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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미명의 양재천 본문
한 동안 자전거 타기에 전념했는데 그제 정형외과에 다녀온 아내가 다리를 죽 뻗을 수 있을 때에만 자저거를 타지 그렇지 않으면 자전거는 무릎을 갉아먹는다는 경고를 듣고 돌아왔다.
또 나도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다음 신체의 피로도가 걷기 운동보다 더 과한 것 같아 아무래도 자전거 타기는 무리인 것 같아 자전거는 조금 타고 걷기로 바꿔 볼가하고 주말과 어제와 엊그제는 계단 오르기를 집에서 했고 오늘은 아직 어두운 시간에 바깥으로 나왔다.
자동차들은 전조등을 켜고 있어 나를 보겠지만 골목길을 걸을 때에는 차, 인도가 구별이 없는 혼합 교통 구간이라 아무래도 조심스러웠다. 오랜만의 걷기 운동이라 여름과 달리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았다.
양재천에 들어서자 으스름이 다가오며 어둠이 벗겨지는 미명의 시간이 왔다. 양재천은 인도와 자전거 도로뿐이라 자전거 도로의 반대편에 걷는 방향으로 잡아 자전거와의 거리를 두고 걸었다.
사실 이 시간에 양재천에 들어 서기 전 차도를 나란히 걸을 땐 소음으로 유쾌한 산책이 될 수 없는데 오늘이 수능일이라 그런지 차가 막히기 전에 달리는 차가 많아서인지 정말 그 소음이 여느 때보다 엄청 요란했다.
부지런히 걷는다고 했지만 오랜만이라 그런지 나이 탓인지 지난여름의 속력으로 걷는다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가족들도 그러고 나도 느끼는 것이 요즘 갑자기 노쇠해졌다는 느낌이다. 노화는 알 수 없게 천천히 오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계단식으로 뚝 뚝 떨어지듯 오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갈 때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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