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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의 <세레나데> - 번뇌 망상 본문

일상, 단상/잡문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 번뇌 망상

샛솔 2013. 1. 13. 15:01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며칠동안 얌전히 싸 놓았던 내 겔럭시노트를 가져 가지 않기에 전화를 걸었더니 택배기사가 바빠서 그러는 것 같으니 혹시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착불로 부쳐줄 수 없겠느냔다.   마냥 기다리다간 여행전에 처분하지 못할 가 조바심도 나서 들고 나섰다. 

 

가까운 편의점에가서 택배를 부칠 수 있느냐니까 자기 점포에서 안 받으니 택배 받는 편의점을 알려 준다.   큰길에 나가 왼편으로 돌아  첫 편의점에 택배기계가 있다고  한다.    그 편의점에 들어가 택배 부치는 기계가 어디에 있느냐 물으니  내 소포를 보더니 우체국 택배상자인지라  나가면 바로 왼쪽 골목에 우체국에 있는데 거기서 부치는게 좋지 않겠냔다.    아마도 노친네가 기계 쓸 줄 모를 것 같아 에둘러 사절하는 것 같다.  한번 써 보고 싶었지만 물건이 값진 것이라 우체국을 찾아 나섰다.

 

원래는 우체국에 갈 생각이었는데 버스카드를 두고 나온 터라  우체국행을 단념하고 편의점을 찾아 다녔는데 걸어 가는 거리에 우체국에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었다.  사실 집에 가까운 거리에 우체국이 하나 있었는데 몇년전에 사라져서 아쉬워했었다.   그것이 그 반대편 골목길로 이사를 온 것 같았다.  거의 반대편 같은 거리였다.

 

다음날 받을 거란 이야기를 듣고 내주에나 팔리는 것이 확정되려니 생각했는데 다음날 문자가 왔다.  G마켓 내 통장에 입금되었단다.  찰고가 그대로인 275,000원.     하긴 별로 쓰지 않았고 흠도 없으려니와 상자만 빼면 사용설명서까지 완전히 상자에 꺼냈던 그대로 모든 부속풍을 포함했으니 최상급 중고품이다.   거기에다  32G micro SD 에 extra battery 두개 충전 케이블이 하나 더 넣었으니 갤럭시 노트 빼고도 10만원가까운 가외 부품이 들어 있었다.  마음 바꾸기전에 얼른 입금시켜 거래를 종결 시킨 것 같다.  그래서  갤럭시노트는 깨끗이 끝났다.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감기에 걸렸다.   4-5일전에 잠자는데 기침이 나더니 가래가 넘어 온다.   그것이 점점 심하더니 결국은 기침을 하면 기관지가 아플 만큼 심한 증세로 발전했다.   금요일엔 내가 다니는 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받아왔다.  조금 나아지고 있다.   독감예방주사도 맞았고 2주전에는 평생 예방한다는 새로 나온 폐렴예방주사를 10만원 내고 맞았다.  조금은 안심이 된다.   감기야 저절로 낫지만 병발한는 합병증이 겁나는 것.

 

감기를 앓는 동안 대잠금을 다 봐 치웠다.  장장 54회를 1주 남짓 만에 다 본것이다.  물론 20화까지는 역사드라마 채널에서  재방을 보다가 자주 놓지곤 해서 유료사이트 <다시보기>로 보게 된 것이다.  그래도 30 여회분을 일주일 남짓 하는 시간안에 봤으니 하루에 4회 이상 본 셈이다.

 

얼마전에 중동까지 자전거여행을 한 잔차인을 만났는데 대장금이 <이란>,  <시리아>에까지 나가 인기를 누렸다니 알만했다.

 

사람이란 몸이 성치 않으면 센치해진다.    지나간 시절들이 떠 오르고 센치할 때 떠 오르는 회상은 회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난 과연 바르게 살았나?    가까운 주변사람에 아픔을 주지 않았나?    내 Death Bed를 지키는 사람들은 나를 뭐라고 그럴까?      이런 생각은 평상시같으면 부질없는 생각으로 단칼에 무산시키련만 마음이 약해지면 이런 부질없는 상념이 뭉게뭉게 일어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Wind-up Bird Chronicle> 이란 소설을 읽고 있다.   이 책 역시 내 회한을 불러 오는 촉매역할을 했다.    원래 이 책은 <ねじまき鳥クロニクル(네지마끼도리 크로니크르)>의 영역으로 코니가  아마존에서 산 것이다.  그런데 영역본은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아래에 가면 무료 다운 받을 수  있다.

( http://deadpoetpoetan.files.wordpress.com/2009/12/haruki-murakami-the-wind-up-bird-chronicle.pdf )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한글로도 번역본이 나와 있었다.   아직 5분지 1 정도 밖에 읽지 못했지만 내 삶을 회상하게 하는 소설이다.    또 다른 흥미가 일면 끝내지 못할 지도 모른다.  지금 읽다 만 책만해도 여러권이다.  언젠가 이어 읽기를 할 것이라 희망하지만 과연 그 희망이 이루어질런지?

 

 

 

 <ねじまき鳥クロニクル(네지마끼도리 크로니크르)>

 

 

 

 

<태엽감는 새 (연대기)>

 

 

무라카미 하루키,  꾸물꾸물하는 날씨, 감기증세가 멜랑코리한 무드를 생산 것 같다.      그런데 우연히  음악사이트  <벅스>에서 슈베르트의 세레나데를 듣게 된 것이다.   눈물이 난다.    왜?     내 사춘기를 회상케 해 주기 때문이 아닐까?   내 사춘기는 참으로 고난의 나날들이었다.   전쟁이란 시대 상황에서 내 장래를 설계해야 하는 때 였다.   개인적으로도 별로 빛이 보이지 않는 암울하가 짝이 없던 때였다. 

 

태평양 전쟁이 끝나자 초딩이었던 난 3년간 헤어졌던 부모와 간신히 재회했다.  그러나 또 다시 아버지를 여위는 불운을 맞았었다.     일본에서 살다 한국에 돌아온 귀환 동포인 우리 가족은 한국에는 전혀 아무 연고가 없었다.    난 실질적 고아 였고 어렵게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625 전쟁이 터졌고 그나마의 가족도 전쟁과 더불어 와해되었다.

 

휴전되던 해에 해군사관학교에 응시해서 입교했다,  고된 훈련과 장래에 대한 고뇌끝에 퇴교를 결심했으나 어리석은 방법으로 인해 결국은  군법회의에 회부되었고  파란만장한  해사생활을 끌내고  퇴교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서울대에 입학하게 되어 그나마 안정된 대학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서울로 출가해서 살고 있는 두째누님댁에 기거하면서 가정교사로 돈을 벌어 학비와 책값을 대었다.     연애한번 못하고 내 사춘기는 먹고살고 공부하느라고 다 보냈다.     ( 2010/06/25 - [일상, 단상] - 전쟁이란 무엇인가 - 625 전쟁의 생존기 )


 

그 시절에 듣고 좋아 했던 노래가 바로 슈베르트의 세레나데였다.  세레나데는 애인을 위해 부르는 노래다.   그런데 왜 그 노래는 애조를 띄웠는가?      슈베르트의 가곡은 하나같이 슬프다.  

 

그런데 유독 이 노래개 더 슬피 들리는 것은  어쩌면 연애한번 못해보고 떠내 버린 내 청춘이 회한이 되어 그리 들리는지 모른다. 

 

그 때 아내는 내가 살던 혜화동 누님집에서 불과 30~40 미터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다.   이제 52 년째 해로 하고 있는 고딩이었던 그녀를 위해 그 세레나데를 내가 부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망상을 해 본다.

2007/06/27 - [사랑, 운명, 인연] - 운명의 인연

  

난 그녀의 집 창가를 수없이 지나다녔는데 내가 이 노래를 불러 그녀를 불러 낼 수는 없었을까 부질없는 생각을 해 본다.   ( 2007/07/02 - [사랑, 운명, 인연] - 인연의 나선 궤적을 따라서 )


 

 

 

 


 

 내 사춘기에 좋아했던 이노래를 다시 들으면 눈물이 난다.


http://youtu.be/XTgwWkHBgiY


1,명랑한 저 달빛 아래 들리는 소리
무슨 비밀 여기 있어 소근거리나
만날 언약 맺은 우리 달 밝은 오늘 달 밝은 오늘
우리 서로 잠시라도 잊지 못하여 잊지 못하여
(오라는가 나의 사랑 들리는 곳에 타는 듯한 나의 생각
기다리는 너 잊을 수 없구나 나의 사랑)


2.수풀 싸여 덮힌 곳에 따뜻한 우정
적막한 밤 달빛 아래 꿈을 꾸었네
밤은 깊어 고요한데 들리는 소리 들리는 소리
들려 오는 그의 소리 들려 오지만 분명치 않구나
오라는가 나의 친구 들리는 곳에 타는 듯한 나의 사랑
기다리는 너 잊을 수 없구나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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