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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의 한반도 - 625 전쟁 70주년에 부쳐 본문
전환기의 한반도 - 625 전쟁 70주년에 부쳐
85년을 살면서 요즘과 같이 아슬아슬한 한 반도의 미래를 경험한 일은 625 전쟁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서 태어나 해방 1년 전 귀국 일본 패망의 마지막을 요슈고꾸민각코(양주국민학교)에서 보내며 4학년에 올라가던 해에 해방을 맞았다.
미소공동위원회, 신탁, 반탁 등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난리를 칠 때에는 나는 어렸기 때문에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인식은 먼 미래의 일 같이 느껴졌었고 급기야 남북이 따로따로 정부를 수립하는 바람에 분단이 고착화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38선은 그렇게 엄중한 경계선이 아니었고 38선 근방은 그래도 사람들이 넘나들었다. 분단 정부가 들어선 다음 38선은 크고 작은 전투의 현장이 되었다. 이승만 정부는 쥐뿔도 없으면서 북진 통일을 외쳐댔고 육사를 갖 졸업하고 임관되었던 친척형 하나는 옹진 전투에서 전사했다. 그건 625전 이야기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 625 전쟁이 터졌다.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터졌을 때 난 아직 15번째 생일을 맞기 전이었지만 나는 거의 혼자 떠돌이로 살다시피 했다. 그때에 겪은 전쟁의 아픔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전쟁이란 무엇인가 - 625 전쟁 생존기)
전쟁 이후 38선 대신 휴전선으로 남북은 갈라지고 치열한 대치국면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몇 번의 평화의 분위기가 찾아왔지만 정권이 바뀌고 다시 도로아미 타불이 되곤 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은 가장 "아름다운"은 화해의 기대와 희망이 컸지만 며칠 전 북측이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바람에 또다시 찬 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겨울로 돌아왔다.
어떻게 될 것인가?
남북의 회해 무드는 한 동안 계속 된 서리를 맞을 것이다.
그 누구도 한반도의 미래를 점칠 수 없다.
며칠 전 Doug Bandow 가 쓴 National-Interest라는 미국 보수 Think-Tank 매체에 실린
"김정은 없는 북한은 살아남을 수 있는가?(Could North Korea Survive Without Kim Jong-Un?)"라는 논설을 읽었다.
거기의 서두에서 그랬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그 말이 가장 잘 맞는 대상이야 말로 북한이란 나라보다 더 한 곳은 없다.
The future is uncertain, and nowhere is that truer than regarding North Korea.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무리 역사는 흐르는 것이고 환원주의 시각으로 역사를 본다고 그냥 하나의 자연현상이려니 하고 보려 해도 감정 이입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 변화는 온다고 확신하다. 한국이 분단된 지 75년째다. 내일이면 625 전쟁이 난지 70주년이 온다. 아무리 긴 역사라 해도 70년이면 거의 한 세기의 대부분이다. 그러기 때문에 변화는 올 것이다.
다시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북한은 말로는 "서울 불바다"를 툭하면 내뱉지만 그들이 전쟁을 일으키면 그들은 바로 멸망할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미국도 전쟁을 일으키지 못한다. Bolton과 같은 자들이 미국에 있긴 해도 극소수이고 막상 그런 자들이 책임 있는 자리에 앉으면 함부로 전쟁을 시작할 수 없다.
미국의 전쟁 상인들이 그들의 무기를 팔아먹고 싶어도 한반도에 전쟁을 일으켜 무기를 팔아먹지는 못한다. 동북아는 아프간이나 이란과 다르다. 미국의 안보가 걸려 있기 때문에 긴장을 조성하는 정도에서 끝내지 열전으로 확대시키지는 못한다.
그들은 무기를 팔아먹는 것이 중요하지 전쟁을 해서 끝장을 내서 더 이상 무기를 팔 고객을 잃는 어리석은 짓은 안 한다. 이제까지의 전략이 그랬던 것이다. 긴장만 조성하고 전쟁을 곧 할 것 같은 공포를 퍼뜨리고 미군을 주둔시키고 미국과 그 가신 국가들의 방위비 예산을 끌어올리는 방법이 훨씬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에도 차츰 신고립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트럼프도 "신고립주의자"라고 봐야 한다.
그는 이미 "미국에서 먼 변방"에서 일어나는 분쟁에 끼어들어 세계 경찰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스스로 미국은 세계 경찰 역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 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은 쇠락하는 나라라는 사실을 만방에 들어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주저앉은 미국의 국격)
미국이 신고립주의로 돌아가고 다은은 북한이다. 북한은 변화한다.
북한이 여전히 지금과 같은 상태로 전 근대적 왕조와 같은 우스꽝스러운 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백두혈통"이니 "최고 존엄"이니 하는 체재로는 세계무대에서 정상국가로 대접받지 못한다.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다. 이상한 나라 나쁘게 말하면 불량국가(rogue state) 대접밖에 못 받는다. 탈북단체가 전단 좀 뿌렸다고 남북 공동사무소 건물을 폭파하는 따위의 행동에 대해서 누가 세계의 노말(normal) 국가로 보겠는가?
김정은이 사라져도 국가로 생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백두혈통 고집하면서 김일성 핏줄이라고 "김여정"을 내세우는 웃기는 여왕 시스템으로는 세계 노말 국가로 생존할 수 없다.
도대체 고작 서른 안팎의 김정은의 만년필이나 챙기던 미혼의 여동생을 최고 존엄으로 내 세울 생각으로 그 우숫광스런 폭파를 지시하고 군부를 통제한다 하나? 난 불가능하다고 본다. 결국 북한 체재는 바뀔 것이다.
그런데 가장 걱정되는 것은 북한의 붕괴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이것은 북한의 카오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 모두의 카오스로 몰린다. 어떤 방법으로 북한이 변화할지 그 누구도 점칠 수 없다. 다만 그 변화는 서서히 연착륙해야 하는 것만은 필수사항이다.
한 마디로 북한은 답이 없는 문제다.
누구나 북한 문제는 풀어야 할 현대 세계사의 과제라는 데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방법을 물으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건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이 이런 문제아적 상태에 이르게 한 데에는 미국의 과오도 많이 있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Doug Bandon은 위의 기사에서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를 하나를 제시했다. 많은 가능성과 선택지를 검토하고 (가능성은 있지만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이고 건너 뛰고) 내놓은 답안지다. Bandon 자신도 이 해법이 최선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무 일도 않고 현상유지(staus quo) 보다는 차선책이라 주장한다.
Here's What You Need To Remember: The future is uncertain, and nowhere is that truer than regarding North Korea.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should explore creative alternatives to a hostile North Korea with a growing nuclear arsenal. Chinese domination of the peninsula’s north is one such alternative, a second best far superior to the status quo.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북한을 중국의 영향 하에서 중국화(체제는 공산주의, 경제는 자본주의)하고 중국의 핵 보호를 받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북한이 중국의 안보보장아래 핵을 포기하면 미국은 북한에 종전선언을 하고 정식으로 국가로 인정하고 남북의 경제협력으로 북한의 경제를 일으켜 세운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남북이 통일을 한다 해도 통일된 한국에서 미군은 철수하고 한반도는 중국을 포위하는 미국의 전략요충지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중국에 주는 것이다.
이것은 Filandization이다. 즉 통일 한반도는 정치적이나 경제적이나 이념적으로는 미국과 한 블록이 되지만 군사적이나 외교적으로는 미중 한가운데의 중립을 표방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의 안전(필요하다면 핵을 포함한)은 통일 한국의 독자적 방위력으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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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ease China’s concerns the United States should indicate that if the Koreas reunited, then American forces would go home. Washington would not seek to use Beijing’s forbearance against the PRC. If China accepted a reunited Korea, then the latter would not become a base for American military operations.
Seoul could reinforce that message by pledging military neutrality. (Robert Kelly of Pusan National University terms it “Finlandization,” after Finland’s careful policy vis-à-is the Soviet Union during the Cold War.) The ROK would trade with everyone, including China, Japan and America; the many personal and cultural ties between the South and United States would remain. But South Korea would be an independent military actor, rather than act as a tool of American foreign policy.
This is the best, indeed, perhaps “only way,” as the Carnegie Endowment’s Michael D. Swaine put it, “to clear the path for China to exert is full influence against its neighbor.” That would mean threatening North Korea with economic isolation to back a U.S. proposal for security guarantees, economic development and political integration in return for denuclearization. This would be the ultimate deal by a president who prides himself on his dealmaking ability. He should put it to the test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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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g Bandow는 Cato Institute의 선임연구원이고 이 연구소는 미국의 신고립주의를 주장해 온 보수 think tank 다.
이 기사에 나오는 학자들은 한국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 학자들이고 내가 이미 이들의 책을 사서 읽기도 했다.
"Upheaval"의 한국어 판 ebook으로도 나왔다.
출처: https://boris-satsol.tistory.com/1807 [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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