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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일본 대중문화

일본 대하 드라마 <아츠히메>를 보고 나서

샛솔 2009. 4. 25. 11:25

NHK 대하 드라마 <아츠히메>를 보고 나서

10여년전 은퇴하기 얼마전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한 대학에서 연 학술 대회에 참가한 일이 있다. 후쿠오카와 그 주변에서 일주간을 보냈다.  

그 때 일본의 한 노교수가 고조노 츠키(荒城の月)를 부르는 것을 듣고 놀라웠다는 이야기를 내 블로그에 쓴 일이 있다. 후쿠오카에 머므는 동안 어느날 후쿠오카 해안가에  세워진 높은 조망 타워가 있어 올라 가 본 일이 있다.  밤시간이었기에 내륙쪽 후쿠오카시내 야경만 보았지만 청명한 날 낮에는 바다 넘어로 한반도가 보인다고 했다.

흔히 일본은 우리의 일의대수(一衣帶水)의 이웃이란 말을 쓴다.   옷띠 하나를 가로 놓은 물 정도 사이의 가까운 이웃이란 뜻이다.   

단지 지리적으로만 가까울 뿐 아니라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수천년 끊임 없이 교류해 왔다.  청명한 날에 서로의 땅이 보일 정도라면 얼마나 자주 왕래했겠는가?

그러나 우리에겐 일본과의 우호선린 관계에 있던 기억은 별로 없고 모두 부정적인 이미지만 남아 있다.  

왜구,  임진왜란,  일제강점등등....

오늘날에도 계속 우리에겐 나쁜 이미지만 전파하는 매체들이 판을 치고 있다.  일본의 역사인식의 변화,  우익들이 만든 역사 교과서, 위안부 존재 부인,  독도 영유권 주장등...

툭하면 일본 정치인들의 우익편향 언동이 우리 매체들은 신경질적으로 방응하게 한다.  흔히 "망언"이니 하고 매도하고 태평양전쟁 A 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정치인 참배하는 것을 대서 특필하고 비난한다.

이런 것들이 결국 우리 의식 깊은 곳엔 반일감정이 배이게 하고 있다.   

이런 사건이 일어 날 때마다 일부 반일 네티즌들은 일본을 매도하는 패로디물들을 만들어 유통시키지만 과연 올바른 대응일까?  우리가 일본을 미워하고 싫어 하면 일본 역시 마찬 가지의 반한, 염한 반응을 보인다.  

일본 드라마를 보면서 일본 웹사이트를 브라우징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에도 마찬가지의 반한 염한 사이트가 많이 있다.  일본 우익들의 사이트들이다.  결코 유쾌한 사이트는 아니다.  

이렇게 비 이성적인 상호 비방 공격하는 것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임진왜란같은 조선사에서 가장 극렬한 전쟁을 치루고 많은 문화재를 빼앗기고 소실하고 많은 국민이 잡혀가고 하는 국난을 겪었지만  전쟁후 도쿠가와 막부와는 200 년 이상 조선 통신사라는 우호 사절단을 보내고 선린 친선관계를 유지했던 때도 있었다.

아이로닉하게도 우리 집은은 그 통신사로 일본에 갔다 온 내 9대 할아버지의 후손 집이건만 일본 강점과 더불어 그것이 간접적인 원인으로 쇄락하였다.    

그 이야기도 이 블로그에 쓴 일이 있다.

일제 강점의 아픈 기억도 이젠 그 시대를 체험한 생존자들 점점 줄어 들어 얼마 남지 않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어 가려 한다.

그 과거사와 그 과거사의 찌거기들에 발목잡혀  일의대수의 이웃나라와 선린친선관계를 해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현안 문제는 이성적으로 해결하고 무조건 비방하는 대응은 삼가야 할 것이다.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대중 문화의 상호 교류야말로 현대판 선린친선우호사절단이라고 본다.

우리의 드라마 <겨울연가>는 일본에 보내는 현대판 "조선 통신사"이고  일본 드라마 <아츠히메>는 그 답례로 보내는 "일본 통신사"로 맞으면 어떻겠는가!

일본 드라마를 보면서 단상을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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