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 나이와 더불어 감퇴하는 기억력에 대하여 - 교류기억과 외장 두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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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더불어 감퇴하는 기억력에 대하여 - 교류기억과 외장 두뇌

 

은퇴하기전 5년이나 10년전 이야기이니 내 나이가 60 안팍일 이었을 때일 것이다.    정말 당혹스런 일이었다.   내가 포항공대 콜로퀴엄연사로 초청받아 포항행 항공기를 타려고 김포공항에 갔을 때 화학과의 후배교수 L을 만났다.    화학과와 물리학과는 가까이 있어 교내에 자주 부딛치고 또 자연대 테니스 클럽 멤버들이라 테니스도 같이 치곤 했던 사이다.   그런데 그 L교수의 이름이 떠 오르지 않는다.     우물 우물 인사를 하고 포항행 항공기 안에서 이름을 기억해 내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었다.  연구실에 있었다면 교수 수첩을 보거니 전화번호부를  본다든가 해서 생각해 내기 쉬었을 것이다.   

 

난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 당황할 때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는 가, 강, 고, 공, 등 가나다라를 다 외우다 보면 찰칵하고 메모리를 trigger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항공기에서 그 방법을 썼으나 아무 trigger 가 없었다.

 

포항 공항에는 포항대학에서 마중나온 화학과 교수와 물리학과 교수가 있었다.  우린 서로 상대방 교수들에게 엇길로 인사를 시켜 줘야 하는 상황이 었다.   내 이름을 잘 기억하는 L 교수가 포항대학 화학과 교수에게 날 소개했다.  이제 내가 포항대학 물리학과 교수에게 L 교수를 소개해 줄 차례다.

 

 

우리 대학 화학과 L 아무개 교수입니다 해야 하는데 L 아무개가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다.  이쪽은 우리 대학 화학과 ... 하고 더듬고 있는데 L 교수가 먼저 선듯  S 대학 L 교수입니다라고 자기 소개를 했다.

 

 

별것도 아닌데도 그 때 기억이 오래 오래 남아 았다.   그 때 그 네사람 누구도 이런 해프닝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나만 당혹했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문에 그 L 교수 이름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기억력이 더 감퇴한 것 같다.  뇌도 다른 기능과 같이 피크를 지나 기능이 감퇴한다.   그건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려면 다른 방편을 써야 한다.    

 

다행한 것은 인지능력중에서 기억력은 쇄퇴하지만 추리분석능력은 심한 감퇴를 느끼지 않고 있다.   물론 내가 물리학에서 손 뗀지가 7~8년 되어서 옛날 내 능력이 어느정도 감퇴되었는지 가늠할 방법이 없지만  

 

나이와 더불어 감퇴한 기억력을 어떻게 보충하나?  어떻게 잊었던 것을 기억해 낼 수 있나?     지난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뇌과학의 성과는 얼마 안된 장래에 뇌에 와이파이를 직접 연결할 방법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희망적인 방편이다.    와이파이는 무진장의 기억과 직결되어 있다.   마이크로칩을 내 두뇌에 임플란트할 수만 있다면이야  내 모자라는 기억력을 보충할 뿐 아니라 몇10년전의 기억력보다 더 효과적이 정보를 저장하고 불러낼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도 비록 내 뇌에 임플란트되어 있지 않아도 손쉽게 잡을 수 있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임프란트된 마이크로 칩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며칠전 선바위에 사는 젊은 내외의 초대로 선바위근방의 스페인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야기를 하다가 덴마크 철학자 키에르케골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내가 그가 저술한 책으로 잘못 기억하고 있던 세계 사대성인의 철학해설책 이야기를 했다.  전에 읽었는데 감명을 받았던 책이다.   물론 종이책이기 때문에 옛날에 처분해 버려 이젠 다시 읽을 려 해도 읽을 수 없다. 

 

이런 오랜 책은 대개 저작권이 소멸되어 전자책으로 무료 다운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리 검색해도 그 책이 나와 있지 않다.     내가 저자를 잘못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키엘케골이 아니라 칼 야스퍼스(Karl Jaspers)가 쓴 책이 었다.   두 사람 다 실존주의 철학의 원조급에 속하기 때문에 내가 두사람을 혼돈한 것이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격국 책도 찾아 내고 바른 저자도 알아 낸 것이다.

 

 

 

아마존에서 종이책만 팔고 있었다.

 

 

이 책을 검색하다 대학생시절에 읽었던 "철학개론" 생각이 났다.  실존주의 철학 이야기는 이 책에서 읽었다.   당시 문리대에 재직했던 박종홍교수가 쓴 책이다.    책이 귀하던 시절 대학생이면 다 읽었을 법한 명저였다.   단지 그분의 강의는 한 두번 밖에 듣지 못했다.   문리대의 원로교수는 한 학기에 한 두번 밖에 강의실에 나타나지 않을 때였다.

 

그러다 또 한분의 철학교수생각에 났다.   "고"교수인데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나중에 총리도 지내고 서울시장도 지낸 <고건>씨가 그 철학교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고건>씨를 검색해서 그 철학교수이름이 <고형곤>씨란 것을 기억해 냈다.

 

인터넷은 내 <교류기억(transactive memory)> 매체다.    요즘은  떠 오르지 않는  기억을 찾아내는데 항상 옆에 끼고 사는 아아패드가 도와 준다.    google이나 Amazon은 부정확한 기억통로도  기가 막힐 만큼 잘 추측하여 검색결과를 일려 준다.    

 

Google 에서 검색할 때 spelling 이 틀리거나 아예 낱말 자체가 틀려도 비슷하게 내 의도를 알어 검색해 준다.  그래서 잊어버린 이름도 <가강거고공>따위의 "가나다라.."를 외우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 이전에도 비슷한 "교류기억" 매체가 있었다.   영어 낱말이 생각이 안 날 때엔 Thesarus 가 큰 힘이 되어 주었고 지식은 브리타니카 백과사전,  사람은 인물사전, 인명사전, 사적인 매체로는 전화번호부,  교직원 수첩,  동창회 명부등등이 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종이책은 그 자체가 가까이 있지 않으면 쓸모가 없고 그 정보내용도 한계가 있다.  인터넷도 아이패드가 나오기전 PC는 켜 있지 않으면 부팅하는데 시간이 걸려 그걸 켜고 뭘 할 생각은 별로 나지 않았다.  물론 인터넷이 연결되기 전까지는 교류기억의 역할은 할 수 없었다. 

 

인터넷과 연결된 휴대전화나 아이패드가 거의 두뇌에 임플란트된 마이크로 칩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내가 내 블로그에 뭔가 해서 알아낸 것을 자세히 적는 것은 훗날 같은 문제에 부닥치면 참조하기 위함이다.     어제 우연히 아내가 배우는 음악렛슨에서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K622 2악장의 일부의 악보를 보았다.  익숙한 곡인데 링톤으로 적당해 보였다.    전에 링톤을 어떻게 만들어 아이폰에 올리는가를 쓴 일이 있다.  그 사실만은 기억하지 어떻게 했는가는 자세한 기억이 없다.  iTune을 이용했다는 정도의 기억 뿐이다.  그래서 거기에 들어가 레시피를 보고 링톤을 만들어 아이폰에 집어 넣었다.    내가 블로그에 쓰지 않았다면 다시 다른 소스로 찾아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러니까 내 블로그도 내 기억 저장매체중의 하나다.   

 

 


Mozart  K622 일부 링톤 mp3

아이폰용 링톤

RingToneK.622.m4r

 


 

그런 의미에서 휴대폰은 외장 두뇌인 셈이다.  

 

 

 

 

 

 

 

 

 

 

Posted by Satsol 샛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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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12.10 10:04

    외장두뇌. 저도 늘 폰을 갖고다니면서 기록도 하고 궁금한 것은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클라우드에서 꺼내고 저장하고 하면서 그렇게 생각합니다.

    • Satsol 샛솔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3.12.10 17:02 신고

      아이패드와 와이파이 인터넷이 없었다면 어떻게 어떻게 살았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수첩이나 뭐 다른 방법을 썼겠지요. 아무틀 좋은 세상인것 틀림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