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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여행 2008 -2 (6월 11일) 본문
제주도여행 2008 -2 (6월 11일)
제주도 도착 셋째날(6월 11일)은 예보대로 비가 왔다.
이런 때엔 우산을 받고 관광길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정터의 이담님이 저지리의 예술인 마을 여기저기 볼거리를 추천해 주셨기에 차를 타고 그곳엘 가 보기로 했다.
저지리를 향해 가는데 처음 눈데 띈 곳은 방림원이었다. 방림원은 야생화 식물원이었다. 우린 우산을 받고 방림원을 돌며 비내리는 식물원을 구경했다.
작년엔 우리집 옥상엔 야생화를 사다가 심어 놓았는데 여러해살이는 겨울을 나고 다시 살아 났다. 한해살이 심어 놓은 곳에는 잡초만 무성하다. 우리는 방림원에서 우리 옥상의 꽃들과 비슷한 것도 많이 보았다.
야생화, 잡초 모두 다 식물인데 잡초는 천대받고 야생화는 꽃을 보여 주어 대접 받나? 잡초도 풀꽃을 피우련만 우리가 예뻐하지 않을 뿐인가?
코니는 화초를 잘 못 기른다. 의욕은 있어 몇번 시도했지만 비싼 화초들을 다 죽이곤 해서 작년엔 스스로 알아서 사는 야생화만 갖다 심었다. 그래서 올해엔 스스로 살아 남아 꽃을 보여 준다.
방림원을 나와 예술인 마을에 있는 현대미술관에 들어 가 보려 하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드니 수요일은 휴관일이란다. 또 점심 시간도 가까워져 1100고지에 가보기로 했다.
작년에 자전거로 1100고지에 올라 갔을 때 한라각에서 먹었던 해물 뚝배기 생각이 났기 때문이었다.
또 여정터 이담님이 추천한 관광코스에 1100고지의 고산 습지가 생각났기 때문이기도 했다.
작년에 자전거로 돌던 1100고지 도로와 중산간도로를 자동차로 달렸다. 가파르고 꾸불꾸불한 이 길을 자전거로 돌았다니 우리들 자신이 대단했다는 생각이 든다.
1100고지 한라각에서 점심을 먹고 그 길 옆에 나 있는 고산 습지 산책로를 한 바퀴 돌았다. 그래도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1100도로를 북쪽으로 내려 오면 제주시에 가깝다. 전에 여러번 지나쳤지만 들어 가 보지 못했던 제주 민속자연사박물관에 가 보기로 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박물관에 들어 서는데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로 왁자지껄 요란하다. 학생들에 물어 보니 전남 어느 고등학교란다.
먼저 화장실을 찾아 용변을 보는데 담배 냄새가 심하다. 필시 못된 고딩들이 피운 담배연기일 것이다. 거기엔 걔들밖에 없었으니까.
"누가 여기서 담배를 피우나?" 큰 소리로 힐책하자 슬근슬근 화장실을 빠져 나간다. 그런데 조금 있더니 대변기칸에서 두녀석이 나온다. 대변을 보러 두 녀석이 들어 갔을 리 없어
"너희들 담배 폈지?"
용변을 보러 들어 갔을리 없으니까 "담배 폈어요" 하고 실토한다.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참으로 맹랑한 녀석들이다.
"왜 거기서 담배를 피냐?" 하자
"담배가 있어서 폈어요" 사뭇 시빗조다. 어처구니가 없다. "화장실에서 담배 피면 안돼는것도 모르냐?" "몰라요"
"너희들 인솔한 선생님 어디 계시냐?"
화장실을 따라 나오면서 큰소리로 야단을 치자 인솔 교사인듯한 이가 두 녀석을 잡아서 호주머니 조사를 해 담배와 라이터를 뺏었다.
얼굴은 앳되지만 한녀석은 키가 나보다 훨씬 크다. 잘못 야단을 쳤다간 봉변이라도 당할가 무섭다.
이외수의 "하악하악" 얘기 하나가 생각났다.
*****
중딩 몇이 골목길에 모여 앉아 거만하게 담배를 빨아 대고 있었다. 지나가던 노인이 "요녀석들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 놈들이 어디서 담배질이냐" 하자 중딩들이 하는 소리 "우리 담배 피우는데 할아버지가 뭐 보태준것 있어요?" 했다. 할아버지의 지팡이가 공중을 가르자 중딩들이 머리를 감싸안고 주저 앉자 노인은 유유히 살아 지며 "내가 지팡이 휘들르는데 저희들 뭐 보태 준것 없지" 했다.
*****
이게 요새 세태인가 보다.
방림원의 정원
못에 가까이 다가 서자
잉어떼들이 몰려 온다.
우산을 받고 1100 고지 고산습지를 관광했다.
고산 습지에서 바라 본
1100고지 휴게소의 한라각
우리가 작년에도 올해도 거기서 점심을 먹었다.
거기선 오미자차도 파는데
향이 특별 나다.
1100고지 습지
1100고지 습지의 식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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