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이젠 유가족을 치유할 때 - 참척의 아픔을 딛고 본문

일상, 단상

이젠 유가족을 치유할 때 - 참척의 아픔을 딛고

샛솔 2014. 4. 29. 15:34

이젠 유가족을 치유할 때 - 참척의 아픔을 딛고

 

 

세월호 참사가 열흘을 넘었다.    여행중에만 먹는 수면제를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계속 먹었다.   하루 약을 먹지 않았더니 두시간도 자지 못했다.    그래서 어제 다시 먹었다.   이젠 뉴스도 보기가 무섭다. 

 

내가 이 지경이라면 아직도 시신을 못 찾은 유가족들의 비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참사에 국민들의 슬픔이 큰 것은 참척의 아픔을 거의 모든 국민들이 간접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식이나 손주를 먼저 보내는 부모나 조부모의 아픔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참사의 희생자의 대부분이 수학여행차 나섰던 고2의 학생이었다는 것이 바로 참척의 아픔을 간접체험하게 했다.      그 희생자가 바로 내 아들이나 딸 손녀나 손자였다면 하고 대입해 보면 그 슬픔과 고통은 표현할 길이 없을 것이다.

 

그 어린 것이 그 까불던 것이 이젠 영영 볼 수 없다면....

 

내가 전에 올렸던 두개의 글은 이 참척의 슬픔을 한개의 시로 승화시킨 두 사람의 시인 이야기였다.

 

하나는 "유리창"을 지은 정지용 시인  ( 슬픔의 미학 ) 이고 다른 하나는  "내 아이를 잃고" ( 슬픔의 미학 II ) 의 작자 <아이헨도르프>다.

 

그 중에도 두 번째 <아이헨 도르프>의 시 는 지금 이 시점에서 공감가는 시다.

 

 

내 아이를 잃고 (1832)

 

 아이헨도르프 지음

 

 

멀리 시계종 소리가 들리네

밤도 이미 늦은 시간이네

호롱불도 줄여 놓았네

그러나 네 작은 침대는 개킨 채이네

 

바람은 아직도 잦지 않고

소리를 지르며 지나가네

우리는 집안에 외로이 앉아

밖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네

 

세찬 바람 소리 속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네

너는 길을 잃고 헤매다 조금 늦어

이제서야 집에 온 거구나

 

우리야 말로 어리석구나

우리야 말로 길을 잘못 들어

아직도 어두움에 헤매고 있네

너는 이미 영원한 안식의 잠에 깊이 들어 있는데

 

***************

 

가  와 닿는다.     아이가 아직 살아 있다 착각하고 아이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환청으로 듣는 부모의 심정을 그린 시다.

 

 

이젠 길을 잃고 어두움에서 헤매는 유가족을 위로하고 일으켜 세워야 할 때 같다.   세월호의 참사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잊혀지지 않게 우리 모두 깨어서 감시해야 할 자들을 감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황상태에 빠진 유가족이 정상적이 삶을 살 수 있도로 도와야 할 것이다.

 

 

 

 

아이헨도르프 비석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