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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역사는 흐른다. 본문

이것저것/역사

역사는 흐른다.

샛솔 2024. 12. 21. 11:21

역사는 흐른다.

 

나는 역사에 대해 환원주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환원주의 시각은 뇌과학과 진화 심리학의 발전과 더불어 점점 확고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세계관이 작금에 일어나는 사태에 감정적으로 몰입되어 생기는 스트레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나를 달래기 위해 나는 자주 역사는 순방향으로 흐른다는 것을 강조한다. 

10년 전( 2014. 10. 17 )에 썼던 글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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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본다면 역사는 순방향으로 발전한다.  

 

유신독재가 선포되던 1972년 동숭동 문리대 캠퍼스는 계엄군의 탱크에 의해 교문이 막혀 있었다.    그리고 또다시 신군부가 독재정권을 수립하던 1980년 봄 관악산 서울대 캠퍼스는 전두환계엄군이 점령했고 교수조차 학교에 들어갈 수 없었다.

 

연구실에 접근할 수 없었던 1980년 봄 난 새로 지은 집의 정원 꾸미는 일에만 매달려 있었다.    연구자료와 책들이 모두 연구실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 전두환 정권이 물러나고 문민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10여 년간 난 데모하는 학생들과 진압하는 전경 간의 투석전과 최루탄전이 사이에 있었다.   매캐한 최루탄 냄새를 맡아 가며 가르치고 연구했다.   

 

다 각자 자신들의 할 일들을 했기 때문에 역사는 순방향으로 발전한 것이다.

 

우린 이제 역사발전의 주역에서 물러 났다.    4년 전 글 연애나 하자 에서 쓴 대로  남은 인생 "불쾌한 것 사절이다."   똥파리들도 싫다.  

 

20년 30년 지나고 보면 그것은 아득한 옛날이 된다.     물론 우리가 그때까지 살지 어떨지 모르지만.

 

최근에  기대 수명을 계산하는 공식이 Time 지에 실렸다.   미국에 산다고 가장할 때 그 공식에 내 수치를 대입해 보니 91 살인가가 나왔다.   아직도 10년 남짓 더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때까지 불쾌한 것, 똥파리 같은 것 부딪히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데....

출처: https://boris-satsol.tistory.com/1252 [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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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산이 맞는다면 난 아직도 2년 더 산다.

그런데 내가 죽기 전에 또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지켜보게 된 것이다.    다행한 것은 역시 역사는 순방향으로 흘러 이 계엄은 시대착오였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국민이 놀란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계엄은 성공하지 못했다.

계엄은 계엄군의 말단으로 갈수록 상부의 명령에 태업을 한 것이다.  계엄의 주역을 맡았던 이 번  내란 2번째 수괴 김 용현 전 국방장관이 "중과부적"이라고 실패의 원인을 실토했다. 

전두환은 노태우 같은 인물이 일선 부대를 끌고 내려와 전두환을 도왔지만 국방장관이라도 무도한 계엄행위에 부대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코 국회가 계엄을 무효화한 것 때문에 내란수괴가 계엄을 해제한 것이 아니었다.  국회가 계엄해제를 결의하고도 즉각 해제를 하지 않고 서너 시간을 더 많은 음모를 꾸미고 반란을 꾀했지만 결국 부대를 더 끌어 들일 수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해제를 한 것이다.

민주주의란 확실히 불완전한 시스템이다.  국민에게 주권이 있다고 하지만 결국 선거결과는 기득권이 만들어 내는 시스템이다. 

거대 언론과 그것들을 먹여 살리는 기득권이 여론을 조성하고 무지한 무지렁이들이 정권을 만들어 낸다. 

그래도 이 번 사태를 겪으면서 엄청난 국민의 응원봉이 탄핵을 이뤄냈고 거기에 MZ세대가 대거 참여했다는 것은 미래에  대해 희망은 보여 준다.    특히 젊은 여성이 대거 참여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 준다.  

거대 언론과 기득권도 어쩔 수 없이 정보력이 뛰어 난 젊은 세대의 투표에 대해 힘을 쓰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검찰 개혁을 통해서 정치 검찰을 해체하고 기득권과 거대 언론조직의 유착을 차단하는 입법을 하기를 희망한다.

어쩌면 이 사태를 통하여 새로운 K-민주주의를 만들기를 희망한다. 

유발 하라리의 최근작 넥서스의 첫 문장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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