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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일상, 단상/지나간 세상 (11)
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광복절 날에 오늘이 광복 78돌이 되는 날이다. 그런데 광복이란 말이 조금은 어색하다. 일제 식민지아래에 있던 우리 민족의 터전인 한반도를 일본이 저들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에서 패망하여 덕택에 얻은 부산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승전한 연합군이 한 반도를 일본에서 떼어 내어 독립을 시켜주겠다고 한 덕에 일제 강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자력으로 광복을 찾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의 강제점령이 불법적인 것이었다 해도 가만히 앉아서 나라를 빼앗긴 것이다. 서구열강의 묵인하에 일본이 한반도를 강점한 것이나 또 이 식민주의자들이 연합하여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이겨서 되돌려 준 것이나 뭐 하나 우리의 의지나 희망으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에 저들이 부추겨 일본이 빼앗은 땅들, 한반도를 위시..
옷소매 붉은 끝동 요즘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인기가 대단하다. 그래서 우리도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10회까지 보았다. 내가 이 드라마에 특히 끌린 이유는 제목이다. 제목은 온통 토박이 말이다. 우리 보통 백성은 토박이 말을 많이 써왔다. 그런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토박이 말이 많아 사라졌다. 내가 자전거로 늘 다니는 탄천은 원래 "숯내"였다. 산은 뫼였고 강은 가람이었다. 내 동쪽은 샛, 남쪽은 맛, 그래서 샛바람, 맛 바람 하면 동풍과 남풍을 일렀다. 그러나 일제가 들어오면서 행정편의상 일본 "가나"로 표기하기 어려운 이름들을 모두 한자 화하는 바람에 토박이 말들은 바뀌어 버렸다. 일제 강점기의 언어의 영향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그런데 요즘은 쓰이지 않는 "끝동"이란 낱말이 너무 그리움을 ..
휴전협정이 조인되던 날 1953년 7월 27일 난 고 3이었다. 이승만 정부는 모든 고등학교와 대학에 "학도호국단" 이란 것을 만들어 교련을 받도록 하고 툭 하면 관제 데모에 동원했다. 전쟁고아나 마찬가지 신세가 된 난 혼자 대학진학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 날은 을지로 어느 학원에서 시사 영어 Time지 강좌를 청강하고 있었다. 저녁 한 대여섯시쯤 되었던 것 같다. 갑자기 거리가 시끄러워져 강의를 듣다 말고 거리에 나갔었다. 신문 "호외"가 나왔던 것 같다. 그 중에는 미군을 위한 영자 신문도 섞여 있었다. 아직도 전쟁중이었으니까 서울시내에도 미군이 주둔한 곳이 많았다. 그래서 을지로 쯤 되는 거리에는 미군이 많이 눈에 띄였다. 그러니까 미군을 위한 영자 신문 "Stars and Stripes" 한..
한국통계물리학의 역사 - My Memory of late Professor Soon-Tak Choh 마지막 리모델링을 하려고 내 서재를 정리하다 뜻밖의 오래된 잡지하나를 발견했다. 재미한인 물리학자협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April 1997호다. 1995-1996년 Brown 대학에서 안식년을 보냈기 때문에 이 잡지에 고 조순탁교수에 대한 회고록을 기고했었다. 내가 이 원고를 기고할 때 pdf 형식으로 갖고 있어 내 홈피에 올려 놨었다. 2000년경 당시 하나로통신사를 인터넷 제공자로 쓰고 있어 그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서버에 올려 놨었다. 통신사를 바꾸는 과정에서 사라졌다. 이런 잡지는 학술지도 아니기 때문에 도서관에 보관되는 것도 아니고 찾을 길이 없었다. 내가 이 잡지를 종이 형태로 갖고 있었다고 기..
얼마전 내 블로그를 방문하고 댓글을 남기고 간 분이 계셨다. 일본 저전거여행을 마치고 일본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고백하셨다. 반일주의자에서 친일파가 되었다고 스스로 고백하신 분이다. 내 블로그의 글 들이 그분의 생각과 비슷한 분위기 또는 여운을 남기고 있다고 느꼈는지 자신의 전향을 재확인하겠다고 내게 물음을 남기고 가셨다. 나 또 한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분의 전향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그런 경험을 5년전에 글로 썼는데 공개하지 않았다. 한일문제는 민감한 문제라 내 생각과 다른 사람들이 공격적으로 내 글에 악풀을 달기 때문에 그런게 귀찮아서 아예 글을 써 놓고 올리지 않았다. 여기 그 때 그 글을 다시 옮겨 적는다. "은원의 그 너머"는 키쿠치 칸의 소설 恩讐の彼方に(おんしゅうの かなたに) ..
어렸을 땐 나도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오늘 박완서님의 을 끝냈다.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침대 머리에 달린 아이패드로 나머지를 다 읽었다. 이 책의 뒷부분은 그 소설에 대한 어느 평론가의 평론이었기 때문에 소설은 상당한 페이지를 남기고 생각 보단 빨리 끝났다. 소설 배경이 50년대 625 전쟁직후의 서울이라 읽는 내내 50년대 나를 회상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서울에서도 바로 내가 살던 곳이 혜화동 이화동 원남동이라 소설에 나오는 대학천, 이화동, 동대문, 청계천등은 내 뇌리에 새겨진 지난날들과 중복되었다. 여러가지로 박완서님은 내 인생역정과도 비슷하다. 그 분도 늦깎이로 40이 되던 1970년 소설가로 등단한다. 내가 서울대 물리학과에 부임하여 본격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해가 바로 1970 ..
"참 좋은 시절" 이란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이른 시간의 KBS 의 주말 드라마는 보통은 늘 본다. 그런데 내 취향에 맞지 않거나 내가 별로로 생각하는 텔런트가 출연하는 경우에는 보다 말다 한다. "내 딸 서영"이라는 드라마도 조금 보다 말았다. "최고다 이순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다. "아이유"를 좋아 하기 때문이었다. 그 다음에 "왕가네 식구"들이란 드라마는 몇번 보다 그만 두었다. 혐오스러운 드라마였다. 그 다음으로 나온 "참 좋은 시절"은 김희선이 좋아서 보기 시작했는데 아직은 계속 보고 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생겼다. 참 좋은 시절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에피소드의 시절을 뜻하는지 아니면 15년전 김희선이 고등학교 시절을 말하는 지 궁금해 졌다. 김희선이 분한 차해원은 고등학교 시절엔..
사진, 기억, 역사 - 1990 연변 물리학 대회 기억과 역사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모두 저장된 기록의 편린을 모아 이야기를 창작한다는 점이다. 창작을 한다는 말은 지어 낸다는 말이다. 사진을 찍어둔다든가 비디오를 찍어 두는 것과는 다르다. 조각조각을 모아 이야기를 지어 낸다는 말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사진이라는 것이 있어 기억의 편린을 좀더 사실적으로 기술하거나 이야기하게 해 준다. 언젠가는 해야겠다는 일을 오늘 조금 해 봤다. 1990년 7월 15일 부터 4일간 연변에서 현대 물리학 국제회의라는 것을 개최했다. Brown 대학 교수였던 내 동기 동창인 고 강경식교수가 일을 주로 추진했다. 1979년 닉슨이 이니시에트해서 미중 수교가 이루어졌고 미국은 중국을 인정하고 교류하기 시작했다. 등소평의 개혁..
은원을 넘어서야 - 우린 아직 고작 숫캐의 수준인가 홋카이도를 다녀오고도 뭔가 떨떠름해서 여행기를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 오사카 여행기도 다 끝내지 못했는데... 한일 문제는 은원을 넘어서야 모든 것이 풀린다. 사람사이거나 나라사이거나 은원을 넘어서야 모든 것이 풀린다. 알본 작가 키쿠치칸의 이야기를 쓴 일이 있다. ( - 야바케이 자전거길) 예수도 고 했다. 패스포트가 없이 다닐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독도가 울릉도에 속하던 시마네켄에 속하던 그 무슨 대수인가 누구던 가고 싶을 때 자유롭게 갈 수 있다면 그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은원을 넘어서려면 50년이 걸릴지 100년이 걸릴지 모른다. 사람들이 지금 독도를 가지고 하는 짓거리는 숫캐가 한쪽다리를 들고 전주에 오줌을 깔기는 것과 뭐가 다른가?..
Passport 가 없는 세상을 꿈꾸며 이번 일본 여행은 MB의 엉뚱한 돌출행동 때문에 마지막 마무리가 우울하게 끝났다. 20세기의 잔재인 영토문제를 아직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는 정치모리배들 때문에 역사의 발전을 후퇴시키고 있다. 과연 여권이 필요없는 세상은 요원한 일인가? 작년 북유럽을 여행하며 참으로 성숙한 북유럽나라들과 국민들을 보며 우리와 우리 주변국은 언제 이런 세상을 만들 수 있을가 생각하게 한다. 작년 6월 우리의 결혼50주년을 기녕하기 위해 오랜 소원이었던 북유럽 여러나라를 여행했다. 그런데 이번 홋카이도 여행의 끝자락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북유럽 나라들의 성숙성이 더욱 강열하게 어필하여 온다. 제일 처음 북유럽 땅을 밟은 곳은 핀랜드 헬싱키였다. 그리고는 덴마크 노르웨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