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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의 달 - "고조노 쓰키(荒城の月" 본문

일상, 단상/잡문

황성의 달 - "고조노 쓰키(荒城の月"

샛솔 2005. 3. 16. 09:10

황성의 달 (荒城の月)


5~6년전 늦가을 필자는 후꾸오카에서 열린 한 국제 학술 컨퍼런스에 참석한 일이 있다.  컨퍼런스 중간에 후꾸오카에서 버스로 한 시간 반 가량 가는 온천 리조트에서 하루밤을 자면서 갖는 리셉션에 참가하였다.  참가자의 80 퍼센트는 일본인이었고 한국에서도 한 10 여명이 참가하였다. 만찬후 여흥으로 가라오케가 단상에 등장하고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노래를 불렀다.  마침 우리 일행 중에는 노래를 잘 부르는 C대의 P교수가 있어서 가라오케 노래 리스트에 오른 한국 가요를 앵콜을 받아 가며 여러 곡을 불렀다.  대부분 조용필의 노래였는데 스크린에는 물론 일어가사가 나왔는데도 대강 기억하는 한국말 가사로 불렀다. 
그런데  일본의 T대에서 온 S교수가 지명되어 단상에 올랐는데 가라오케 리스트에도 없는 "고조 노 쓰키(荒城の月)" 를 반주 없이 불렀다.   그는 60 에 가까운 연장자였다.  그는 노래를 시작하기전에 대부분이 40대 밑인 참가자들에게   자기가 부르는 노래는 참가자 대부분은 잘 모를 것이라면서 그러나 자신이 학생시절에는 누구나 다 아는 일본의 명곡이라는 멘트를 곁드렸다.

필자는 옛날 일제시대에 발간된 일본판 세계명곡 100선이라는 책을 갖고 있었는데 대부분 우리가 잘 아는 외국 가곡들이 실려 있었다. 여기에  유일하게 오른 일본곡이 "고조노 쓰키" 였다.  필자는 이 노래를 언제 배웠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매우 좋아 했고 젊었을 때에는 혼자 흥얼거리기도 한 노래였다.  그 노래를 S교수로부터 듣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고조노쓰키는 스물세살에 요절한 일본의 악성 다끼 렌타로(瀧 廉太郎)의 대표곡이다. 

필자가 60년대 미국 유학시절 학교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영역 일본 명시집(The Poetry of Living Japan - Dover (1957)) 하나를 샀는데 거기에  쓰찌이 반스이(土井晩翠)시인의 이 "고조는 쓰키"가 영역되어 실려 있었다.  세계 명곡집에 실린 만한 곡이요,  일본을  대표하는 근대시모음 (약 50수) 영역본에 오를 만한 노래말의 가곡이라면  가히 일본을 대표하는 노래라 할 수 있으련만 일본의 젊은이들은 이 노래를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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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찌이 시인의 묘는 아래 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www.hakaishi.jp/tomb/01-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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荒城の月

土井晩翠(1871-1952) 作詞
瀧 廉太郎(1879-1903) 作曲


春高樓の 花の宴
巡る盃 かげさして
千代の松が技 わけ出でし
昔の光 いまいずこ


秋陣營の 霜の色
鳴きゆく雁の 數見せて
植うる劍に 照りそいし
昔の光 いまいずこ


いま荒城の 夜半の月
替らぬ光 誰がためぞ
垣に?るは ただ葛
松に歌うは ただ嵐


天上影は 替らねど
榮枯は移る 世の姿
寫さんとてか 今もなお
鳴呼荒城の 夜半の月

はるこうろうの はなのえん
めぐるさかずき かげさして
ちよのまつがえ わけいでし
むかしのひかり いまいずこ

あきじんえいの しものいろ
なきゆくかりの かずみせて
ううるつるぎに てりそいし
むかしのひかり いまいずこ

いまこうじょうの よわのつき
かわらぬひかり たがためぞ
かきにのこるは ただかずら
まつにうたうは ただあらし

てんじょうかげは かわらねど
えいこはうつる よのすがた
うつさんとてか いまもなお
ああこうじょうの よわのつき


The moon on the Ruiend Castle

Bansui Tsuchii

When in spring they viewed the blossoms from the turret,
   Wine-cups passed round, reflecting the moonbeams
      That gleamed through the boughs of the ancient pines ---
         Where are they now, those beams?

When in autumn the frost lay white on the camp
   And one by one the crying geese were counted in flight,
      Bright upon rows of drawn swords the light was seen------
         Where are they now, those beams?

And now upon the ruined castle the moon of midnight----
   For whose sake shines the moon as bright as ever?
      Only the ivy still entwines the walls,
         Above the pines the raging winds alone singing….

That heavenly radiance has remained unchanged;
   Only on earth are vicissitudes suffered----
      Is it to lighten them, that now
         Aha, the midnight moon shines bright on the ruined castle?

 

 

 

지난 겨울(2006 Jan-Feb) San Dimas 에 여행중에 이 노래를 한글로 번역해 보았습니다.


 

황성(荒城)의 달

 

봄엔 고루(高樓)의 꽃놀이 잔치
돌아가는 술잔에 달빛 비췄네.
천년 묵은 노송새로  달빛 비췄네.
그 옛날 그 빛은 어디로 갔나.


 

가을 진영(陣營)에 내린 서릿발
울며 가는 기러기 세어 보았네.
늘어선 칼날에도 달빛 비췄네.
그 옛날 그 빛은 어디로 갔나.


 

오늘 황성(荒城) 비추는 한밤의 달빛
그 누굴 위하여 저리도 밝나.
변하지 않은건 담장 넝쿨과
노송새로 지나는 세찬 바람뿐.


 

천상(天上)의 그림은 변함 없건만
지상의 영고(榮枯)는 돌고 도누나.
속절없는 세상을 비춰 주려고
아아 황성(荒城)  달빛은 저리도 밝나.


 



< 출처 : http://www.ko-jo.com/cd_downloa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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