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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본문
해를 품은 달
여행에서 돌아 오면 놓진 드라마 보느라고 어느 정도 시간을 쓰곤 한다. 오키나와여행에서 큐슈여행 사이에는 <뿌리깊은 나무>를 봤고 이번 큐슈여행에서 돌아 와서는 <해를 품은 달>을 봤다.
내 취향은 원래 사극형은 아니다. 사극을 특별히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건 내가 첨단 테크노로지의 현대를 좋아하고 그런 현대가 가장 극명하게 부각되는 도시를 좋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최근에 여행에서 돌아와 본 드라마가 공교롭게도 두개가 모두 사극이었다. 그래도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를 고르다 보니 둘 다 모두 사극이 된 것이다.
<해를 품은 달>은 대단한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 같았다. 그래서 본 것이다. 처음에는 하루에 한편, 두편 보다가 뒤로 가면서 하루에 5~6 편을 한꺼번에 보면서 끝장을 냈다.
<뿌리깊은 나무>는 크게 재미 있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한글 창제라는 주제가 어트랙션이라면 어트랙션이었다. 일본 여행을 하다 보면 우리에게 한글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뿌듯한지 모른다.
일본어의 가장 어려운 점은 한자의 훈독(뜻읽기 이두식읽기)이다. 우리는 한자를 혼용할 때에도 음독(소리읽기) 하나만 있었기에 한자를 외우기가 쉬웠는데 일본 사람들은 교육을 아무리 많이 받았다 해도 모든 한자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흔하지 않다. 같은 한자의 발음이 한자에 따라서는 두서너개는 기본이고 열개가까이 되는 것도 있다. 일본의 가나는 소리가 50개도 안되니 제대로 된 외래어를 표기할 수 없다.
<해를 품은 달>은 사극의 장르에 속하면서도 한국판 페어리 테일(Fairy Tale) 같이 재미가 있었다. 원래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니 어른용 페어리 테일이 바로 로맨틱 코미디가 되니 재미 있게 본 것 같다.
어른 페어리 테일도 어린이 페어리 테일과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이 시대극이 되지 않은 수가 없을 것이다. 왕과 왕비 궁중의 미스테리 같은 것은 현대의 배경에서는 특히 한국과 같이 군주국가가 아닌 나라에서는 현대를 배경으로 삼을 수 없다.
이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에 동화적인 페어리테일을 가미하며 엔터테인먼트의 요소를 모두 집어 넣은 드라마 였다.
로맨틱 코미디 동화에서 나오는 왕과 왕비의 사랑, 궁중의 음모, 미스테리, 디텍티브, 한국식 주술인 무(巫)술과 액션의 무(武)술 등 나오지 않는 재미 요소가 없을 만큼 후뚜루 맛뚜루 집어 넣었다.
일반적인 평에도 그랬듯 <한가인>의 연기가 너무 평면적이라는 흠이 티라고 할 수 있지만 재미는 만점이었다.
그래서 여행기 쓰는 것도 미루고 오는 4월 3일의 오사카 여행 계획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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