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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공생기 본문

일상, 단상/전립선암

전립선암 공생기

샛솔 2010. 3. 5. 15:02

병앓는 것을 기록하는 것을 흔히 투병기라고 하는데 뭔가 잘 못된 낱말 같다.    그런 낱말은 무언가 장열하고 용감한 무용담과 같이 들린다.

 

병은 결코 적이 아니다.  싸워서 이기는 상대가 아니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병이란 자연의 일부다.  무슨 악마 같은 것이 몸에 침입해 들어 와서 괴롭히기 때문에 싸워서 죽이거나 쫓아 내야 할 대상 같이 생각한다.  그래서 "투병기"라는 낱말을 쓰는지 모르지만 거부감이 나는 낱말이다.

 

차라리 병과 함께 산다는 "공생기"가 합당한 낱말과 같다.    "생로병사"란 말이 있듯이 살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자연의 일부이니 병도 함께 가는 공생의 대상이다. 

 

지난 해 12월 전립선 생검을 받고 10 군데 뜯어 낸 조직에서 5군데에서 암조직을 발견했다.   암의 진행정도를 말하는 그리슨 점수(Gleason score)가 6점 짜리 5개를 찾아 낸 것이다.   6점 이하는 초기란다. 

 

그리고 그 이상의 전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검사를 새해 1월 5일자로 받았다.  다행이 암은 전립선에 국한 되었다는 판단을 받았다.

 

이 검사를 받기 전 지난해 동짓날에 아이폰 자전거 거치대가 왔기 때문에 거치대를 시험해 보기 위해 가벼운 잔타를 했다.

 

그리고 긴 검사와  암을 안고 있는 전립선을 적출하기 위한 수술을 받았다.   1월 18일 입원하고 1월 19일 전립선과 정랑을 모두 잘라 냈다.

 

다 빈치라 부르는 로봇을 이용하는 전립선 적출 수술(Radical Prostatectomy) 을 받았다.    열흘 입원하고 2월 28일 퇴원했다.   수술한지 이제 한달 반이 넘었다. 

 

퇴원후 3주만에 다시 혈액검사를 받았다. 

 

PSA 수치가 수술전 4 근방에서 0.025 로 떨어졌다.

 

전립선이 사라졌는데 왜 아직도 전립선 특이 항체(Prostate Specific Antigen)가 남아 있는 것일까?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이 정도의 수치라면 미검출의 분류에 속한다고 한다.   3개월 후 다시 혈액검사를 받게 되어 있다. 그 때엔 0 이 되려나?

 

전이가 되지 않았다면 더 이상 수치가 올라 가지 않을 것이다.

 

수술후 3개월간은 잔타와 같은 심한 운동은 삼가란다.   그러니까 최소한 4월 초에나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전립선 적출 수술은 수술 이후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   

 

소변 조절기능 약화(Incontinence- 요실금)와 성기능의 저하(Erectile Dysfuntion - 발기부전)가 문제들이다.   성기능 저하는 나이간 든 사람에게는 어차피 자연스러운 것이겠지만 소변 조절기능은 생활에 여간 불편을 주는 것이 아니다.

 

자연 회복된다니까 좀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모든 정황은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재 작년 허리를 다치고 2달 가까이 자전거를 못 탔는데 이번 겨울은 석달 넘게 자전거를 못 타고 있다.  

 

그러나 4월 초엔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소변 조절 기능을 향상시키는 항문 운동(Kegel Excercise)이나 열심히 하면서 기다린다.

 

 

 

 

 

 

 

 

 

 

 

 



P 보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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