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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남산 타워 일요일이면 남산 국립극장부터 산책로를 따라 남산을 가로 질러 회현동으로 내려가는 길을 걷곤 한다. 그럴 때면 남산타워를 올려다 보며 한번 올라가 봐야하지 하고 벼르곤 했다. 타국의 도시에서 관광을 하다 보면 그런 명소에 잘 오르게 되는데 막상 내가 사는 서울의 명물인 남산 타워엔 올라가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언젠가 올라가 보리라... 기왕이면 그 꼭대기 레스토랑에서 저녁이라도 먹으면서 서울의 야경을 감상해 보리라 생각했다. 올 연초에 작은 아들의 결혼식 주례를 서 준 동료교수이자 관악산 등산친구인 L 명예교수에게 저녁 대접을 하겠다고 말만하고 미국여행을 떠나 버렸다. 귀국했을 땐 두달 넘게 허리를 못써 꼼짝 못했고 그러다 보니 차일 피일하게 되었고 또 미국여행을 떠났다. 차일 피일하게 된데..
서울대학교가 관악산으로 옮겨 온 후 정년퇴직할 때까지 사반세기 넘게 관악산에서 살았기 때문에 관악산은 내 몸에 배어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연구실 창밖으로는 관악산이 정상까지 보였고 낮은 안개구름이 정상의 흉물스런 인공구조물을 가려 줄 때에는 창밖 풍경은 한폭의 동양화였다. 점심 식사후엔 짧은 산책. 방과후엔 긴 등산, 여름이면 새벽 일찍 학교에 나와 강의가 시작하기 전에 정상까지 올라 갔다 올 때도 있었다. 가을엔 동료 교수를 이끌고 점심까지 싸가지고 이른바 8봉 능선을 가을 소풍 삼아 돌아 오기도 했다. 관악산의 구석구석을 뒤지고 다녀서 내가 모르는 소로는 거의 없었다. 어떤 때는 산을 넘어 사당역에 내려와 남부 순환도로를 따라 한티역 근방의 집에 까지 걸어 온 일도 있었다. 관악산을 좋아하..
서리풀공원과 몽마르뜨공원 어제는, 일요일이면 자주 걷던 남산 산책 대신 서리풀공원과 몽마르뜨공원을 탐사해 보기로 했다. 한번도 가 보지 않았던 곳이다. 2호선 방배역에서 공원 입구를 찾아 오르면 서리풀공원과 몽마르뜨공원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효령대군묘에서 오를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효령대군묘 청권사는 통행이 불가능했다. 방배동 길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다 대림아파트 재개발 건설구간이 끝나 한화아파트 올라가는 길을 따라가니 서래풀공원 등산로가 나왔다. 능선가까이 오르니 산책객이 많이 보였다. 길을 물으니 남쪽으로는 효령대군묘 청권사, 북쪽으로는 서래마을 가는 길이란다. 남쪽으로는 공사구간이라 통행로가 없고 1~200 미터가면 길이 끝난다고 친절히 가르쳐 줬다. 남쪽으로 조금 가니 작은 공터에 운동시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