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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단상

비오는 날

샛솔 2008. 10. 31. 20:30

비오는 날

 

그제(10월29일) 밤에 귀국했다. 

 

6주 42 일간 미국에 머믈렀다.   그러나 여행기간은 좋지 않았다.  보통 겨울에 가는데 초가을에 가 보기는 처음이다.   LA 는 돌아 오는 날도 화씨 90도를 웃도는 더운 날이었다.  여기는 가을도 늦가을로 접어 들어 아침엔 초겨울 옷을 꺼내 입어야 하는데 우리는 성하를 미국에서 보낸 셈이다.    

 

물론 Crater Lake 나 Yosemite 는 아침 저녁으로는 추울 지경이지만 그런 곳에선 며칠 밖에 지내지 않았다.

 

이런 계절을 여행기간으로 잡은 데에는 이 여행을 Crater Lake 의 Rim Ride 에 주 목표를 두었기 때문이다.

 

Crater Lake 는 여름 석달만 연다.   눈이 녹는 7월 중순에서 눈이 오기 시작하는 10월 중순까지다.   우리는 10월 2일 Crater Lake Lodge를 떠났는데  13일이면 닫는다고 파장 분위기였다.

 

그러나 산과는 달리 남가주는 폭염이 계속되었다.

 

6주 머므는 동안 비 한방울 내리지 않고 산불만 나서 난리였다.   덥고 바람까지 부니 불길을 못잡아  산불들이 번졌다.

 

전국을 커버하는 날씨 예보 채널에서 비오는 도시가 비쳐졌다.  Kansas City 라던가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어둑어둔 한 거리를 헷드라이트를 켠 승용차가 보였다.  빗물이 튀는 차도를  스스르 미끄러지 듯 교차로에 서는 화면이였다.

 

그처럼 노스탤지어를 자아내는 화면도 없었다.  비가 필요해서 그리는 게 아니라 비 그 자체가 그립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오늘 그 비를 본다.       

 

 

 

 

 

달포 가까이 돌 보지 못한 코니의 옥상 꽃밭은 그 화려했던

여름의 분출을 감추고 내년을 기약하고 막을 내렸다.

옥상 바닥에 튀는 빗방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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