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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중국의 문자생활 본문
대만에 와서 재미 있는는 것 중의 하나는 한자를 다시 익혀 보는 것이다. 까마득하게 잊었던 한자가 조금씩 되살아 난다. 난 한글 전용주의자이지만 한자를 좋아하고 한시도 좋아한다.
한자를 좋아하고 한시를 좋아하면 당연히 한자를 가르쳐야하고 한자혼용주의자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지난 한글날에 제어드 다이아먼드교수의 한글 찬양기사를 클립해서 올린 일이 있다. 2014/10/08 - [일상, 단상/잡문] - 말과 글에 대한 단상 - 568 돌 한글날에 붙이는 글 그 글에 대한 댓글을 달고 간 사람이 있었다. 반론이라고 쓴 댓글인데 그런 주장에 대한 잘못된 점은 내 글 본문에 이미 쓴 것이다. 내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내가 본문에 있는 말을 되폴이해서 대답을 해 주어야 하는 그런 댓글은 아예 지워 버린디.
대개 내 글에 대한 반대 댓글은 내 본문을 제대로 읽지 않고 제목과 몇줄 읽고 반론하는 글이거나 읽지도 않고 반격하는 대부분 의미 없는 알바성 댓글이다. 위에 든 사람도 이미 그 댓글에 대한 반론이 본문에 있음에도 읽지 않았거나 처음부터 한글 전용 반대의 굳은 머리를 가진 사람이 그냥 자기의 주장을 댓글로 올린 것이다.
대만에 오기 전 부터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서 한자를 복습하고 있다. 한자도 대만만이 번체자로 우리가 전에 배웠던 한자를 쓴다. 내가 등록한 중국어 강좌에서 쓰는 중국 본토의 한자나 내가 잘 아는 일본 한자도 우리가 배운 한자와 많이 다르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나라중에서 대만에 먼저 여행하기 잘 했다는 글을 전에 올렸다. 한자만 보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발음은 우리의 한자 발음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한자를 떠 올릴 수는 없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안내 방송의 한자를 떠 올려 보려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여러번 이 한자 저 한자를 떠 올리다 마침내 영어를 하는 카운터의 아기씨에게 믈어 봤다. 반 정도 맞추었다. "문이 닫힙니다" 는 guan men zhong(關門中)이다. 이건 전철에서 본 안내 전광판을 보고 추측을 한 것이다. 우리는 문을 닫는다를 閉門 이라고 하지 관문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가장 일상적인 말도 중국어와 한자어는 다른 것이다.
dau le 는 내가 맞추었다. 到了 다. 五樓到了 wow le dau le 도 우리 한자어라면 五層到着 이라고 써야 한다. 한자어와 중국어는 이렇게 일상적인 것도 많이 다르다. 우리가 한자를 도입한 삼국시대의 한자와 오늘 중국의 중국어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라 추측된다.
내가 한자를 좋아하고 재미 있어 해도 우리나라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한다. 우리는 이미 한글만으로 문자생활을 훌륭하게 하고 있다. 문자생활이란 무엇인가를 내가 오래 전에 한글 학회에서 강연을 한 일이 있다. 그 글을 이 블로그에 올린 일이 있다.
2011/11/30 - [책] - 1 bit 란? - "The Information" by James Gleick
이 강연에서 내 주제는 소리글자(표음문자)가 뜻글자(표의문자, 즉 한자와 같은)에 비해 정보 이론적 측면에서 보면 얼마나 효율적인가를 보여 준 것이다. 내 블로그 독자를 포함해서 그 때 청중의 대부분은 내 강연의 뜻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문자 생활은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세상에서 한글만큼 우수한 표음 문자가 없다. 다이아몬드 교수가 이 점을 극찬한 것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표음문자 가운데 영어가 가장 열악하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문자개혁은 쉽지 않다는 것도 역시 지적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어도 남한의 문자 생활은 그 당시(1994)만 해도 엉망이었다. 가장 큰 죄인은 신문이었다. 그러나 정보통신과 인터넷은 종이신문의 죄악을 거의 완전하게 몰아 냈다. 인터넷에서 신문들은 한자를 혼용할 수 없었다. 경쟁력 때문이다. 한자를 섞어 쓴 문서를 누가 읽겠는가.
북한의 김일성은 군주국가의 세종대왕 저리 가라 할 만큼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어 일찌감치 모든 매체에서 한글전용하는 문자개혁을 했다고 약간의 시니컬한 어투로 추켜 올렸다. 꼴통들은 다이아몬드 교수가 김일성을 추켜 올린 것도 못마땅한 것 같다.
어떻든 우리는 인터넷이란 매체 때문에 자연스레 한글전용의 문자생활로 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최만리 같은 인간이 나타나 한자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곤 한다. 최만리가 한글을 반대했던 것은 단지 그가 Sinophile(중국문화 숭배자)이 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명나라와의 외교관계도 반대의 이유가 되었던 것 같다.
세상은 자꾸 진화하고 변하는데 똑 같은 이유를 가지고 똑 같은 주장을 펴는 사람이 계속 나타나는 것을 보면 나야 말로 답답하다는 생각이든다.
한자의 폐해는 교육의 낭비라는 것을 사람들이 자각 못하는 것 같다. 한자의 글자수는 총 55000 개가 넘고 한국에서나 일본에서 교육용으로 선정한 제한적인 한자수도 2000 자에서 4000 자다. 웬 만큼 머리 좋은 사람도 이 정도의 한자를 외운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본사람이나 중국사람도 국가가 지정한 한자를 모두 외는는 사람 숫자는 많지 않다. 문자생활에 지장이 많다는 이야기다.
중국의 경우는 간체자를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한자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기 때문에 세 나라 말을 한자 기준으로 쉽게 배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안중근 의사가 옛날에 동북아 공동체를 주장했다고 한다. 나도 안의사와 같이 동북아 공동체같은 것이실현되기를 바란다. 안의사가 그랬다고 한다. 세나라 모든 국민이 한중일어중에서 두개의 언어를 배웠으면 했다고 한다. 즉 세나라 국민이 모두 bilingual 로 된다면 동북아 공동체가 쉽게 오지 않겠는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난 궁국적으로 언어 교욕은 자국어 하나로 족할 날이 올 것이라 믿고 있다. 외국 언어와 같은 도구과목의 교육은 번역기같은 소프트웨어로 대치될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그런 번역기가 달린 메모리칩을 뇌 속 임플란트 함으로서 외국어를 가르치지 않아도 될 날이 머지 않아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렇다면 한중일 3국에서 가장 훌륭한 문자체계를 가진 한국민이 가장 유리한 입장이 될 것이다. 나랏말쌈이 중국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으신 세종대왕에게 다시 한번 감사할 따름이다.
iOS 한자 입력기들
근대 중국 소설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노신은 일찌기 한자가 없어야 중국이 산다고 했다.
노신의 주장은 정보 통신시대에 더욱 와 닿는다.
한국 일본 중국 언어로 핸드폰 문자 보내기 경쟁을 해 봤으면 한다.
한국어의 가장 빠른 입력법이 제일 빠르지 않겠나 생각된다.
그러나 무엇 보다도 다섯살 짜리 내 손녀도 할머니 한테 문자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손녀만이 아니다. 언젠가 유치원 친구와 30분간 문자장난을 한 것을 며느리가 보여 줬다.
그러니 요즘 다른 다섯살박이도 문자질을 한다고 봐야 한다.
한글이라 가능하다고 본다. 정식으로 한글을 배운일이 없어도 자연적으로 익히게 되는 것이다.
소리로 읽어 주는 책들이 널려 있으니 그리 되는 것 같다.
과연 중국 다섯살 박이가 몇이나 문자를 보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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