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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의 약속 본문

일상, 단상

천일의 약속

샛솔 2011. 11. 17. 22:03


천일의 약속

 

 

돌아 오니 <천일의 약속>이란 드라마가 한창 인기인 것 같다.


오사카에 센니치마에 도오리(千日前 通)라는 거리가 있다.  <천일앞 거리>란 뜻이다.


오사카의 코리아 타운에 가기 위해 그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동영상을 찍어 Utube 에 올린 일이 있다.   

 

(2011/02/26 - [여행기] - 오사카의 코리아 타운)



난 그 거리 이름의 유래가 무언지 몰랐다.   


그런데  <천일전>이란 말에 뭔가 슬픔이 서려 있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천일전이란 바로 1000 날 앞 이란 뜻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마에> 하면 <앞> 이란 뜻으로 우리나라 정류장 이름 같이 일본에도 정거장 이름으로 많이 쓰인다.

 

그런데 거리의 이름이지만 날(日)이란 이름때문에 딱히 장소를 가르키는 앞이란 뜻이라기 보단 시간의 앞 그러니까 천일전이라는 시간의 앞을 나타낸다고 느꼈던 것이다.    

 

천일은 2년 9개월쯤 된다.  길면 긴 세월이다.

 

그 긴 세월 전 또는 그 긴 세월 후의 뜻이 거리 이름에 붙어 있다.   그래서  "센니치마에" 라는 이름은 내겐  슬픔의 뉘앙스를 풍기며 다가 왔다. 



또 천일은 미국의 역사가 Arthur M. Schlesinger, Jr. 가 쓴 <A Thousand Days> 라는 Kennedy 의 1000 일간의 White House 시절의 역사를 담은 책 제목이기도 하다. 

 

얼마전 Boston 의 JFK Library 를 관람하고 와서 그 책이 생각이 났다.   Kennedy 는 미국 역사에서 슬픈 대통령으로 기억된다.  

2011/10/15 - [여행기] - 비오는 날 Boston 에서 - JFK Library and Museum 탐방기


 

내가 미국 유학생 시절에 그의 천일, A Thousand Days 를 지켜 봤기 때문이기도 하다.  젊고 역동적이고 진보적인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이 <천일의 약속>이란  드라마에서는 오히려 천일이란 짧은 세월을 말하는 듯 하다.    치매로 기억을 완전히 상실해 가는 시간을 뜻하는 걸까?

 

Kennedy 의 천일도 짧고 슬픈 천일이었다.

 

센니치마에 도오리의 거리 이름의 어원을 인터넷에서 알아 냈다.


그 길에 백일 기도하는 절과 천일 기도하는 절이 있었단다.  이름하여 백일사 천일사 .


그 천일사 앞이란 이름이 줄어서 <천일앞> 이 되고 그 장소를 지나는 거리란 뜻으로 <센니치마에 도오리(千日前 通)>가 된 것이란다. 


그렇지만 천일사는 시간을 나타내는 천일이다.   당연하다.  천 날을 빈다는 뜻이니. 


천일을 기도한다.   천일을 기도하는 비원이란 무엇인가!

 

천일을 빈다.   천일을 기다린다.  천일 전이다.  아직도 아직도 먼 시간을 참고 기다린다. 

 

또 길면 8년도 할 수 있었던 대통령직을 천일이란 짧은 시간에 마쳐야 했던 비운의 Kennedy 대통령.  


천일은 역시 뭔가 슬프다.

 

 

 

천일만에 대통령직을 마쳐야 했던

비운의 Kennedy 대통령의 백악관 시절을 기록한 

역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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