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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도 없는 식물이 30초전에 촉수털 하나를 건드렸다는 것을 어떻게 "기억" 하나 ? 본문

일상, 단상

뇌도 없는 식물이 30초전에 촉수털 하나를 건드렸다는 것을 어떻게 "기억" 하나 ?

샛솔 2009. 2. 2. 20:04

움직이는 식물 

 

 우리집 거실 녹화 사업으로 몇년전 화분들을 들여 놨다.  엄청 비싼 값을 드린 것 같은데 값나가는 식물일수록 약골이라 다 죽어 나가고 몇종 남지 않은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잘 자라고 거실을 울창하게 해 주는 나무가 팔손이 나무다.

 

관상과 실내공기 정화용인데 이 나무는 항상 우리를 돌아서서 밖으로  얼굴을 돌린다.  우린 잎새 뒷면만 본다. 

 

내가 좀 심술이 나서 화분을 180도 돌려 놨는데 며칠사이에 모두 돌아 앉아 버렸다.  

 

요지음은 해가 낮아 거의 수평으로 해가 들어 온다. 

 

그러고 보니 1월 하순 2월 초순을 서울에서 나 보기는 거의 10년도 더 된 것 같다. 

 

각설하고 팔손이 나무가 해를 너무 좋아 하는 것 같아 요지음은 해만 나면 안쪽 유리문을 열어 바깥 유리창으로 직접 해를 쬐게 해 준다.

 

식물도 마치 감정이 있는 듯 그 반기는 빛이 역역하다.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다.

 

그래서 사진 몇장을 찍었다.  아래에 한장 올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의 직각으로 쬐이는 햇볕을 받아 생기가 나는 팔손이나무잎새들

등을 돌려도 좋다.  산소나 많이 다오.

 

 

그러고 나니 식물은 어떻게 움직이나 궁금해 졌다.  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신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근육이 있는 것도 아닐진데 무엇이 식물을 움직이게 할까 ?

 

식물중에 그 움직임이 가장 극렬한 놈이  파리잡이풀 또는 파리지옥풀(Venus Flytrap) 이라는 식물이다.  

 

이 식물의 잎새에 파리나 곤충이 들어 오면 순식간에 잎이 닫혀 곤충을 잡아 먹는다.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도 이 식물에 대해 흥미가 있어 실험적 연구를 해서

 

"The Power of Movement in Plants" 이란 책까지 썼다.  그러나 식물의 운동 기제에 관한 연구는 최근에야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리 지옥풀이 잎을 닫으려면

촉수털 끝을 30초 내에 두번 건드려야 한다.

움직이는 먹이감이라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입"을 닫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먹이감이라 확인하고 입을 닫았다.

식물이 동물을 잡아 먹는 순간이다.

 

 

뇌도 없는 식물이 30초전에 촉수털 하나를 건드렸다는 것을 어떻게 "기억"하나 ?

 

최근(2006)  일본 토후꾸대학 화학과의 우에다 미노루교수와 그의 박사과정 학생인 요꼬 나까무라양이 "The Royal Society of Chemistry" 에 공동 발표한 논문에 그 신비를 밝혔다.   

 

그들의 가설에 의하면 움직임에 관련된 세포에 생활성물질(bioactive substance)이 축적된 상태가 유지되므로서 "기억" 상태를 유지하고  두번째 자극을 받으면 입을 닫으라는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세상엔 신비한 것이 가득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들의 가설에 의하면 첫번째 자극이 일정 수준의 "생활성물질"을 축적해 두고

두번째 자극이 한번 더 그 축적량을 증가시키면 잎은 닫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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