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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하루를 지내다. 본문

일상, 단상/전립선암

병원에서 하루를 지내다.

샛솔 2010. 1. 9. 12:34

그저께는 아침을 걸르고 7시에 집을 나와 저녁 6시 가까이 되어 돌아 왔다.

 

하루 종일 병원에서 검사를 받느라고 시간을 보낸 것이다.

 

병에 걸리면 그와 관련한 검사만 받는 것만으로도 환자를 피로하게 만든다.  전립선 암에 관해 좀더 알아 보려고 하는 검사이긴 하겠지만 과연 이렇고 많은 검사를 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주사바늘을 정맥 깊숙히 꽂은 채 오전을 보냈다.   MRI 스캔을 하느라고 조형재를 혈관에 투입했고 꼼짝 없이 관속에 들어 앉은 양 스캔대에 누어 있어야 했다.

 

기본 폐기능 검사를 받고 심초음파 검사를 1시간 가까이 기다려 받고 피를 너댓통에 갈라 뽑았고 아침도 굶고 물도 마시지 않아 나오지 않는 소변을 세 컵에 나누어 받아 제출 했다. 

 

영상실에 가서 흉부 X선 촬영을 하니 점심시간이 됬다.

 

핵의학과에 갔더니 점심시간이라 주사를 놔 줄 수 없단다.  어차피 1시 5분이 예약시간이니 점심을 먹고 오란다.  

 

값은 비싼데 음식은 형편 없는 지하 식당에서 점심을 떼우고 나니 한시까지는 아직도 30분이 더 남았다.   로비에서

 

듀오풀롯-피아노앙상블 행복플러스 콘서트가 열린다기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기다렸다. 

 

매월 첫 목요일에 이런 콘서트가 자원 봉사자인 연주자가 병원환자들을 찾아와 마련해 주어 열린다는 이야기다. 

 

고마운 일이다.

 

콘서트가 시작하자 핵의학과에서 가서 다시 방사선 물질 혈관 주사를 맞고 돌아와 콘서트를 들었다. 

 

방사선 물질이 아침에 꽂은 혈관 주사바늘에 이어 주입하고 3시간 기다려 뼈 스캔을 한다고 한다.

 

그러니 4시까지 기다려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봐야 깨끗한 영상이 나온다고 한다.   기왕 비싼 돈을 내고 찍는 방사능 사진이니 하라는 대로 물이나 음료를  많이 마셨다.

 

커피숍에서 커피도 마시고  물도 2리터 이상 마셨다.   속이 느글 거린다.

 

그리고는 3시간 후인 4시에 또 스캔대에 누어 30분 가까이 방사능 뼈 스캔을 받았다.  

 

도대체 몇가지 검사를 한 거지? 

 

집에 돌아 오니 녹초가 됬다. 

 

이런 고역을 치르자면 멀쩡한 사람도 병이 나겠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병원로비에서 환자를 위한 콘서트가 있었다.

그래도 기다리는 30분간은 즐거운 시간에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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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게 아니라 다음날은 몸살이 난 듯 피곤했다.

 

죽치고 있기 보다 나 다니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코엑스의 메가 박스에 가서 영화 한편 때리고 저녁을 사먹고 돌아 왔다.  



P 보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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