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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데킨트의 절단 - 일본문학과 수학, 그리고 물리학 본문
내 블로그의 구독자중에서 "데데킨트의 절단"이란 말을 들어 본 사람은 아주 극소수일 것이다.
나도 지금 그 이름만 기억에 남아 있을 뿐 그 구체적 내용은 기억에 남지 않았다. 막연하게 실수(real number)에 대해서 배울 때 나온 정리라고 기억의 아주 깊은 곳에 남아 있을 뿐이다.
내가 왜 이 이야기를 꺼냈느냐 하면 얼마전 "아베"에 대해 글을 썼을 때 군국주의를 잘 묘사한 "순정 반짝"이란 일본 NHK의 소설 드라마 이야기를 한 일이 있다. 그 때 그 드라마의 원작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드라마를 다시 찾을 수 없어 그 드라마의 원작 소설
일드 "순정반짝"의 오리지널 소설책 표지
이야기를 하면서 이 책을 주문했다고 썼다. 이 책을 사서 보니 일본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郎)상" 수상작이다.
그 책이 온 지는 상당히 오래 되었지만 종이책이라 선뜻 읽기 시작을 못하고 있다. 읽으려면 언젠가 책을 잘라서 ebook 을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까지 해서 읽을 것인가 망서려 진다.
그런데 그 책을 훑어 보다 "해석개론"이란 책 이름이 나온다. 난 이 책에 대해서 블로그 포스팅 까지 했다.
아아 그리운 "해석개론"
그런데 저자 츠시마 유코의 "히노야마 사루끼"란 책에 이 해석개론(해석개론)이란 책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도 짧게 나오는 게 아니라 그 내용 중의 하나인 데데킨트의 절단(Dedekind Cut)까지 나온다. 또 해석 접속이란 낱만도 나온다. 책에 대해서 조금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순정반짝"에도 후에코(사꾸라코의 큰 언니)의 동생, 그러니까 사꾸라코의 오빠가 물리학을 지망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나왔다. 그러나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원작 소설에는 후에코의 회고록 같은 곳에 이 해석개론(解析概論)책 이야기가 등장한다.
내겐 너무 반가웠다. 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책인데 여기서도 아리모리가의 유일한 아들인 "유타로"가 물리학을 전공하려고 센다이에 있는 제2고에 간 이야기가 나오면서 후에코가 이 책을 사 주었다고 썼다.
당시 정가 7엔인 고가의 크고 무거운 책으로 교수가 추천한 책이라고 쓰여 있다. 그리고 "너의 운명을 찾아서"라고 독일어로 써 있고 자기(후에코)가 사 준 책이라는 것도 첨언했다고 나온다. 50년이 지난 지금 그 책이 자기 곁에 있다고 나온다.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아마도 동생은 전쟁중에 죽었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동생의 책을 50년이 지난 당시에도 후에코의 곁에 남아 있는 것 같다.
그 다음 페이지에 데데킨트의 절단과 해석접속이란 단어도 등장한다.
후에코는 여중의 국어 교사였고 남편은 전도가 유망한 화가였다. 그리고 동생 유타로의 회상에 그가 물리학에 대한 열정을 토로한 장면도 그려져 있다.
거기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기체론의 볼츠만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서 궁금했다. 혹시 저자 츠시마 유코의 가족에 물리를 하는 사람이 있었던가?
저자 자신은 영문학 전공이고 그 가족에는 주로 작가들이지 물리학이나 수학을 한 사람은 나오지 않는다.
전에도 우연히 본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란 일본 영화를 보고 이 블로그에 글을 올린 일이 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은 한글로도 번역되어 나왔다는 이야기를 썼다. 그 수식은 다름 아닌 오일러의 공식이다.
그 때에도 이 저자가 혹시 수학자이거나 수학을 전공한 사람인가 인터넷을 검색해 본 일이 있다.
아니었다.
그런데 그 영화에는 박사의 집 가정부의 아들이 나중에 자라서 중학교 교사가 되어 이 공식을 아름다움을 학생에 가르치는 장면이 나오는 데 너무 감동적이라 클립을 해서 올려 놓았다.
일본 영화 "박사가 사랑한 수식" 중에서
이 교사는 이 수식을
"어둠속을 가로 지르며 반짝하고 지나가는 유성과 같이 아름다운 자연의 한 줄기 빛"
이라고 표현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요새는 소설책을 많이 읽지 못하지만 전에는 한글 소설도 많이 읽었다. 그런데 한글 소설에서 수학이나 물리학 이야기가 나오는 책은 본 일이 없다.
왜 일본 문학에는 수학이나 물리학이 많이 나오는가?
내가 전에 대학생 시절에 일본 근대의 문호라고 부를 수 있는 소설가 나츠메 소세키 전집을 읽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엔가 썼다.
그 책이 두 째 누님 댁 그 매형 서재에 있었기 때문에 읽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의 소설에도 물리학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우리 말로도 번역된 "봇짱"(도련님)의 주인공도 물리 교사이고 또 어디인가에는 누군가가 나와서 광압으로 도는 팔랑개비 이야기도 나왔다. 진공관속에 팔랑개비를 넣고 빛을 쪼이면 광압에 의해 팔랑개비가 도는 그런 이야기를 물리 현상중의 하나라고 쓴 것을 읽은 일이 있다.
나츠메 소세키가 물리학에 대해 소설에 많이 쓴 것은 그가 당시 동경대학 물리학 교수였던 데라다 도라히코(寺田寅彦)와의 친분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나이로는 데라다 도라히코는 나츠메 소세키 보다는 후배이지만 사제관계는 아니었지만 많은 교류가 있었던 같다.
이 물리학자의 책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다.
데라다 도라히코도 소설은 쓰지 않았지만 수필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래서 조금 더 알아 보려니 나츠메 소세키의 물리학이란 책을 발견하고 한 권 샀다.
나츠메 소세키가 물리학의 깊은 이론을 이해 했을리 없지만 그래도 물리학에는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러니 위와 같은 책이 다 나오지 않겠는가!
어쩌면 일본 근대의 문호라 할 수 있는 이가 물리학 이야기를 소설에 써 넣는 전통으로 내가 우연히 본 일본 소설책들에서 수학과 물리학이 많아 등장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본다.
사족을 붙이자면 천재 물리학자 파인만의 명언 미적분은 신의 언어라는 말 처럼 물리를 모르면 세상을 이해할 수 없고 물리의 언어는 미적분학이다. 미적분학을 모르고는 물리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적분학의 기초가 되는 해석학은 그 수학의 엄밀성을 다룬 데디킨트의 절단이라든가 연속의 평등성 같은 기초지식은 한 번 배우고 나면 물리학자는 더 쓸 일이 없어진다.
그 것은 물리학이 다루는 세계는 엄밀이 따지면 미적분학의 세계가 아니다. 우리는 유체의 방정식으로 나비아 스토크 방정식으로 다루지만 그 미분 방정식이 다루는 물리적 대상은 수학적 엄밀성과는 거리가 멀다.
미분방정식은 기초인 해석학 처럼 유체를 작게 작게 자르다 보면 연속적인 대상이 아니고 분자나 원자의 알갱이가 되고 우리는 그 알갱의 집단을 물이나 공기와 같이 연속적으로 흐르는 대상으로 근사(approximate)하기 때문이다.
데데킨트의 절단이 먼 옛 고향의 향수처럼 가물가물해 진 것은 배울 때에는 감탄하고 매료되었지만 정작 물리학을 하다 보면 다시 쓸 일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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