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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를 가두는 보이지 않는 천정 본문
미세먼지를 가두는 보이지 않는 천정
새벽 세시인데 잠이 덧들어 대기오염에 관한 책을 읽다가 침대에 누운 채 머리 위에 걸린 아이패드로 책 하나를 또 샀다.
종이책으로 996 페이지 거의 1000 페이지에 육박하는 대작이다.
이 책은 내가 찾은 유일한 한글로 번역된 대기오염학책 원서의 최근 개정판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쳐다 보고 있었으나 Kindle 판이 거의 100 불에 육박해서 망서리고 있었다. 비슷한 값의 지난 번 포스팅에 올린 "Atmospheric Chemistry and Physics(ACP)" 책과 경합을 벌이다가 밀려 났던 책이다.
두 권 모두 Kindle 판으로는 100 불에 가까운 값들이라 두 권 모두 사기엔 부담이 되어 아래의 ACP 책을 샀던 것이다.
대기과학의 결정판
그러나 Amazon에서 간략한 내용보기를 하면 내용도 다르고 저술 의도도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너무 궁금했다.
유일한 한글 번역판은 1994년 출간된 제3판을 2000년에 번역 출간되었기 때문에 요즘같이 빨리 진보하는 대기오염학 책으로는 너무 뒤쳐진 책이다.
대기 오염학 제3판
이 책은 1994년, 즉 25년 전에 출간된 책이다.
저자들도 다르고 내용도 500여 페이지 밖에 안된다.
내가 산 제 5판에 비하면 그 내용도 반 정도 밖에 안된다.
내가 현직에 있을 때 이런 새 분야를 연구한다면 논문을 읽다가 꼭 찾아 봐야 할 참고 문헌(refereces)이 나오면 학술잡지이던 단행본이던 학부 도서관에서 찾거나 없으면 서울대 중앙 도서관 서고에 가서 찾곤 했는데 새벽 3시에 침대에 누어 아마존에서 최 신간 Kindle 판을 사서 (빌릴 수도 있다.) 몇분 후면 download 해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참 세상 좋아졌다"다. 마음만 먹으면 뭘 공부하던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 된 것만을 틀림 없다.
그러기 때문에 돈은 좀 썼지만 재미가 있다.
미세먼지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떻게 소멸하는 가를 알아야 미세먼지를 예보할 수 있고 줄이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
"미세먼지학"은 참으로 어려운 학문이다. 그러나 연구가 꼭 필요한 학문이다.
대기의 흐름은 유체역학이 지배한다. 그런데 평탄한 흐름(층류, Laminar flow)은 쉽게 다룰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층류는 관심 밖이다.
난류가 모든 기상학과 대기 오염학을 지배한다.
난류(터뷰런스 Turrbulence) 는 “신도 모르는 영역”이니 어려운 학문이다. (2019/03/14 - [일상, 단상] - 미세먼지란? - 신도 모른다는 기상학)
거기다 열역학, 화학, 수송이론까지 다 섭렵해야 그나마 간신히 대기 오염학의 기본을 이해할 수 있다. 그 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사이비 전문가들이 함부로 아는체 해서는 안되는 분야다.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배출원은 거의 다 알려졌다. 다만 그 오염물질이 어떻게 소멸하는가를 알아야 무슨 대책이던지 대책을 세울 수 있다.
내가 그 많은 책과 문서들을 봤지만 가장 좋은 참고문언은 내 모교 Univ. of Wash. 의 강의용 PPt 문서였다.
그리운 내 모교, 거기서 아내 코니를 만나 열애에 빠졌던 제2의 고향 시애틀에 있는 그 UW 다. (2010/09/26 - [해외여행기/미국 북서부 시애틀] - 내 고향 시애틀)
pdf 로 전환되어 인터넷에 게재되었지만 여러 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있었다.
http://courses.washington.edu/cee490/PlumeD4.pdf
이 문서는 내 모교 UW 의 토목환경공학 (Civil and Environment Engineering, CEE)과 환경보건학(Environmental Health, ENVH )과가 공동으로 제공하는 과목중에서 대기 오염물질이 분산하는 과정을 다룬 부분을 강의용 ppt 형식으로 제작한 것 같다.
과목명이 CEE490 ENVH461 로 나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학부 4학년 코스 같은데 학부 4학년 코스는 대개 대학원 1년생도 같이 듣는다. 특히 학부를 다른 대학에서 졸업했거나 전공이 다른 학부과정 출신 학생들에게 수강을 권장한다.
이 강의록의 pdf 문서의 첫 페이지는 아래와 같다.
UW 에서 제공하는 과목중에서 대기오염물질의 확산을 다룬 부분의 강의용 ppt
이 문서를 읽다가 반가워 학교 홈피에 들어 가 이것 저것 살펴 봤다. 토목환경공학이나 환경보건학 말고도 대기과학과가 따로 있어 대단히 강한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참고로 여기에 베껴 왔다. 대기 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에 참고가 될 것 같다.
대기 과학과 홈피에는 미국 기상 예보 경쟁에서 top team 으로 수상을 했다는 홍보문자가 눈에 띄였다.
올(2019) 봄과 여름 쿼터의 개설한 과목들
이 정도의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면 대단히 쎈 학과다.
하긴 내가 학위를 받고 떠난 해가 1967년이니 반세기가 넘었다. 학교가 변한 건 당연하다.
각설하고 보이지 않는 지붕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위에서 보면 지붕이요. 아래에서 보면 천정이다. 이 천정은 어떻게 생기나?
오늘같이 대기의 질이 "상당히 나빠 외출을 삼가세요" 한 날이면 천정이 매우 낮을 것이다.
지난 월요일 성내천 라이딩을 했을 때 공기질은 좋았다. 그 땐 그 천정이 매우 높았거나 아예 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매일 거의 같은 양의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는데 오늘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지난 월요일은 낮았던 이유는 뭔가?
오늘은 미세먼지가 빨리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사라지는 과정은 혼합(mixing)과 대류(convection) 때문이다.
보기를 들어 자동차의 배기통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은 대기에 섞인다. 이 것이 빨리 분산되려면 바람이 세게 불어 난류를 일으켜야 한다. 난류는 캐오스의 일종이다. 캐오스의 가장 큰 특징은 섞임, 즉 혼합(mixing)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
바람이 불면 미세먼지를 쓸어 버린다고 손석희는 말하는데 틀린 말이다. 바람이 세면 난류를 일으켜 빨리 mixing을 한다. 주변의 깨끗한 공기와 빨리 혼합되어 희석시키는 것이다.
유체(공기)가 흐를 때 바람이 없으면 그 주변의 흐름과 나란히 흐르지만(층류(Laminar flow))
바람에 세어지면 흐름은 난류로 바뀐다. 난류는 색소 시료의 자국이 보이 듯 염로시료가
공기 층 전체에 섞인다.
바람이 이 시료를 쓸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고루 섞는 것이다.
다음은 희석된 공기가 대류에 의해서 위로 올라 간다. 배기 가스는 처음 매우 고온으로 나오기 때문에 주변의 찬 공기와 섞여도 여전히 뜨겁다. 이 뜨거운 공기는 밀도가 낮아서 부력이 생기고 위로 뜨게 되는 것이다.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오르고 찬 공기는 아래로 내려 온다.
이 것이 수직 혼합이다.
여기에 열역학이 들어 온다. 뜨거운 공기가 부양하면 상층부의 압력이 낮아 팽창하게 된다. 이 팽창이 주변과 아무 열적 교환 없이 부피만 늘어 나는데 이런 부피의 변화를 단열과정이라고 한다.
공기는 절연이 좋아서 쉽게 주변과 열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내 보내지도 않는다. 또 팽창과정에서 주위에 역학적 일을 해 주었으므로 온도가 내려 간다. 이 것을 단열 팽창(adiabatic expansion) 이라고 한다.
온도가 떨어지면 밀도가 증가해서 공기 주머니는 부력이 떨어지고 주변의 온도보다도 더 낮은 온도가 되면 더 이상 이 공기 주머니는 부양을 할 수 없고 수직방향의 mixing 은 멈춘다.
이 높이를 Mixing height 라고 부르고 이것이 보이지 않는 천정이 된다.
이 그림은 바람이 난류를 일으켜 오염물질을 고르게 섞어 주고
대류에 의해서 배출원의 따뜻한 오염물질이 상승하고
상승한 오염물질을 포함한 공기 주머니가 단열팽창으로 식게 된다.
상층의 온도가 더 따뜻하면 이 오염 공기는 더 이상 올라 갈 수 없게 된다.
이 그림의 경우 상층의 온도가 더 높아 진 것은
위에서 고기압이 누르기 때문이다. 눌린 공기 층은 단열 압축이 되어 팽창의 반대로 온도가 올라 간다.
이런 경우엔 침강 역전층 (沈降逆轉層, subsidence inversion layer) 이생긴다.
그러니까 이 보이지 않는 혼합층 높이가 미세먼지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높이가 높으면 높을 수록 확산할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는 내려간다.
그러나 이 것을 측정하거나 이론적으로 계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도 그 연구가 진행중이다.
미세먼지의 소멸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표층에서의 바람 속도가 얼마나 미세먼지를 빨리 확산시켜 주는 가를 결정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 두 물리량을 곱해서
환기계수(ventilation coefficient)를 정의하여 쓴다. 지붕의 높이 즉 혼합층의 두깨를 m (미터) 로 하고 풍속을 초속 (m/s)로 쓰면 이 환기 계수의 단위는 ㎡/s 가 된다. (Ventilation coefficient and boundary layer height impact on urban air quality )
환기계수가 크면 클 수록 미세먼지 농도는 떨어진다.
이 값을 측정하거나 계산하고 예측하면 미세먼지 예보를 할 수 있다.
아래에 보이지 않는 천정의 보기를 들어 봤다.
2015년 베이징
미세먼지가 갇힌 혼합 층 지붕
가장 큰 건물 보다는 낮다.
Sep 14, 1958 New York
It's a high concentration kept in place by a high level of warm air.
상층부의 따뜻한 공기가 고농도 오염물질을 가두어 놓았다.
https://www.wnyc.org/story/dr-leonard-greenberg/
London 1952
당시 보이지 않는 천정의 높이는 약 150 미터로 추정하고 있으나
내가 읽은
"Death in the air" 란 책에는
Wimbledon Common 의 해발 200ft ≒ 60 m 의 언덕에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고 목격자는 진술하고 있다.
불과 150 미터 높이의 천정 아래에
런던 시민이 때는 누런 값싼 난방용 석탄은 유황을 많이 함유하고 있었다.
기온은 섭씨 0도를 오르 내렸고 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 런던시민은 계속 석탄을 때고 있었다.
석탄연기는 갈데 없이 이 낮은 천정밑에 계속 쌓이고 있었다.
And yet even now, on the hills of London, still within the city, there was beautiful sunshine. At Wimbledon Common, less than two hundred feet above sea level, the sky was blue. But if a hiker stood at the top of one of those hills and peered downward— he would see a floor of dark clouds sitting below.
Dawson, Kate Winkler (2017-10-17). Death in the Air: The True Story of a Serial Killer, the Great London Smog, and the Strangling of a City (p. 76). Hachette Books. Kindle Edition.
이번 미세 먼지 공부를 하면서 읽은 책
"숨을 쉬다 죽다"는 런던 스모그 대 참사를 저널리즘 교수가 탐사 기사형식으로
조사 연구해서 쓴 최근(2017) 신작이다.
1952년 12월 5일부터 9일 사이 5일간 London 스모그 대란 때에
사망한 사람들의 통계
평소 런던의 하루 사망자 수는 300 명 안팎이었으나 대참사 기간인 5일 동안에는 하루 최고 900명의 런던 시민이 죽었다.
대부분 호흡기 질환으로 죽었다 한다.
런던 대 스모그 당시에는 스모그 사망자가 약 4000 명으로 추산되었으나 최근의 면밀한 조사 검토 결과 12000명이 이 스모그로 죽었다 한다. 스모그가 걷힌 다음에도 거의 한달간 하루 사망자 수는 평소보다 2,3백명 더 많았다.
이 때 Lodon 상공에 5일간 꼼 짝 말고 머믈며 짓 누른 고기압은 역사이클론(anticyclone)으로 사이클론(태풍)의 반대로 중심기압이 고기압으로 시계방향으로 느리게 도는 대형 회오리 바람이다.
우리나라에도 겨울 철 이른 봄에는 이런 anticylone 이 자주 발생하는데 우리 기상청은 그냥 "고기압대"로 뭉뚱그려 부른다.
서울 상공에도 언젠가 이런 현상이 생기지 말란 보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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