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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노화는 고칠 수 있는 "병" - "Life Span"을 읽고 본문

노화는 고칠 수 있는 "병" - "Life Span"을 읽고

샛솔 2020. 8. 15. 12:12

우연히 "노화의 종말"이란 책을 발견하고 교보문고에서 ebook으로 사서 3일 만에 다 읽었다.   사선 읽기도 아니고 글자 하나하나 음미하며 읽었다.   그것도 모자라 한글 번역이 잘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어 영문 원서를 미국 "아마존"에서 kindle 판으로 구입하고 또 오디오도 있기에 함께 샀다. 

 

노화의 종말 표지

 

Life Span 표지

 

오디오는 텍스트와 싱크시켜 놓지 않아서 함께 읽기가 불가능했다.   알았다면 처음부터 사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내용이 앞 부분은 상당히 전문적인 학술적 내용도 많아서 어느 정도 과학에 대한 배경 특히 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의 지식이 조금은 있어야 한다.   아니면 위키 백과와 같은 것을 끊임없이 참조하면서 이해해야 한다.

 

Amazon에서 산 책은 천천히 다시 한번 읽을 것이다.  생각해 볼 것이 많이 있다. 

 

내용을 단축해서 말하면 "노화"란 고칠 수 있는 병이란 것이다.   물론 이런 말을 하려면 "병"이라는 것이 뭐냐 하는 것부터 따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과학적인 "노화"의 연구 성과를 일반인에게 소개하는 것 이외에도 이런 연구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  사회,  정치, 종교적인 측면도 많이 논의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나는 이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라든가, "9988234"라든가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화와 노령에 대한 말들이 많이 떠 돈다. 

 

나 또한 평균수명을 넘겼으니 보통 하는 말로 하면 살 만큼 다 살았다.   그래도 아직은 쓸만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관심이 가는 책이라 이렇게 근래 드물게 열심히 읽었는지 모른다.   

 

노화와 죽음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살만큼 살았으니 죽는 것은 자연적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명제는 틀렸다는 것이다.  자연사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늙어서 죽는다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늙으면 죽는다는 것은 오늘의 과학으로는 잘 못된 인식이라는 것이다. 

 

이 저자는 노화를 후성유전체(epigenome)의 후성유전"정보의 상실"이라고 정의한다.    그런데 그 상실된 정보를 복원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복원만 한다면 "회춘"이라는 것이다.   과연 가능할까?

 

이 책에서 한 가지 맘에 안 드는 부분은 Shanon의 정보이론을 갖다 붙여 "노화의 정보이론"이란 것을  주창하는 것이다.   

 

정보이론은 내 전공분야다.    전에 여기에 대한 간단한 글을 쓴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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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Bell 연구소의 수학자 Claude Shannon 은 통신의 수학적 이론 (A Mathematical Theory of Communicatin) 이란 기념비적 논문을 썼다.   여기서 처음으로 정보의 용량 단위로 bit라는 낱말이 쓰이고 되고 오늘날 일상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출처: https://boris-satsol.tistory.com/796 [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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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도 이 Shanon의 논문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이 걸 이용하여 뭘 했다는 이야기는 없다.    "노화가 정보의 손실"이라고 주장하고 Shanon 의 이론의 가용 여부를 말하려면 정보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서 이에 대해 학술적 논문이 있나 봤으나 다른 과학자의 논문은 몇 편 보였으나 이 책의 저자 David Sinclair의 논문은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의 내용으로 봐서는 노화의 정량적 측정을 말할 수 있는 정보의 상실량까지 측정할 단계에 와 있지도 않고 책으로만 판단하면 당분간은 수학적 모델이 생기려면 물리 생물학자가 참여하여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이런 이야기는 이 책에는 맞지도 않고 의미도 없고 독자도 이해 못할 것이다.    저자는 정말 이해하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책의 상당 부분은 저자의 자서전 같은 이야기이고 후반부는 이러한 연구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노화가 질병처럼 고칠 수 있고 다시 잃어버린 정보를 복원할 수 있다면 평균수명뿐 아니라 수명의 상한을 없앨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 때 과연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또 어떤 사람이 이런 수명연장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 등등 사회 경제적 문제도 많이 다루고 있다.   

 

과학적 발전에 관한 한 나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고 사람이 다른 종과 특히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연구의 윤리적 문제로 규제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이 책의 저자가 제시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 경제 법률적 문제 등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저자는 지금 태어나는 아기는 상당수가  증손주, 고손주도 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그렇게 오래 산다면 생기는 문제는 지금부터 생각해 두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나치게 전문적인 부분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읽은 만한 책이다.   이제까지의 "노화"의 책과는 차원이 다른 책이다.  일독을 추천하다.   미래학중에서도 인간의 수명에 관한 미래학이다.   

 

그리고 미래는 항상 예측한 것 보다 빨리 왔다.    우리는 이젠 지수함수적(exponential) 발전의 시점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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