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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평원 들쥐만도 못한 인생 본문

일상, 단상/사랑, 운명, 인연

대평원 들쥐만도 못한 인생

샛솔 2007. 8. 15. 19:45

대평원 들쥐만도 못한 인생

 

비오는 날이 계속되어 자전거를 못 탔다.  이러다간 운동부족증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비 오는 날엔 우린 자주 TV 드라마를 본다.  

 

강남케이블 VOD 서비스가 왠 선심을 쓰는지 SBS 드라마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어쩌면 SBS와 짜고 시청자를 끌어 들이기 위해 만든 전략인지 모른다.  

 

얼마전에 본 "강남엄마 따라잡기"도 올라와 있고 최근에 종영된 "불량커플"도 올라와 있다.   

 

우리 내외는 종영된 드라마를 선호한다.  그래서 "불량커플"을 봤다.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감동적인 드라만였다. 그런데 사이드 에피소드에 나오는  불륜 이야기는 전형적인 "불륜 드라마"의 표본이었다.  "강남엄마"의 은행가,  "불량커플"의 의사의 이야기가 그렇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륜은 생물학적으로는 극히 자연스런 인간의 동물적 행태라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는 것같다.

 

미국의 대초(평)원에 서식하는 작은 검은색 들쥐가 있다.  귀도 작고 네발과 꼬리도 작단다.  속명은 "대초원흙들쥐(prairie vole)" 이고 학명은Microtus ochrogaster란다.  Microtus는 귀가 작다(small ear)는 뜻을 가진 라틴어이고  ochrogaster는 노란 배(yellow belly)란 뜻이란다.  그래서 이 들쥐는 귀와 배를 보고 다른 들쥐와 구별할 수 있단다.

 

이 들쥐가 유명하게 된 것은 70년대 미국의 한 생태동물학자가 이 쥐를 연구하기 시작해서 부터였다.  이 동물학자는 덫을 놓아 이 쥐를 생포할 때 마다  매번 암수 두 마리가 잡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상히 여긴 동물학자는 이 쥐에 야광물질을 발라 쥐들을 놓아주고 이들의 행동을 추적해 보니 이들은 한 보금자리 토굴에서 함께 사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들쥐 종은 평생 같은 짝과 산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즉 이 특별한 쥐는 한수컷-한암컷 동물인 것을 알 게 된 것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들쥐는 처음 정열적인 짝짓기를 한 다음

 

그 암수 한쌍은 평생 같이 산다.

 

제 암컷이 낳은 새끼를 돌 보는 것도

 

어미 못지 않게 열성이란다.

 

 

 

 

 

새에서는 한수한암종은 흔하다.  그래서 우리는 금슬좋은 부부가 되라는 기원의 뜻으로 원앙새(mandarin duck)를 수 놓은 벼개를 선사하기도 한다.  또 잉꼬새 (parrot/parakeet/lory) 역시 한수한암종으로 금슬좋은 부부의 대명사로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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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앙새는 사람이 닮으라고 축원하는

 

금슬 좋은 부부의 표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잉꼬새 역시  금슬 좋은 부부의 표상이다.

 

 

 

 

그런데 포유류에는 이런 종이 많지 않다. 한수컷한암컷종(monogamous)은 포유류가운데 3% 정도에 불과하단다.     이 들쥐는 이 3%에 속한다.  97% 는  혼교성이란다.  다시 말하면 한 개체와 교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성과 교미 파트너를 바꿔 가며 번식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97% 에 속한단다.  즉  혼교(polygamous)종이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통의 들쥐는 혼교성이다.

  

대평원 들쥐와는 생물학적으로는 비슷하지만 한번 짝짓기하면 헤어지고

 

새끼는 암컷이 도맡아 키운다.

 

 

 

 

그러니 불륜이 다반사로 일어 날 수밖에 없고 끝없는 TV 드라마의 소재가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 불륜을 모르는 대평원 들쥐에겐 무슨 특별한 묘약이 있길래 열부 열녀가 되는 걸까?

최근 뇌과학자들은 이 신비를 벗겨 내고 있다.  

 

바소프레신( vasopressin 신경성 뇌하수체 호르몬의 일종)이 바로 그 바탕에 깔려 있었다.  이바소프레신을 차단한 결과 이 들쥐도 불륜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즉 제 짝이 아닌 다른 암컷과도 교미한다는 것을 알아 낸 것이다.

 

그러면 이 들쥐들은 '어떻게 제 짝을 알아 보나'가 궁금하여 실험을 해 보았단다.    이 들쥐는 교미하는 패턴도 다른 혼교성 들쥐와는 다른데 한번 제 짝을 처음 만나면 거의 24시간 동안 한시간에  한번 꼴로 교미를 하는데 (대단한 정력가다) 교미할 때마다  소량의바소프레신을 분비한단다. 이 때 제 암컷에 대한 기억을 형성한다는 설이 유력하다.  왜냐하면 이때바소프레신의 분비를 억제하는 실험을 해 본 결과 나중에 제 암컷을 찾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정열적인 애정행각 기간에 제 짝의 특별한 냄새(체취) 를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기억을 평생 유지하는 것 같단다.  

 

그러니 결혼 서약을 하고 검은 머리 파뿌리되도록 함께 살겠다고  하늘에 맹세하고는 불륜을 저지르고 이혼장에 도장 찍으라고 욱박지르는 인생 보다 얼마나 "고귀"한가?  

 

대평원 들쥐만도 못한 인생....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람은 생물학적으로는 혼교성이란다.

 

첫사랑의 정열은 평균 4년밖에 못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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