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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본문
옷소매 붉은 끝동
요즘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인기가 대단하다. 그래서 우리도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10회까지 보았다.
내가 이 드라마에 특히 끌린 이유는 제목이다. 제목은 온통 토박이 말이다. 우리 보통 백성은 토박이 말을 많이 써왔다. 그런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토박이 말이 많아 사라졌다. 내가 자전거로 늘 다니는 탄천은 원래 "숯내"였다. 산은 뫼였고 강은 가람이었다.
내 동쪽은 샛, 남쪽은 맛, 그래서 샛바람, 맛 바람 하면 동풍과 남풍을 일렀다. 그러나 일제가 들어오면서 행정편의상 일본 "가나"로 표기하기 어려운 이름들을 모두 한자 화하는 바람에 토박이 말들은 바뀌어 버렸다.
일제 강점기의 언어의 영향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그런데 요즘은 쓰이지 않는 "끝동"이란 낱말이 너무 그리움을 자아내는 이름이었다. 끝동은 이젠 쓰이지 않는 말이 되었다. 물론 이 드라마의 제목은 궁녀들이 입는 옷의 끝동이 붉을 색이라 붙여진 이름이지만 이 이름의 끝 낱말 "끝동"이 너무 아련한 추억을 불러오기 때문에 더 끌렸다.
나도 한 때 개량한복 또는 생활한복이라는 것을 입고 다닌 일이 있다. 교수생활을 할 때 학교에도 입고 다녔다. 강의실에도 입고 들어갔다.
원래 "파격적(informal)" 성격이라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거나 오히려 그런 면에서 의식해 주기를 바라는(속칭 "튀는") 성격이라 그런 행동들을 했을지 모른다.
내가 문리대에 부임하고 첫여름을 맞았을 때 짧은 바지를 입고 출근한 일이 있다. 그때 내 모습에 놀란 생물학과의 동료교수는 지금도 명예교수 모임같은 곳에서 만나면 그 때 이야기를 하곤 한다. 너무나 쇼크로 받았던지라 기억에 깊이깊이 새겨져 잊혀지지 않는 듯하다.
문리대에 새로 지었던 과학관은 냉방시설도 없던 때라 방학 때 학생도 나오지 않는 교정에 반바지로 나타나면 어떠랴 싶었는데 교수라면 당연 "근엄"한 옷차림이야 하는데 반바지라니 "쇼크"를 "먹었을"만 하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바뀌었지만 내가 부임했던 1970이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개량한복은 한 2년 입고 말았는데 그 옷도 조금 고급으로 가면 값도 만만찮고 그래도 교수 체면에 싸구려 옷만 한 가지로 입고 다니기도 뭣 해서 고급 취향으로 가자니 돈도 들고 또 겨울 한 복은 편리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결국은 여러 가지 방한 옷감들이 나오면서 개량한복은 뒤로 밀려나고 있는 듯하다.
내가 아직도 일제 강점기시절에 한국에 귀국해서 양주 국민학교에 다닐 때 큰 누님이 지어 준 솜 바지저고리를 입고 다닌 일도 있도 있다. 솜바지에 발목위에 대님을 매면 속엔 팬티 하나만 입어도 추운 겨울을 거뜬히 날 수 있는 좋은 방한복이다. 저고리엔 끝동 같은 것은 없던 것 같다. 추위에 이기기 위해 지어 준 방한 평상복이니 그런 사치는 없었을 것이다.
요즘 쓰지 않는 "끝동"이란 낱말에 그리움이 솟구쳐 몇 자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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