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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 추위 본문
꽃샘추위
참 예쁜 말이다. 꽃을 시샘해서 추위를 몰고 왔다는 이야기다. 1970년 4월 5일 서울에 눈이 내렸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날자까지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물으면 그 해 내가 귀국한 해였고 내가 30여 년간 봉직했던 직장에 처음 부임했던 때라 기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날이 나무를 심는 식목일이었기 때문이다. 4월에 서울에서 눈을 본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직도 날자까지 기억하고 있다. 그것도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맘때였을 것이다.
지금 내리는 눈도 그때 내린 눈도 아마도 땅에 쌓이진 않고 그냥 물로 녹아내려갔을 것이다.
"꽃샘추위" 시어같이 예쁜 말이다.
90년 가까이 살면서 많은 변화를 보고 있다. 참 좋은 세상이 되었다. 어제 주문한 물건이 오늘 새벽에 배송되었다.
커피를 마시면 항상 마지막은 식어서 미적지근한 커피를 마시거나 버리게 된다. 내가 서재에서 마시면 머그 한잔 마시는데 한 시간은 쓴다. 아무리 좋은 보온 머그를 사도 뚜껑을 연 채 마시면 처음 온도를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어제는 "Ditwo 스마트 머그워머 보온 컵 받침대 4단 온도조절, 화이트"를 쿠팡에서 샀다. 아침에 배송되었다.
이 기구에는 바닥이 평평하여 열이 발생하는 바닥에 가장 잘 밀착하는 머그가 좋다. 그런데 보통의 머그는 바닥 둘레에 테를 두른 것이 대부분이다. 유리잔에는 태가 없다.
집에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잘 맞는 유리잔은 400ml 조금 넘는 머그잔이다. 보온 머그는 안된다. 바닥이 판판한 것도 없지만 금속이라 열전도는 좋지만 두 겹이라 바깥쪽만 가열된다.
가끔 보청기를 착용하고 "커피 마실 때 듣는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며 옥상정원을 내다보면 가장 평화롭게 쉬는 시간이 된다.
봄은 왔지만 봄은 아직 아니다.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가 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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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죽거리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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