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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돌아 와서 본문
서울에 돌아 와서
어제 오사카에서 돌아 왔다.
지난 12일(토요일) 혼마치의 Korean Air 에 갔을 때 Korean Air 오사카지점은 토요 휴무였고 인터넷에서 알아낸 전화들은 모두 연결이 안되어 더 이상 할 일이 없어 월요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다음날인 일요일 첫 링코를 실행해 옮기려고 코스모스퀘어에 갔었다.
밖에만 나가면 오사카는 평상과 다름 없고 말없는 일본 사람들은 일본 관동과 동북지방에 엄청난 지진이 났고 쓰나미에 많은 희생자가 난 것도 모르는 척 행동하고 있다. 그러나 집에 들어와 TV를 틀어 보면 온통 지진소식 뿐이다. 서울에선 빗발치듯 전화가 온다.
아이들에겐 며칠 상황을 봐 가면서 조기 귀국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알렸다.
월요일 다시 Korean Air 오사카지점에 전화했으나 연결이 안된다. 서울 대한 항공 예약부에도 연결이 안된다. 불안감이 들어 다시 혼마치에 가 봤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여직원 한사람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의 항공권이 프레스티지 클래스라 그런지 아무 때고 예약할 수 있단다. 예약해 주랴고 한다. 일단 안심이 되었다. 돌아와 아파트 매네저와 이야기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전하고 신사이바시에 가서 거리 구경도 하고 근경을 보기로 했다.
신사이바시스지는 여전히 인파로 분비고 스지를 가로 지르는 교차로에서 지진피해자들 위한 의연금을 걷는 모금자들 몇사람을 제외하면 거리는 지진과 무관해 보였다. 영어로 표현하면 business as usual 이다. 도돈보리 입구에서 지진이 나던 날 점심을 사먹었던 게 요리집에 다시 들어 갔다. 신사이바시 스지의 인파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맛 있는 점심 세트요리를 시켜 먹었다. 그리고 우린 여기 다시 와야겠다고 하고 다음엔 뭘 먹을 지 메뉴도 공부하곤 했다.
집에 돌아와 TV 를 켜니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점점 악화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울에서 문자도 오고 전화도 또 온다. 한국발 인터넷 소식은 최악의 뉴스만 내 보내고 있다. 아파트 매네저인 Alex 에 조기 귀국할 지 모르니 아파트 계약 종결을 의논하자고 이메일을 보냈다. 그 때 까지만 해도 좀 더 있어 볼까 돌아 갈까 반반이었다. Alex 가 다음날 2시쯤 오겠단다.
화요일이 되었다.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진과 쓰나미의 피해만이라면 시간이 지나면 진정되겠지만 원전의 폭발이 이어지고 방사선 물질의 누출이 보도되면서 불안이 더 커진다.
그리고 사태가 더 악화되면 조기 귀국 예약이 쉽지 않알 것 같은 걱정이 들었다. 귀국을 결정하고 항공기좌석때문에 며칠을 기다리는 사태가 오면 그것처럼 지루한 나날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월요일날 Korean Air 여직원이 준 핸폰으로 전화를 넣어 다음날 떠날 수 있는 자리를 예약했다. 그래도 불안해서 인터넷에 들어가 예약상황을 점검하니 3월 16일 13:30 칸사이공항발 KE 724 편으로 예약이 되있었다.
그래도 미진하여 그 인터넷 화면을 캡쳐하여 아이폰에 넣어 뒀다. 혹시라도 공항에서 딴 소리를 할까 걱정이되어서 였다.
그리고 오후에 Alex를 만나 다음 날 떠날 거라고 이야기 했더니 그날 저녁에 전기회사와 가스회사 직원이 와서 그날까지의 사용료를 현금으로 받알 갈 것이라고 했다.
일단 귀국을 결정하니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다. 갈 때까지 제발 아무 일 없기를 바라면서 한치 앞을 못 보는 우리의 인생사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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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본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간다.
우리와 일본은 참으로 가까운 나라이고 핏줄로도 아주 가까운 친척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다를 수가 없다. 처음에는 그 이질감에 조금은 거부감도 느꼈지만 좋게 보면 또 그런데로 좋은 점도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이번 대지진 참사를 보면서 일본 사람들을 다시 한번 보게 된다. 어쩌면 그런 극한 상황에서 매무새를 잃지 않고 의연하게 슬픔을 삼키며 간간히 눈물을 찍어내는 모습. 그 어려움속에서도 서로 나누고 서로를 배려하는 일본사람들의 행동. 놀라움과 존경심을 넘어 무서운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또 무서운 힘과 속력으로 한 마을을 아니 한 도시를 쓸어 가는 쓰나미를 보면 사람이란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자연의 힘 앞에서 사람은 한낱 개미같은 존재에 불과한 것이다. 아둥바둥할 것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운명으로 받아 들이고 사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김국환이 부르는 <타타타> 생각이 난다. 그런데 이번 쓰나미의 희생자는 옷 한벌도 건지지 못하고 가는 것 같다. 먼저 떠나간 이들에게 삼가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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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난지 사흘이 지난 3월 14일 신사이바시 스지 입구
왼쪽에 Krispy Kreme 도너츠 가게가 있다.
그 입구 옆에 긴 줄이 서 있었다.
무슨 줄인가 했더니 Krispy Kreme 도넛츠를 사는 줄이었다.
친절하게 지금 줄 서면 35분 기다려야 한다고 알려 주고 있다.
Krispy Kreme이 오사카 사람들에게 그렇게 인기인 줄 몰랐다.
3월 14일 지진이 난지 사흘이 지났지만
신사이바시스지 상가는 인파로 넘쳐 흐르고 여느날과 다른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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