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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오사카 여행을 끝내고 - 일본을 생각한다. 본문
오사카여행 끝
Tenpozan 에서 Kansai 공항 가는 리무진에서
2015 년 5월 20일
40일간의 오사카여행을 끝내고 오늘 낮 귀국했다. 잠간 떳다하면 얼마 안 있어 한국 상공을 날고 있다. 일의대수(一衣帶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한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로 자주 표현된다. 그 만큼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에서 반일 반일 하면 일본은 역시 염한, 혐한 한다.
일본의 강점기가 한국의 근대화의 근간이 되었다고 발언하는 인사가 있으면 일본사람이라면 "망언" 한국사람이라면 뉴라이트니 우익이니 하고 매도한다.
"역사라는 것을 이렇게 본다" 하는 것을 역사인식이라 하고 그걸 가지고 말 다툼을 한다. "역사인식" 같은 것은 처음 부터 없다. 그냥 난 그렇게 생각한다라는 것이다. 일본 식민 통치가 한국 근대화의 근간이 되었다고 믿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믿는 것이고 나라를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거기에 더해 그걸 시혜라고 주장하니 기분이 상하고 열을 받는 다면 그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의 몫이다. 그걸 너도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그런 말이나 생각에 진위란 처음부터 알 수 없고 알 수 없으니 없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다만 말이란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도 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하고 특히 나라나 정부를 대변한다는 인사는 그 말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뿐이다.
나에게 넌 어떻게 생각하니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까? 원래 내 생각도 내가 보고 느낀것 체험한 것 가족사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무슨 책을 읽었고 어떤 사람들에게서 영향을 받았나에 의해서 생긴 의견이다.
일본이 다 염한 혐한도 아니다. 한류는 분명히 한 풀 꺾였다 해도 주중 아침에는 한국 드라마가 엄청 많이 방송되고 있었다. 욕망의 불꽃, 내 손을 잡아, 지성이면 감천, 동이, 은희 등 막장 같은 드라마도 많이 섞여 있다. 일본 주부들이 한가한 시간에 방송을 하는 것을 보면 일본 주부들에게는 여전히 인기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뉴스라든가 시사성 예능 프로그램이라든가 하는 곳에서는 한국을 조롱하는 듯한 언급을 가끔 보기도 한다.
누구던지 자기네를 좋아 한다고 하면 좋아 하고 싫다고 하면 좋아 할 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염한 혐한은 소수이지 다수는 아니라고 본다.
우연히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던 시기 전후해서 일본의 진보 언론인인 가나히라 시게노리 (金平茂紀- かねひら しげのり)가 미국의 역사학자 John Dower 교수를 인터뷰한 영상을 보았다. 유튜브에 올라 와 있어 내 페북에 링크를 해 놨는데 지금은 이 동영상이 저작권 침해로 신고되었기 때문에 더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그 동영상을 찾으면서 발견한 것이다. 이 인터뷰 기사를 주관한 일본언론인과 John Dower 교수를 매도한 글이 구글에 제일 먼저 검색되었다는 것이다. 유튜브도 그내용을 Up(좋아) 한 사람과 Down(싫어) 한 사람 보다 10배는 더 많지만 일본 우익들이 더 떠들어 대는 것을 보면 John Dower 를 매도하는 사람이 일본사람 가운데 더 많은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사실은 그 인터뷰에 공감하는 사람이 더 많은데에도 그렇다.
John Dower 는 MIT의 역사교수로 지금은 은퇴하여 명예교수로 남아 있다. 그는 일본 근대사의 전문가로 10 여년전에 "패배를 안고서(embracing defeat)" 라는 일반인용 책을 써서 퓨릿쳐상까지 탄 사람이다.
그 인터뷰 내용은 요즘 일본 정권이 추구하는 평화헌법개정 시도를 비판한 것이었다.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의 나라" 를 만들려고 온 힘을 쏟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 경고를 울린 것이다. 그 "보통의 나라" 가 미국과 갈은 나라를 말한다면 그건 최악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Dower 교수는 미국은 확실히 본 받을 나라가 못 된다고 미국도 함께 비판했다. 베트남 전쟁이나 이라크 전쟁은 해서는 안되는 전쟁이었고 베트남 참전기념비에 새겨진 숨진 병사들이 모두 영웅은 아니라는 것이다.
종전 70년을 맞는 일본은 착잡한 현실을 마주치게 되었다. 경제부국이요, 최첨단 기술과학 강국이지만 장기 침체와 고령화로 인해서 사회의 분위기는 매우 가라 앉아 있다. 몇년전에 겪은 동북대진재의 쓰라린 상처도 아직 깊이 남아 있고 그 방사능 오염의 처리도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히틀러도 제 1차 대전에서 패전한 독일의 와이마르 정부가 나약하고 무능한 틈을 타서 득세한 사람이다. 능란한 변설로 독일 국민을 선동하여 정권을 잡고 제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키고 독일을 패망의 길로 이끌었다.
난 일본은 참으로 훌륭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하여 잿더미가 된 열도에서 30 여년만에 세계의 경제대국을 만든 나라가 아닌가? 과학기술과 창의력으로 오늘의 경제부국을 만들었다. 이걸 자랑스러워 해야지 군국 주의시절 주변국을 침탈하고 전쟁을 일으켜면서 한 때 아시아의 패(覇)자로 군림하던 때를 그리워 하고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면 역사를 후퇴시키는 것이다.
워크맨을 만들어 세계를 재패하고 베타멕스와 VHS 를 만들어 최초로 홈비디오를 찍고 TV 방송을 녹화해서 다시 볼 수 있게 해 준 그런 나라가 아닌가? 다시 그런 히트 상품을 만들어 경제를 일으키고 일본의 존재감을 과시해야지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무장을 하겠다면 역사의 시계바늘을 너무 많이 돌려 놓는 것이다.
제발 전쟁을 해서 다시 나라를 일으키겠다는 생각은 말아 줬으면 한다. 그건 최악이다.
아마존에서 이 책을 ebook 으로 샀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귀국하던 20일 저녁이지만 23일인 오늘 끝을 낸다. 그 사이 며칠 아팠다. 여행은 아무리 뭐라 해도 신체적으로 힘이 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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