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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의 꿈 - 한 반도의 미래 본문

일상, 단상/잡문

새 해의 꿈 - 한 반도의 미래

샛솔 2020. 1. 1. 08:16

새 해의 꿈  -   한 반도의 미래

나는 1960년 8월 22 일 일부변경선을 넘었다.    내가 탄 항공기는 제트기였지만 태평양을 직접 건널 수 없어 알래스카에서 급유를 했다.   아내도 그 해 12월 에 일부변경선을 넘었지만 타고 온 항공기는 프로펠러 항공기였다.

 

일부변경선 클럽 회원증

 

그 때만 해도 일부변경선을 넘는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일부변경선 통과인 클럽" 같은 것이 있었다.   그래서 일부변경선을 넘은 나에게  "일부변경선 클럽회원증"을 만들어 보내 주었다.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었다.  


 

내가 제트 항공기 유학생 1세대인 셈이다. 

 

그 땐 서울대학교도 별로 미국에 알려 지지 않아서 내 졸업장을 가지고 미국의 괜찮은 대학 대학원 물리학과에서 조교직 즉 TA(Teaching Assistantship)을 받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작은 주의 주립대한 같은 곳에 가서 실력을 인정 받고 좋은 대학으로 옮기는 전략들을 썼다.   

 

나도 여기 저기 원서를 냈는데 그 중에서는 남부의 대학에서 제일 먼저 TA를 주겠다는 통지를 받았다.   그 대학은 South Carolina 주립 대학으로 그 주의 한 도시에서 남북전쟁 총성이 처음으로 울렸었다. 

 

그 당시 남부는 아직도 인종 분리주의 제도가 시행되던 시기였다. 원서를 낼 때에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그 당시 남부로 유학하는 한국유학생의 고민중의 하나는 인종분리주의 제도를 시행하는 주(states)에서 황인종은 백인에 속하나 유색인종에 속하나 하는 점이었다.

 

이마 미국공보원이나 어디엔가 문의했었을 것이다.   

 

 

대합실 유색인종 분리 표지판, 황인종은 유색인종인가 백인인가?

 

 

미국측의 대답은 그랬던 것 같다.   colored(유색인종) 는 지역 주민중에서 흑인(negro)을 지칭하는 은유적 표현 (negro 는 모멸적 표현)이니 황인종은 거기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 같았다.  

 

아무리 그렇다 하여도  "colored" 의 자전적 의미는 유색인종이고 황인종도 유색인종이 맞는데 과연 버스를 탈때 백인석인 앞자리에 떳떳하게 앉을  수 있을까?   조금 찝찝하였다.  물론 Seattle의 UW 에서도 TA 를 준다고 해서 South Carolina 에 갈 일이 없었고 그 이후에도 미국 남부에는  여행도 한 일이 없다.

 

그리고 3년 후 그 유명한 마틴 루터 킹목사의 비 폭력 민권운동이 일어나 많은 백인도 동참하여 미국의 남부의 흑백 분리주의를 폐지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킹 목사의 "내게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이 있던 날이 August 28, 1963 이다.  

 

***************************** 전략 **************************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 나라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이고, 그 진정한 의미를 신조로 살아가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언젠가는 조지아의 붉은 언덕 위에 예전에 노예였던 부모의 자식과 그 노예의 주인이었던 부모의 자식들이 형제애의 식탁에 함께 둘러앉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언젠가는 불의와 억압의 열기에 신음하던 저 황폐한 미시시피 주가 자유와 평등의 오아시스가 될 것이라는 꿈입니다.

나의 네 자녀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그런 나라에 살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 후략******************************

 

그리고 반세기가 흐른 2009 년 미국에는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반세기는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내가 산 시간의 일부이기도  하다.  난 내 귀로 미틴 킹목사의 민권운동 뉴스도 들었고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서약하는 장면도 뉴스로 본 사람이다.  인종 분리주의가 횡행하던 시절 미국에 갔고 오바바 대통령이 취임하는 장면을 뉴스로 본 사람이다.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 놓는 것은 나도 꿈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 꿈은 내 생전에 볼 수 없을 지 모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것을 이 글의 독자에게 믿게 해 주고 싶어서다.    

 

한일 무역 전쟁이 일어 나면서 나는 나대로 동북아의 미래에 대해서 다시 많은 생각을 하였고 아마존과 교보문고 전자책코너에서 여러 책을 사서 읽었다.    인터넷 문서도 많이 찾아 읽었다.

 

한 반도에 항구적 평화가 올까?   아니 동아시아에 평화가 올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읽고 생각하고 꿈을 꾸어 본 것이다.

 

그러나 그 꿈이 역사 진행의 순 방향이라면 그 꿈은 이루어 진다.   마틴 루터 킹 목사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역사는 순 방향으로 진행한다"고.   그래서 킹 목사의 꿈은 반세기 후에 이루어 진 것이다.

 

내가 책을 사서 읽고 인터넷 문헌을 뒤져서 연구해 봤지만 모든 사람들은 다 다른 이야기들을 한다.  물론 미래를 예측하거나 전망한 사람은 별로 없다.    

 

작년에 읽은 책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책은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대변동"이란 책이다.   국가의 대변동 또는 위기에 처했을 때 국가가 대처한 사례를 개인의 위기에 대처하는 심리와 비유한 "역사서"다.     

 

처음엔 영문 원서로 읽었고 이어 출판된 한글 번역서도 샀다.   현대의 "폴리매쓰(polymath)"라고 불리는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최신 저서다. 

 

오늘 우리 나라가 처한 시대상황은 가히 "대변동"의 시대다.    잘 극복하면 무한한 기회다.   한 반도에 평화만 정착된다면 우리에게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역동적인 미래가 펼쳐진다.     꿈 같은 이야기 이지만 꿈을 꾸어 본다.   

 

꿈은 꾸어야 이루어 진다. 

 

 

국가의 대변동을 개인의 위기 극복에 비유하여 7 나라의 근, 현대사의 예를 들어 풀어 나간 책

 

 

"Upheaval"의 한국어 판 ebook 으로도 나왔다.

 

일 독을 권한다. 

 

새 해 아침에.

 

PS

 

이 글을 올리고 나서 문득 내 옥탑 서재에서 옥상을 내다 보니 서설이 내리기 시작했다. 

 

 

옥탑 서재에서 내다 본 옥상 마루에 깔리기 시작한 새해 첫 날 서설 ...  희망의 전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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