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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의 서울 나들이 본문

뚜벅이 기행

노부부의 서울 나들이

샛솔 2020. 7. 2. 18:40

노부부의 서울 나들이

 

그제는 오랜만에 나들이를 했다.  한 동안 동네 편의점이나 식품점 정도만 나다녔는데 너무 집에만 박혀 있으니 갑갑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기온도 25도 아래라 나들이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날도 흐려서 따가운 햇볕도 피할 수 있어 여러모로 좋은 기회였다.    자전거는 요통이 완전히 낫기 전에는 삼가라는 의사의 권고라 요통에 가장 권장하는 완만한 걷기를 한 것이다.

 

보통 시내를 걷는 경우 남산 공원에 자주 갔는데 어제는 특별한 곳을 찾아 갔다.   얼마 전부터 꼭 가 보고 싶던 서울로 공원에 갔다.

 

또 아내가 꼭 가서 먹어싶다던 튀김 덮밥집에 가서 점심으로 튀김덮밥을 먹고 걸어갈 만한 거리라 시내를 걸었다.  

 

이 덮밥집은 두째가 몇 번 가 먹고 아내에게 말해 주어 알게 되었다.  시내라 가기가 불편해 바로 가 보지 못하고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그제가 여러 모로 알맞은 날이라 나선 것이다.   서울 파이낸스센터 식당가에 있는 "온센 텐동"이란 튀김 덮밥 집이다.  

 

맛집으로 평을 하자면 젊은이들이나 갈 곳이지 우리같이 나이 지긋한 사람이 갈 곳은 못된다.

 

이름을 적고 기다리고 떠 밀리다 싶이 먹고 나와야 하는 집이니 나이 지긋한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겠다. 

 

돌아와서 아내가 며느리에게 들은 바로는 자기들이 갔을 때는 그렇게 기다리지도   분비 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맛집으로 소문이 나니까 맛집 찾아다니는 젊은이들의 사냥 표적이 된 것 같다.

 

생맥주도 매뉴에 나와 있지만 서빙을 안한다는 것이다.  뭔가 이유를 대지만 알아 듣지 못하겠고  그건 핑계이고 추측 건데 맥주를 팔면 테이블 교체주기가 길어지니 "손님을 더 받기 위해서"가 그 이유 아닌가 싶다.

 

줄을 서서 15분 20분 기다리는데 탭에서 맥주 따르느라 시간을 쓸 수 없을 것이다.    아주 없앤 것 같다.

 

 

기다릴 때 이름 적어 넣는 대기자 명단칸에 메뉴까지 써 넣게 되어 있고 들어가기 전 계산을 한다.   값이 싸니까 젊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

 

 

에비 텐동

 

내가 주문한 보리멸 텐동

 

 

세종로 쪽으로 난 정문으로 나오니 시청 못 미쳐에 덕수궁 정문이 보인다.

 

주말에 자주 이 근방에 나왔는데 한 동안 주말이면 극성을 떠는 태극기 부대때문에 나오지 못했다.   코로나가 좋은 점이 있긴 하다.  물론 수요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중인데도 차도 많지 않고 데모도 없어 한적하게 산책할 수 있었다.

   

 

오후 2시인데도 세종로는 한적하다.

 

 

덕수궁은 코로나로 닫았다.   뒷담길도 추억의 거리이지만 거기도 걷고 서울로 공원도 걷기엔 너무 무리라 뒷 담길은 조금 걷다 서울역으로 향했다.



덕수궁 돌담길에서

 

주변의 고층건물 때문에 초라하게 납작해진 남대문(숭례문) 

 

 

떠나기 전 집에서 걸어 갈 길을 지도에서 탐색했지만 보행도로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대부분 인터넷 지도에 길 찾기가 나와 있지만 전에 영등포공원 찾아 갈 때처럼 보행자 도로는 육교 지하차도 등 3차원이라 2차원 지도에는 잘 표시할 수가 없다.

 

아무리 많이 변했다 해도 설마 서울역 못찾아 가랴했는데 하도 오랜만에 나왔기 때문에 보행자 횡단로 찾기 쉽지 않았다.   서울역 다 와서 길 건너에 빤히 서울역이 보이는데 길을 건널 방법을 잘 찾지 못하겠다.   근처 공사장에서 일하는 작업복을 입은 사람이 있어 물어보니 저 아래를 가르치면 건널목이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너무 멀다.    그런데 바로 코 앞에 지하도 입구를 발견했다.   전에 이 지하도를 건너 다닌 일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남대문에서 서울역으로 걸어 오면 서울역 거의 다 와서 인도는 끊어지고 서울 역에 가려면 우하단의 지하도 입구로 내려가 지하도를 건너야 한다.  서울로 공원은 위에 보이는 고가차도를 공원화한 것

 

다만 노숙자들이 여기저기 누워 있어 유쾌한 지하도는 아니지만 노상의 건널목을 찾아 멀리 돌아가는 것보다는 낫다.

 

통로는 관리인이 지키고 있어 깨끗하고 안전해 보이지만 양쪽 입구 계단 랜딩에는 몇몇 노숙자가 누어 있었다.

 

서울역 편으로 올라서니 "서울로 공원"에 올라 가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회현역 근방에서 올라와 서울역을 건너 만리동으로 넘어가는 고가도로가 생긴 때가 언젠지는 모르지만 남대문에서 만리동을 가려면 소서문 쪽으로 돌아가는 방법밖에 없을 때라 이 고가 도로를 설계한 것 같은데 왜 몇 년 전에 이 근방의 도로들이 정비되면서 땜빵식으로 만들었던 이 서울역 넘어가는 고가도로가 쓸모가 없게 된 듯하다.

 

그래서 허무는 대신 인도로 바꿔 공원화한 것 같다.  

 

서울의 명물이라고  하도 자랑을 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기 때문에 한 번 가 보려고 벼르고 있었다.  

 

공원은 나무가 있어야 하는데 시멘트 바닥이니 나무를 심을 수 없으니 이런 콩크리트 화분에 나무를 심어 놨다.  마치 작은 식물원 같았다.  하나 배운 것이 있었다.   우리집 옥상의 라이락이 "수수꽃다리" 가 아니라 "미스킴 라이락"라는 사실이다.  미스킴 라이락?  꽃 이름이라기 보단 흘러간 유행가의 제목 같다.

 

여기 공원의 매력은 식물 감상 보다는 서울 역 주변의 도시 관광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가가 워낙 높아서 옛 서울역 역사가 내려다 보인다.

 

 

공원에서 내려다 보이는  옛 서울역 역사의 첨탑과 그 앞 광장 

 

1944 년 이 맘 때 난 이 "게(케)이죠(京城)"역에 내렸다.    "게이죠~, 게이죠~" 하고  역무원이 확성기 같은 걸로 안내 방송(?)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 소리만 들리는 듯 기억에 남아 있다. 

 

그 이후 이 역사를 통해서 서울 밖을 나들이 했었을 것이다.   이 역사 남쪽에 새로 지은 역사는 별로 써 본 기억이 없다.  KTX 타고 여행을 한 일이 한두 번 있지만 신 역사보단 옛 역사가 더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연 꽃

 

연 잎

 

 

  

공원 몇 군데에 조망대를 설치해 놨다.   그 중 하나인 철로 바로 위의 망루에서 360도(360 기어가 아니라 Galaxy S20 Ultra 핸드폰 카메라)로 카메라의 방향을 향하고 가드 유리펜스를 따라 한 바퀴 돌면서 360 파노라마를 찍은 것이다.

 

 

공원 몇 군데에 조망대를 설치해 놨다.   그 중 하나인 철로 바로 위의 망루에서 360도(360 기어가 아니라 Galaxy S20 Ultra 핸드폰 카메라)로 카메라의 방향을 향하고 가드 유리펜스을 따라 한 바퀴 돌면서 360 파노라마를 찍은 것이다.

 

회현역으로 내려와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타고 귀가했다.  

 

오랜만의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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