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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은퇴후 삶 본문

일상, 단상

은퇴후 삶

샛솔 2009. 11. 1. 13:09

얼마전에 서울경제 신문에서 은퇴한 후 삶에 대한 특집기사를 낸다고 우리 부부에게 인터뷰 요청이 쪽지로 왔다.   네이버에서 우릴 소개해 줬던 모양이다.  선뜻 응답을 하지 않았더니 네이버에서 전화가 왔다.   

전화번호를 알려 줘도 되겠냐는 것이었다.  코니와 의논해서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다.  며칠전에 기사가 나왔다.   

 

 

 

 

사실 우리는 전형적인 은퇴부부라 할 수 없다.   그래서 인터뷰를 망서렸던 것이다.  이미 은퇴한 사람들에게는 별로 도움을 줄만한 이야기를 해 줄 수 없다.  단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지금부터라도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지 몰라 우리 이야기를 했다.   

난 원래 은둔자다.  전에도 블로그에 그와 비슷한 글을 쓴 일이 있다.   나 같이 "home bound person" 도 드믈 것이다.  그러니까 은퇴전이나 은퇴후나 우리 부부 사이에 큰 변화가 없다.    

우리 세대는 부부가 아주 다른 생활을 했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은퇴전에는 나는 내가 좋아하는 연구를 했다.  학교에 가서도 집에 와서도 나는 연구를 했다.   밖에 나 다닐 시간이 없다.  학교 아니면 집에 있었다.   정년퇴직하는 날까지 그렇게 살았다.   은퇴후에도 집에서 <물리로 배우는 플래시>, <Jogl>, <Processing> 등 인터넷 강좌를 쓰느라고 연구생활의 연장같이 지냈다.    그러니까 현직생활에서 은퇴생활이 급격한 변동으로 오지 않았다.   

은퇴전에도 은퇴후에도 그냥 집에있었다.  학교 연구실에 가는 대신 집의 서재에서 컴퓨터앞에 앉아서 강좌를 썼다.  가끔 중앙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려 학교에 가는 일 빼고는 외출을 하지 않았다.  물론 오후엔  운동 삼아 양재천 둔치 산책로를 만보씩 걷기 위해  1시간 내지 2시간 썼다.    

은퇴후에 달라 진 것은 여름 겨울 미국여행을 한 것이다.  그건 오래 전에 우리 부부가 계획한 것이다.   한번 가면 한달반 정도 머믈면서 낮에는 골프를 치고 저녁에는 브릿지 게임을 했다. 

은퇴 임박해 배운 골프라 골프가 영 늘지 않아 결국 몇년전에 포기했다.  

은퇴전 코니의 일상은 한 때 직장생활을 했고  그것을 그만 두고는 또 브릿지를 하러 다니고 가르치곤 했다.  뭐던지 깊이 빠지는 성격이라 브릿지도 수십권의 책을 사서 공부하고 렛슨을 주고 했다.   

한글로 최초의 브릿지 책도 썼다.     

그러다 걷기 보다는 자전거 타기가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자전거 타기로 운동을 바꿨다.   

인터넷 강좌쓰기도 조금 조금씩 늦춰지더니   경주에서 열린 <국제 전산물리학회>의 초청강연을 마지막으로 거의 손을 놓았다.  그리고 우리 부부의 자전거 여행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되었다.   

우린 그렇게 살았다.     자연스럽게 현직생활에서 은퇴생활로 전이를 한 셈이다.  

  

 

 



 

International School of Sacred Heart

시절의 코니  

 

 

 코니가 쓴 한글 최초의 브리지 책

 


 

자전거 여행 - 안면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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