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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정치를 만나면 물리학이 실종한다. - 한글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본문

일상, 단상

미세먼지가 정치를 만나면 물리학이 실종한다. - 한글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샛솔 2019. 3. 8. 19:45

미세먼지가 정치를 만나면 물리학이 실종한다. - 한글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며칠전 내가 좋아하고 애끼는 제자 교수가 최근에 지어 낸 책 한권을 보내 왔다.

 

내가 정년 은퇴한지도 거의 20년이 되니 그 교수도 한 두 해 지나면 정년을 맞게 되는 원로가 되었다.

 

이 책은 원래 인문 사회계열 학생을 위해 가르치는 교양과목 강의 내용을 모아 내었던 같은 이름의 초판을 좀 더 보강하여 일반 물리학 입문서로서도 쓸 수 있게 고쳐 지은 책이다.

 

 

 

최무영교수가 지은 "물리학 강의"

겉 표지

 

 

 

최무영 교수 소개 안 표지

사진을 클릭하면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최무영 교수가 가르친 과목은 아마도 처음 인문 사회 계열의 교양과목으로 개설했던 "물리학의 개념과 역사" 의 후신이 아닌가 싶다.    

 

처음 개설했던 인문 사회계열 학생을 위한 "물리학의 개념과 역사"라는 과목은 개설할 때 부터 내가 몇년을 가르쳤다.

 

그 때만 해도 기술 문화가 오늘 날 같이 고급화 되기 이전이었지만   21세기를 코 앞에 두고 기술 문명이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란 징후는 많이 보일 때였다.

 

오늘 날 그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내가 전에도 여러번 이야기 했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이 바둑을 사람 만큼 둘 수 있을 날은 아주 먼 미래로 내다 봤지만 이미 “알파고 제로”는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바둑의 이치를 깨우치고 70 여시간 만에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를 100전 100 승할 정도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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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Deep learning, Big Data 등 신기술은 우리 생활 곳 곳에 파고 들고 있다.

 

그런데 비해 사람은 그 기술 문명을 따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래서 21세기에 지도자가 되려면 오늘의 기술문명의 바탕이 되는 물리학의 기본은 익혀야 하는 것이다.

 

전에 소개했던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이란 책을 소개할 때 내가 했던 한 구절을  다시 베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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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들 다스리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경제를 일으키고 국민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려면 세상의 이치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이다.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지키는 결정을 내리려고 해도 세상사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오늘의 그 세상사라는 것이 과학 기술과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는 것이다.   우리가 마실 물은 미래에도 충분한가?   도시는 쾌적하게 지속가능하게 유지되는가?     앞으로 안전한 에너지는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  

 

로봇과 인공지능이 오늘 같은 속력으로 발전하면 과연 우리 신세대는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고 그런 직업을 갖기 위해는 어떤 준비를 하여야 하는가? 



출처: https://boris-satsol.tistory.com/1449 [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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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교수가 쓴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은 오늘날 정치인이 직면한 정책 결정에 관한 기술적인 문제에 많이 치우쳤다.

 

한 편  이 번 출간된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는 순수물리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요즘과 같이 눈이 핑핑 돌아가게 지수함수적으로 변할 때에는 물리학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 것이 구체적 지식을 배우는 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미세 먼지 문제도 결국은 물리의 문제다.

 

기상학이란 것은 유체역학과 열통계물리학의 응용이다.   따라서 그 바탕은 물리학이다.   그리고 미세먼지의이동도 우리 열 통계물리학자가 전문 용어로 말하는 "수송이론 (Transport Theory)"으로 접근해야 한다.  

 

내가 지난 포스팅을 올리면서 찾아 본 연구 논문들은 모두 물리학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런데 "미세먼지" 문제는 동시에 정치의 문제이기도 하다.

 

국민들에게 숨 쉬는 대기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1 주일 가까이 대기질이 최악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행정부를 비롯한 정치권은 아무 해결책은 내 놓지 못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정치에 들어 가면 물리학이 실종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신 아무개라는 국회의원은 어느 날  백령도의 미세 먼지 농도가 아주 높았다고 이 것은 중국발이라고 중국을 비난하는 강경한 발언을 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322472

 

백령도가 중국에 가장 가깝다고 그게 중국발이라는 증명이 되는가?

 

물리학을 공부한 사람의라면 그런 사고를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베이징에서 60 km 떨어진 한 굴둑에서 나온 오염물질이 베이징시를 오염시켰다 하자.   그리고 또 그 굴둑의 오염물질이 어떤 방법으로 던지 백령도까지 날아 와서 백령도의 대기를 오염시켰다 하자.   백령도는 베이징에서 600 Km 이상 떨어져 있다.  

 

물질이던 에너지던 3차원 공간에 퍼지면 그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역비례해서 약해 진다.  그러면 베이징을 오염시킨 중국의 굴둑이 배출한 오염물질이 백령도에 도달하면 거리가 10배 늘어 났으니 그 제곱을 하면 100이 되고 그 밀도는 불과 1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베이징의 오염 밀도의 1% 밖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이다.  

 

미세먼지의 이동은 "물리학"이지 "지리학"이 아니다.

 

물리학자에게 백령도의 오염을 설명하는 시나리오를 하나 대 보라 한다면 다음과 같다.    


갑자기 백령도 일대에  고기압이 이동하여 대류층의 가장 아래층인 planatory boundary layer 를 덮쳤을 것이다.  그 층에 단열압축이 일어나 기온이 오른다.   상층의 기온이 지표층보다 높으면 대류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층은 수백미터에서 수십미터까지 일정하지 않다.  대류가 일어나지 않는 기온 역전층이 생긴다.   수십미터 상공에 돔이 생긴 것이다.

 

백령도라고 지역적으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곳은 아니다.  사람이 살고 있으면 경유 난방도 할 것이고 어촌이니 벙커 C 유를 연료로 쓰는 어선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기상 상태가 이럴 때 이런 오염입자가 아무리 적다 해도 그 냥 대기중에 축적되면  미세먼지 농도가 얼마던지 높게 상승할 수 있다. 

 

이 것은 창문을 닫고 부엌에서 생선을 굽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해도 가능성은 있는 것이다.  

 

백령도가 지리적으로 가깝다고 무턱대고 중국의 발전소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무식하다고 밖에 할 수 있다.

 

일국의 지도자가 되려면 물리학적 사고의 틀은 가추고 있어야 한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에 아래와 같은 글귀가 있다.

 

정치의 발전 속도는 스팀 엔진 시대의 1단 기어 속도에 머믈고 있는데 기술혁명의 속도는 4단 기어 속도로 달리고 있다.  국회의원(MP, member of parialment) 이나 유권지나 도저히 감당을 못하는 것이다.

 

Yet whereas the rhythm of politics has not changed much since the days of steam, technology has switched from first gear to fourth. Technological revolutions now outpace political processes, causing MPs and voters alike to lose control.

Harari, Yuval Noah (2017-02-21). Homo Deus: A Brief History of Tomorrow (p. 374). HarperCollins. Kindle Edition.

 

신 아무개라는 국회의원을 두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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