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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가을 꽃샘추위 본문
가을엔 "꽃샘추위"라는 말은 없다. 가을은 겨울의 문턱이니 추워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추워지는 길목에 더위가 찾아오면 그땐 "때아닌 늦더위"란 말을 쓴다. 겨울이 다 간 줄 알고 가벼운 옷차림을 하던 사람들은 꽃샘추위가 찾아오면 움츠려 들고 추위를 원망한다. 그러나 늦더위는 무더웠어도 추워서 움츠리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인지 늦더위에 대한 원망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런데 60 몇년만인지 10월에 이른 추위가 찾아왔다. 그런데 가을꽃이 한 참인데 꽃이 얼어 죽을까 걱정이다.
우리 집 옥상 정원에는 심지 않은 구절초가 한참 꽃 자랑을 하더니 생각지도 않은 수세미가 매일 꽃을 핀다. 수세미가 가을꽃인 줄 처음 알았다.
오늘 아침은 자동 물주기가 아침 5시에 작동해서 30분 정원에 물을 주는데 그 물이 얼었다. 그 시간에 우리 집 옥상은 영하였던 것 같다.
다행히 어제 폈던 수세미 꽃은 지지 않았다. 그저께 폈던 꽃은 꺾여서 떨어져 있어 주어다 물에 띄워 놓았는데 오늘 아침까지 싱싱하다.
가을 꽃샘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세미는 오를 아침도 꽃을 폈다. 이 꽃은 내 서재에서도 보인다.
내가 갤럭시 S20 울트라를 사 가지고 카메라 성능 테스트를 여러 번 했지만 블로그엔 올리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내 서재에서 보이는 고독한 수세미 꽃을 서재에서 찍어 보기로 했다. 망원렌즈 최대 배율로 찍어 보기로 했다.
이런 배율로 찍으려면 물론 카메라를 고정해야 하고 셧터를 따로 떼어 놓아야 한다. 셧터를 누르는 순간 그 힘이 카메라에 전달되면 흔들린다. 그러지 않아도 옥상의 거의 꼭대기에 매달려 있어 바람에 흔들이기 때문에 정지된 상태를 찍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도 한 번은 장난을 하고 블로그에 쓰려던 참이라 얼마전에 산 Ulanzi라는 중국제 스마트폰 카메라 홀더를 써서 3각대에 세워서 블루투스 셧터를 떼어서 장난을 해 봤다.
바람이 부는 것 같지 않지만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리고 두 번째 열린 수세미도 넝쿨 아래에 매달려 있다.
모든 자연은 생존을 위한 진화의 섭리다.
참고로 처음 찾아 낸 새끼 수세미를 아래에 다시 옮겨 왔다.
그 중에 하나는 수정을 했는지 열매가 맺혔다. 이게 어느 천년에 자라나?
출처: https://boris-satsol.tistory.com/1994 [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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