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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단상/잡문

희대의 가짜 뉴스 이야기

샛솔 2019. 9. 10. 11:19

희대의 가짜 뉴스 이야기

 

광란의 한달이 갔다.  귀국한지 며칠 지났지만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나이 탓인지 시차 적응도 전 보다 시간이 걸리고 가짜 뉴스의 광란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도 없었다.   

 

어제로 일단 그 종말을 맞았다.   아직도 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돌아 가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환원주의 시각에서 보면 화를 낼 것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종교의 종말"을 쓴 Sam Harris 의 명언을 되 새겨 보자.

 

허리케인 "카타리나"가 일으킨 재앙과 9/11 이 일으킨 재앙은 비슷한 규모인데 두 재앙에 대한 미국인의 반응은 엄청히 다르다.    카타리나의 재앙에 대해서 그 누구도 기후와의 전쟁을 선포하자고 제안하지도 않았고 단지 복구에 최선을 다 할 것만 강조했다.   그런데 9/11 에 대해서는 "테러와의 전쟁" 을 선포하면서 복수의 "광란"으로 몰고 갔다.  그 결과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고 다쳤는가 묻는다.   "증오"는 "독"이다라고 말한다.  개인을 망가트리고 사회를 망친다.  

(“Compare the response to Hurricane Katrina,” Harris suggested, with “the response to the 9/11 act of terrorism.” For many Americans, the men who hijacked those planes are the embodiment of criminals who freely choose to do evil. But if we give up our notion of free will, then their behavior must be viewed like any other natural phenomenon—and this, Harris believes, would make us much more rational in our response.

Although the scale of the two catastrophes was similar, the reactions were wildly different. Nobody was striving to exact revenge on tropical storms or declare a War on Weather, so responses to Katrina could simply focus on rebuilding and preventing future disasters. The response to 9/11, Harris argues, was clouded by outrage and the desire for vengeance, and has led to the unnecessary loss of countless more lives. Harris is not saying that we shouldn’t have reacted at all to 9/11, only that a coolheaded response would have looked very different and likely been much less wasteful. “Hatred is toxic,” he told me, “and can destabilize individual lives and whole societies. Losing belief in free will undercuts the rationale for ever hating anyone.”)

 

지난 한 달의 광분은 바로 나를 포함한 개개인에게 고통과 심리적 불안감을 주었고 사회는 반 쪽이 나는 분열을 가져 왔다.   역사는 자연 현상이라는 환원주의 시각에서 본다면 이런 광분은 그야말로 무의미한 낭비였다.  

 

뭔가가 잘 못 되었다면 이성으로 돌아와 합리적 해결책을 머리를 맞 대고 짜면 되는 것이다.   누구를 미워하고 공격하고 광분해서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는 것이다.   허리케인이 또 오면 어떻게 피해를 줄일 수 있는가를 머리를 맞 대고 연구하고 방안을 짜는 것이다. 

 

이성으로 돌아오라고 나는 외친다. 

 

광란에 휩싸였던내 블로그의 독자를 위해 희대의 가짜 뉴스를 하나 소개하고  끝 맺으려 한다.  내가 전에 어쩔 수 없이 ET 이야기를 쓰게 된 이야기를 올린 일이 있다. 

 

 

 

경향잡지에 실렸던 내 ET 이야기

 

 

이 글은 원래 실렸던 것 보다 훨씬 축약된 버전이다.  원 버전은 엑스포 책자로 나왔고 그책자는 사라졌다.  나도 원고가 없으니 여기서 재현할 수 없다. 

 

그 때 내가 썼던 가짜 뉴스 이야기를 대강 더듬어 아래에 소개한다.

 

지금 부터 184년 전인 1835년 8월 21일 뉴욕에서 발간하는 "The Sun" 이라는 신문에 대대적인 광고가 실렸다.  달에 생명체가 발견되었고 그 일부는 문명을 건설했다는 기사가 곧 실릴 것이란 광고였다. 

 

그리고 6 편의 연속 기사가 올라 왔는데 당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문학자  존 허쉘 경(Sir John Herschel)이  최첨단 원리를 이용하여 어마무시한 망원경 (an immense telescope of an entirely new principle) 을 제작하여 달을 관측한 결과 달에는 박쥐 비슷한 날개를 단 사람  모양의 생명체가 관측되었으며 그 외에도 지구상의 생물 비슷한 생명체가 여러 종류 관측되었다는 기사였다.   

 

그리고 마지막 편에는 그 망원경은 잘못하여 태양광이 들어와 망원경 안의 초첨에 고열을 발생시켜 폭발하여 천문대가 모두 소실되어  더 이상 관측을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 기사로 뉴욕의 "The Sun" 지의 구독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그 기사는 뉴욕뿐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 나갔다는 것이다.     

 

자기 이름이 도용된 영국의 천문학자 허쉘경이 이 소식을 들은 것은 한 참 뒤였다.     너무나 황당한 이야기에 처음엔 그저 장난이려니 하고 웃어 넘기려 했으나 그 사실을 확인하려는 전 세계 기자들과 방문객이 쇄도하는 바람에 그 기사는 사실이 아니며 가짜 뉴스라고 "The Sun" 지에 정정기사를 내 주기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The Sun" 지도 결국 그 기사가 가짜 뉴스라고 정정하였지만 그 가짜 뉴스는 그 냥 퍼져 나갔다.   그 뿐 아니라 그 가짜뉴스에 더하여 또 다른 신문이나 잡지가 달에 외계인이 산다는 가짜 뉴스를 또 지어 퍼뜨리는 바람에 이 가짜 뉴스는 한 동안 잠잠해 지지 않았다 한다.

 

사람은 자기가 믿고 싶은 가짜 뉴스는 그냥 믿는 것이다.   달에 대한 이 환상적인 가짜 뉴스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믿고 싶은 로맨틱 환타지가 되어 퍼지고 그 것이 돈 벌이가 된다는 사실을 안 저질 신문이나 잡지는 계속 가짜 뉴스를 지어 퍼뜨렸던 것이다. 

 

 

달 위에 산다는 ET

 

 

1835년 "The Sun" 지에 실렸던 달의 풍경

 

 

사람은 믿고 싶은 것은 가짜라도 믿는다.   그 것은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다는 것이다 . 

 

가짜 뉴스를 믿는 것은 좋다.  어차피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고 뇌의 구조가 그렇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가짜 뉴스를 믿고 미움(hatred) 을 키우지는 말라.

 

“Hatred is toxic,” he(Sam Harris) told me, “and can destabilize individual lives and whole societies."

 

Sam Harris의 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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