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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도시 - 싱가포르 본문
운명의 도시 - 싱가포르
오늘은 아침부터 텔리비젼을 켜 놓고 싱가포르에서 진행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지켜 보는라고 시간을 보냈다. 한반도의 미래가 달린 회담이었기에 무엇보다 긴장과 기대감에 마음 졸이며 진행을 지켜봤다.
너무나 큰 성과를 미리 떠들어 댄 바람에 결과는 뭔가 허전할 정도로 앤티클라이막스였다. 포괄적인 합의 문서는 너무 포괄적이기 때문에 내용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하긴 침착하게 생각해 보면 항복선언문이 아닌 한 짧은 시간에 그 이상의 성과가 포함되리라고 기대했던 것은 논리적으로도 모순이다. 트럼프 특유의 큰소리로 무대를 장악하고 잔뜩 기대하는 관중을 휘어 잡은 후 막상 협상을 진행하다 보면 그 것이 얼마나 허황된 기대였던가를 알았을 것이다. 말도 안되는 협상결과를 단 숨에 손쉽게 손에 넣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비핵화 아니면 "선제공격"이라는 전쟁의 위협에서 평화 쪽을 택한 것 만으로도 우리는 감지덕지해야 한다.
결국 우리는 미국이라는 태평양세력의 종주국의 결정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우리가 그 정도의 결과를 얻은 것도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의 결과다.
대륙세력과 태평양세력의 지각판 한 간운데 살고 있는 우리의 운명이니 어쪄랴! (2018/03/05 - [이것저것/정치, 경제, 금융] - 한반도에 또 다시 전쟁이 날 것인가? )
싱가포르는 우리에겐 운명의 도시다.
내가 유치원에 갓 들어 가던 해 태평양 전쟁이 일어 났다.
1941년 12월 8일(7일 미국시간) 일본은 진주만을 기습공격하며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듬해 1942년 2월 12-13일 치열한 전투끝에 싱가포르를 함락시켰다.
"싱가포르 캉라크(함락)" 이라는 다이헤이요 핫뾰(대본영 발표)를 방송하며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던 그 때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왜 그 어린 나이에 이 사건이 기억에 남는가? 그것은 그 전과를 기념하기 위해서 일본의 어린이에게 고무 마리(공)을 하나씩 나눠 주었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나도 함께 신나 하면 일본의 승전보를 축하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태평양 전쟁은 나에게 그리고 한 민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비극의 씨앗을 심어 주었다. 이 태평양 전쟁은 일본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1945년 원자탄 두 방을 맞고 무조건 항복이라는 비극적 종말을 맞는다.
그 와중에 우리 민족에게는 뜻 하지 않는 한 반도 분단이라는 비극을 안겨 주게 된 것이다. ((2018/03/05 - [이것저것/정치, 경제, 금융] - 한반도에 또 다시 전쟁이 날 것인가? )
그리고 그 비극은 마침내 625전쟁을 초래했고 그 결과 남북은 세계사에 유래없는 70년의 적대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오늘 그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과정이 이 운명의 도시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것이다.
“싱가포르 함락”라는 사건으로 비롯한 한 반도의 비운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막을 내리려 한다.
나도 참 오래 살았다.
우리 민족의 비극이고 내 삶에도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은 이 전쟁의 끝을 나는 죽기 전에 보게 될 수 있을까?
(2010/06/25 - [이것저것/정치, 경제, 금융] - 전쟁이란 무엇인가 - 625 전쟁의 생존기)
유치원 입원기념
1941년(소화 16년) 4월 4일 찍은 사진이다.
지금부터 74년전이다.
그해 12월 8일 일본은 진주만을 공격하여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다.
그 전쟁으로 평탄했던 내 유년시절은 날아 가 버렸다.
출처: http://boris-satsol.tistory.com/1310?category=504735 [지구별에서-MyLifeStory]
싱가포르 함락(1942년)을 기념하며 일본 정부가 일본 어린이에게 하나씩 나눠 줬던
고무마리(공)
나는 이 공 때문에 아직도 “싱가포르 함락”이란 태평양 전쟁 초기의 일본의 전과를 기억하고 있다.
당시 전세계 천연 고무의 대부분을 생산했던 말레지아는 전략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제일 먼저 일본의 공격 목표가 되었다. 당시 말레지아의 일부 였던 싱가포르는 영국의 식민지였고 영국과 오스트랄리아 연합군이 방어하고 있었다.
제해권을 장악한 일본은 해상에서 상륙하여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함락시켰다.
일본 군벌들은 어린들까지 "베이에이 게키메츠"(미영 격멸)라는 구호를 외치게 하며 전쟁을 독려하는 세뇌작전을 펼쳤다.
싱가포르 함락(1942년)이후 76 년이 흘렀다.
그리고 오늘(2018년 6월 12일) 이 도시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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