   그래서 18일날 아침 표선을 떠나 안개가 자욱하여 때로는 몇미터밖에 보이지 않는 안개길을  뚫고 중산간길을 넘어 제주시에 왔다. 

 

제주시 근방에 오자 또 여정터의 레오님에게 전화를 걸어 현 위치에서 가까운 깔끔한 식당을 소개 받았다.

 

"송죽원"이라는 한식당을 추천 받았다.   네비에게 물어 꼬불꼬불한 뒷길을 뒤져 식당에 닿았다.   식당은 정갈하고 음식도 맛있었다.  잘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에 근방에 오게 되면 다시 와야겠다 생각했다.

 

한라병원안과에 들러 진료를 받아 보니 눈이 많이 호전되었단다.   서울에 가서도 불편하면 서울의 안과에 가 보란다. 

 

마지막밤 일박을 예약한 제주서울관광호텔은 낡았지만 정갈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주는 조식은 갈비탕이었다.   조식은 사양하고 터미날에서 즉석 우동을 사 먹었다.    그것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완도행 카페리를 탔다.

 

날은 흐렸지만 그날 만은 비소식이 없다.   다행이다.   우중 드라이브만이라도 면하게 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방밖 베란다에서 보이는 샤인빌 리조트의 옥외 풍경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때로는 거센 비바람이 몰아 칠 때도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옥외잔디밭은 9홀 퍼팅그린 코스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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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리 터미날 풍경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돌아오는 카페리에서.

완도항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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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씀

 

이번 여행에서 많은 정보를 주시고 친절한 안내를 해 주신 제주 여행자 정보 센터의  레오님과 이담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특히 레오님에게는 시도 때도 없이 급하면 전화를 해서 도움을 청했고 항상 친절하게 도움말씀을 주신데 감사드립니다.

 

또 무사한 여행을 기원해주시고 격려와 축하의 말씀을 올려 주신 네이버의 베로모빌, 자출사, 자여사, 여정터 카페의 여러 회원님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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