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그믐쯤엔 항상 글을 썼다. 그래서 작년(2019) 그믐엔 무슨 글을 썼나 했더니 "동북아의 미래 - 꿈을 꾸어 본다."였다. 아마도 작년의 가장 큰 이슈는 한일 역사논쟁에서 유발한 한일 무역 갈등이었기 때문에 동북아의 평화를 염원하며 쓴 글일 것이다.
올해는 뭐니 뭐니 해도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 19 사태이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2월 말에서 3월 초에 터진 신천지 사태는 무서운 위기감으로 다가왔었다. 다행히 그 사태는 세계가 주목하는 K 방역으로 종결하여 한국을 전 세계에 그 이름을 떨치는 계기로 만들었다. 나쁜 결과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그 신천지 사태를 "저리가라" 할 만한 코로나 사태가 또다시 발생했다. 하루 천명 안팎의 새 확진자가 나오는 사태가 3주 넘게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번 사태도 새해 정월달에 정점을 찍고 극복하리라고 낙관하고 있다.
코로나 19 와중에 총선도 치루었고 수능도 치렀다. 다행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이슈는 디젤자동차 현대 맥스크루즈를 처분하고 오토파일럿이 있는 전기차 테슬라 모델 S를 산 것이다.
그러나 요즘 거의 쓰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며느리가 몇 번 끌고 나간 것 이외에는 차고에 그냥 서 있다. 요즘 같은 때 여행은 말할 것도 없고 1주일에 한 번은 가던 양재동 이마트 쇼핑도 안 간다. 전기차라 배터리 방전 걱정이 없다. 움직이지 않으면 하루에 1%씩 배터리가 소진한다. 자동차 안의 컴퓨터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60% 때로 떨어지면 충전기를 꼽아 놓으면 심야전기로 충전을 해 주니 정말 편하다.
2020년은 내 면허가 만료되고 갱신해야 하는 해라 그 때를 기다려 자율주행차를 사려고 벼르고 있던 터였다. 내 계획대로 자율주행에 가장 앞 선 테슬라를 구매한 것이다. 내 운전면허는 1년 자동 연장되었다. (모든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갱신기간이 1년 연장)
코로나 19가 아니였다면 얼마 전에 "시뮬레이션(테슬라로 제주도 여행 계획)"을 한 제주도 겨울나기 나들이를 했을지 모르지만 코로나 19가 지금 극성을 부르고 있으니 이런 여행은 꿈도 못 꾼다.
또 하나 큰 변화는 경량화 브롬턴을 처분하고 삼천리 마이크로 팬텀 접이식 전기자전거를 산 것이다.
스탠드가 있어 세우기 쉽다.
아내의 것을 사가지고 창고에 들여놓던 날 아내가 발가락을 다쳐 깁스를 한 3주 하는 바람에 시승도 못했다. 그리고는 코로나 19가 폭발했고 날씨는 자전거를 타기 나쁜 계절로 접어들었다.
날씨가 따뜻하면 공기질이 최악으로 치닫고 공기가 좋으면 날씨는 너무 춥다. 더욱이 요즘은 코로나19로 나 다니기도 무섭다. 우리야 말로 코로나 19의 최 취약계층이니 걸렸다 하면 사망확률이 20~30%이니 조심하는 것이 최고의 방어다.
워킹 패드는 정말 잘 샀다. 매일 4 킬로 넘게 걷고 유튜브의 동영상을 보면서 스트레칭을 한다.
답답은 하지만 그렇게 겨울을 나고 2월이면 백신도 맞을 수 있다니 기다리고 있다. 다만 파이저나 모더나는 피해야 한다. 난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체질이라 그 백신을 맞을 수 없다.
2020년 12월 13일 서울에는 첫 눈이 내렸다. 내 서재에서 내다 본 옥상 데크에 얇게 깔린 2020 섣달에 내린 서설
새해에는 코로나 19도 잡고 다시 활발한 행동을 할 수 있는 활기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정치는 산업혁명이 일어난 19세기 초반의 제도에서 별로 진화한 것이 없는데 사회는 이미 제2기계시대에서 제3 기계시대 AI-Robot 시대로 진입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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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는 민주주의는 소멸된다. 왜냐하면 넘쳐나는 데이터를 정당이나 의회가 처리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in the twenty-first century, democracy might decline and even disappear. As both the volume and speed of data increase, venerable institutions like elections, political parties and parliaments might become obsolete – not because they are unethical, but because they can’t process data efficiently enough.
Harari, Yuval Noah (2017-02-21). Homo Deus: A Brief History of Tomorrow (p. 373). HarperCollins. Kindle Edition.
그러니까 시시껄렁한 것 가지고 난리를 쳐 봤자 그걸로 끝난다.세상은 그런 권력 다툼과 관계없이 진화한다.
지금 기득권을 가진 자들중에서 가장 난리를 치는 자들이 고시를 봐서 사법부의 판사나 검찰청의 검사가 된 법조인 집단이다. 그러나 이들도 앞으로는 별 쓸모 없는 직업군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6법 전서나 달달 외워서 법조인이 되었다 해도 기술 사회는 이들이 뭘 판단할 만큼 단순하지 않고 결국은 AI가 대치할 것이다.
의사도 마찬가지다.대부분의 의사는 AI로 대치될 가능성이 많다. 원격 진료가 일상화 된다. 그리고 진단도 사람 보단 AI 가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약도 AI가 더 정확하게 처방하게 될 것이다.
Government public servants such as police could be replaced by automation within 15 years. A police robot responds to a dangerous criminal incident in this still from the 2015 film Chappie, written and directed by Neill Blomkamp. (Handout) 15년안에 경찰도 로보캅으로 대치된다. 2015년 영화 "Chappie" 중에서
삼성이 잘 나가니 재벌이 없어질 것 같지 않지만 2000 년 경영 컨설턴트 Tom Peters 가 미래에 없어질 직업군에서 CEO를 들었다.
2000년 5월 22일 자 타임지는 세계적 경영 컨설턴트 Tom Peters 의 예언을 실었다. 21세기에 없어질 직업군 중 CEO를 꼽았다.
21세기와 같이 급변하는 시대에 top down 방식은 너무 늦어 생존할 수 없다고 봤다.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수직구조로 CEO가 최종 결재를 해야 하는 경영 시스템은 그 변화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망하고 만다는 것이다.
엔드루 맥아피와 에릭 브린욜프슨의 "머신, 프랫폼 크라우드"에서도 요즘 큰 회사의 수명은 1960년대의 60년에서 최근의 20년대로 줄어 들었다고 썼다.
Technological progress tests firms. Indeed, the average life span of the most valuable US companies, those listed in the S&P 500, has fallen from about sixty years in 1960 to less than twenty years today.
McAfee, Andrew; Brynjolfsson, Erik. Machine, Platform, Crowd: Harnessing Our Digital Future (p. 330). W. W. Norton & Company. Kindle Edition.
미국의 대기업이 망하는 것만 아니다. 일본의 대기업들이 속속 쇠락하는 것을 보면 재벌기업들이 몰락하는 그림이 보인다.
미국 UW의 박사과정에 있을 때였다. 왠지 모르게 귀에 염증이 생겨 학교 infirmary(보건소)에 갔다. 진단을 한 의사는 나에게 페니실린을 사용한 일이 있느냐는 질문을 했다. 난 미국에 오기전에 무슨 일 때문이지 동네 병원에서 페니실린을 맞은 일이 있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하얀 우윳빛 같은 액체인데 꽤 큰 병에 담겼던 같은데 상당한 분량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전에 주사를 맞은 일이 있다고 하자 페니실린을 처방해 주고 infirmary 부속 약국에서 사서 먹고 곧바로 가지 말고 한 시간 infirmary에 머물다 가라고 했다. 이상이 있으면 자기에게 다시 오라고 한다.
난 약국에서 페니실린 정제를 사서 한 알 먹고 복도로 나오는데 몸의 상태가 이상하였다. 그래서 나를 진료한 의사에게 갔는데 머리에 별이 몇 개가 보이고 의식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난 내가 죽는구나 하고 직감했다. 죽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의식을 잃고 말았다.
결혼하고 4,5년 되었고 박사논문 준비 중이던 때였으니 아마도 1965년이나 66년이었다. 아내 생각보도는 아 이 대로 죽으면 내 논문은 어떻게 되나 가 마지막 떠 오른 생각이었다.
나중이 알고 보니 아마도 토했던 것 같다. 그리고 페니실린 잔류분을 제거하기 위해 위 세척까지 했다고 들었다.
그리고는 의식이 돼살아났을 땐 병실 침대에 누워 있었다. 간호사가 한 시간이면 들어와 내 혈압을 재고 갔다.
페니실린을 복용한 것은 낮 2시경이었는데 밤 12시에도 간호사가 혈압을 재러 왔다. 매우 심각한 얼굴이었다.
난 아무것도 모른 채 밤을 지내다가 아침을 맞았다. 간호사 이야기가 내 혈압이 자꾸 떨어져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며 죽었다 살아온 사람을 대하듯 하였다. 전날 밤 자정이 고비였다고 한다.
사실 나는 죽기 직전까지 갔다 온 것이다.
3일 후 다시 infirmary를 찾았을 때 병원의 모든 사람들이 죽었다 생환한 사람 대하 듯 반겨 주었다. 그리고 온몸에 난 두드러기는 1주일간 계속되었다.
그리고 의사가 하는 말에 내 지갑이나 신분증 두는 곳에 페니실린 쇼크가 있다는 사실을 기록하여 넣고 다니라고 충고해 주었다. 그리고 어느 병원에 가던 제일 먼저 페니실린 쇼크가 있다는 사실을 내 의무기록에 적어 놓게 하라고 충고했다.
두 번째 경험은 몇 년 후 큰 아이를 낳고 나서다. 아직 돌이 되지 않은 아기가 무슨 일 었던지 소아과에 가서 진료를 받고 물약을 받아가지고 왔다. 아침저녁으로 한 술씩 떠 먹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무심히 애기가 약을 삼킬지 어떨지 몰라 맛이 어떤지 새끼손가락으로 스푼에 옮긴 물약을 찍어 맛을 봤다. 그러자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며 숨이 가빠지고 두근대기 시작했다. 페니실린 쇼크 생각이 났다. 아내가 즉시 소아과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약의 성분을 물어봤다. 페니실린이란다.
두드러기도 났다. 그래서 다시 알레르기 전문병원에 전화를 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어봤다.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고 한다.
그땐 더럭 겁이 났다. 결혼하고 아기까지 있는 몸인데 내가 이대로 죽으면 어떡하나 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mortal fear라는 말이 있다. 죽을지 모른다는 상황에서 느끼는 공포다. 혈압계가 집에 없으니 재어 볼 수도 없었다. 오히려 그 편이 더 나았을지 모른다. 자정이 넘어 내 알레르기 증상도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아과 의사도 알레르기 전문 의사도 우리 가족은 절대로 페니실린 처방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집에 페니실린을 들여놓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고 새로 가는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을 때 특히 항생제를 처방 받을 때에는 페니실린 쇼크 이야기를 꼭 한다.
그런 이상 반응, 아기에게 처방한 물약 아주 소량을 약손에 찍어 맛본 것으로 그런 이상 반응을 보이는 것이 바로 "아나필락시스"다.
이 번 파이저의 코로나 백신은 이런 아나필락시스의 경력이 있는 사람은 맞지 말라는 이야기다.
맞습니다. 저 처럼 경험한 사람은 알지만 대부분은 모릅니다. 그러니까 임상실험이 중요한 거지요. 수만명이 맞아도 10만명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이런 체질을 걸러 낼 수 없을 테니깐요. 파이저와 모더나는 백신 제조법이 처음 개발한 mRNA 를 사용하는 일종의 합성 담백질을 이용하는 방법이라른데 개발시간이 빠르기는 한데 그 위험성이 아직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재래식 방법의 백신이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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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좋은 글과 인사이트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 한해 코로나로 정말 다사다난한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새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다니엘님도 행복한 새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올 한해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경천님 댁도 행복한 새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비밀댓글입니다
감사합니다. ㅇㅅㅎ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기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