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 스마트기기시대에 한자는 도태된다 2 - 중국도 결국 Pinyin(병음,소리글) 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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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기기시대에 한자는 도태된다 2  - 중국도 결국 Pinyin(병음,소리글) 으로 간다.

 

 

지난 포스트에서 스마트기기 시대에는 일본도 결국 한자를 버리게 될 것이란 전망을 했다.   2015/08/27 - [이것저것/말, 글자, 중국어 ] - 스마트기기 시대에는 한자는 도태된다.

 

 

그런데 한자의 본고장인 중국은 어떤가?  

 

중국도 점차 한자는 도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어표기에서 한자는 도태되어 갈 것이란 전망에 대해 유명한 제시물 하나가 인터넷에 돌고 있다. 

 

중국의 글말(문어) 실어증(Chines Character Amnesia) 제시물2 (Exhibit 2) 로 알려진 한장의 사진은 가히 충격적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박사 연구원이 2006년 2월 15일에 쓴 교자(만두)에 들어 갈 재료 목록을 작성한 한장의 메모장이다.    장보기 목록으로 작성한 쪽지다.

 

 

 

 

파, 돼지고기, 생강, 새우살, 참기름,  중국배추, 계란, 골파

를 중국말로 쓴 것이다.

원래 제시물 2는 메모장만이었지만 여기엔 이 문서를 제시물로 제시한 논문 작성자

John DeFrancis 교수가 써 넣은 바른 한자 표기와 pinyin 표기 그리고 그 영어 뜻을 쓴 것을 갈무리 해 왔다.

14개의 한자 중에서 3개의 한자가 생각이 나지 않아 끄적거리다 지우고

pinyin(병음, 소리글) 으로 써 버린 것이다.

 

 

pinyin 이란 중국말 한자의 소리를 로마자로 표시하는 것이다.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이라면 이 pinyin(병음) 에 대해 들어 보았을 것이다.

 

작년에 대만에 갔을 때 타이베이의 전철의 정거장을 안내하는 전광판에 발음의 영어 표기도 지나가는 것 같았다.  사실 대만은 우리와 같은 번체자를 쓰기 때문에 한자만 나오면 우리말 발음으로 읽어 버려 중국발음은 pinyin을 보아야 알 수 있었다.   2015/02/04 - [이것저것/말, 글자, 중국어 ] - 한자와 중국의 문자생활

 

 

 

 

http://www.pinyin.info/readings/defrancis/chinese_writing_reform.html

제시물 2(Exhibit 2) 가 들어 있는 논문

 

어떻든 이 제시물 2 가 제시하는 내용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입증하고 있는가?

 

중국사회과학원 박사연구원이라면 중국의 식자중의 식자요 최고 엘리트다.    교자 만드는데 드는 자료야 말로 가장 일상적인 낱말들인데 이 낱말을 한자로 쓸 수 없다면 이 사람은 중국 글말 실어증(Chinese Character Amnesia)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일반 사람은 얼마나 심각하겠는가?   이것이 2006년 일이라면 핸폰이나 패드가 보급된 오늘날 일반 대중의 글말 실어증이 얼마나 심각할 것인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최근 중국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한자를 4,5년 지나면 쓸 수 없게 된다고 한다. 

 

뇌과학에 의하면 사람이 글자를 인식하는 두뇌영역과 글자를 쓰는 뇌활동영역은 다르다고 한다.  글자를 인식하는 영역은 사람의 얼굴을 알아 보는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부위에서 하고 글자를 쓰는 뇌영역은 손가락을 움직이는 운동신경과 밀접한 뇌영역이 지배한다.   한자를 쓰자면 형체를 기억하고 있다해도 그 쓰는 순서까지 기억하고 있지 않으면 제대로된 글자가 형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한자를 배우면 획을 긋는 순서를 함께 가르치고 외우는 것이다.

 

글자를 인식할 수 있다 해도 글자를 쓰는 것은 별개의 기억영억에서 관장한다.   그래서 많은 글자를 인식하고 외우고 있어도 막상 쓰려면 까맣게 잊어 버리는 것이다.

 

중국 글말 실어증(이것은 영어로 Chinese Character Amnesia 라고 하는데 내가 내 식으로 번역한 것이다.   글말이 생각이 나지 않아 적을 수 없다면 글말 실어증이다.) 이란 낱말은 미국의 중국학 대가 Victor Mair 교수가 지어낸 말이다.   University of Pensylvania 교수인 Mair 교수는 최근 IT 와 컴퓨터가 중국의 글살이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Language Blog 이란 blog 에 새 뉴스나 관찰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http://languagelog.ldc.upenn.edu/nll/?p=15217

 

2012년에 올린 블로그 http://languagelog.ldc.upenn.edu/nll/?p=4367 에는

 

중국 어린이들이 컴퓨터와 휴대폰 없이 중국글자를 제대로 쓸 수 없게 되자 부모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아이들의 한어쓰기 능력을 복원시키려고 애쓰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장자와 논어를 읽게 하고 쉬는 시간에도 한자 쓰기를 연습시켜 글말 실어증을 치료하려고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중국인 부인을 둔 Mair 교수는 애정을 가지고 충고한다.    받아 들이라고.    우린 계산기가 나왔을 때 스라이드룰(계산척,  우리에겐 주판이 더 걸맞다)을 포기 했던 것 처럼 현대성(modernity) 의 대가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시물 2 가 작성되기 5년전인 2001년 뉴욕 타임즈는 중국에서 IT  업계에서 종사하는 젊은이들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오늘날 중국은 컴퓨터사용이 전통적인 필기능력을 저하시킨다고 문화논쟁이 일고 있다" 

In China, Computer Use Erodes Traditional Handwriting, Stirring a Cultural Debate   By JENNIFER 8. LEE

http://www.nytimes.com/2001/02/01/technology/01LOST.html

 

라는 기사를 썼다.

 

인터뷰한 한 젊은이가 말하기를 난 요즘 뭘 쓰려고 펜을 드는 순간 머리가 까매집니다.  글자가 생각이 안납니다.

WHEN Li You picks up a pen, he finds that with increasing frequency he can't remember how to write the Chinese characters he learned to write as a child.

 

컴퓨터선생을 하는 Mr. Li 는 모든 문서처리를 워드프로세서로한다.  한달도 펜을  들어보지 않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6년전부터 한자를 잘 못 쓰게 되었습니다.

It has been more than six years since Mr. Li started using a computer for Chinese word processing. It has been just under six years since the characters started slipping away. He estimates that more than 95 percent of his writing is now done by computer. "I can go for a month without picking up a pen," Mr. Li said.

 

 

이건 문화적 손실이다.  옛날엔 글자를 훨씬 잘 썼는데..

"It's a cultural loss," said Ye Zi, a coworker of Mr. Li's. "A long time ago, we all wrote much better."

 

베이징의 마이크로 소프트 연구원을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전통적인 능력(한자필기)과의 갈등에 중립적이다. 그건 문화적 비극이라고만 말 할 수 없다.   세상은 그렇게 진화하는 것이다.

Ming Zhou, a Microsoft researcher based in Beijing, also takes a more neutral view of the tension between modern technology and traditional skill. "You can't say it's a cultural tragedy," Mr. Zhou said. "It's just the way it is."

 

컴퓨터입력시스템을 개발하는 Mr. Zhou 는 자기가 하고 있는 소프트웨어가 완성되면 중국말 입력은 훨씬 쉬워진다. 소리기호를 입력하면 컴퓨터는 자동적으로 완전한 문장을 그 문맥으로 추리하여 완성시켜 준다.  사람들이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오혀려 생각이 쓰는 것을 따라가지 못한다.  우리는 속도를 추구하고 있다.   문화와 속도가 충돌하면 속도가 이긴다.

 

Mr. Zhou has worked on sophisticated Chinese typing software that even eliminates the need to choose characters. The computer can automatically convert entire sentences from phonetics into characters using the context.

"If people use this system, they will forget how to write even faster," Mr. Zhou joked. "What we are chasing is speed. When culture and speed come into conflict, speed wins."

 

 

이 기사는 지금부터 14년전인 2001년에 난 기사다.  그땐 핸폰도 패드도 많지 않던 시절이다.  그리고 증거물 2호도 9년전 사건이다.    지금 중국은 어디까지 왔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문자 개혁은 위정자에게 달려 있다.  한 두세대의 위정자가 바뀌면 결국은 초기엔 pinyin 혼용(digraphia)으로 가다가 점차 잘 쓰이지 않고 복잡한 한자는 도태된다.    종국엔 거추장스런 한자는 모두 사라지고 pinyin 으로 간다.

 

한자를 안고 글살이를 하는 것은 모래주머니를 발에 달고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2000자건 3000자건 그것을 기억속에 간직하며 글살이를 하는 것이다.

 

 

문화와 속도가 충돌하면 속도가 이긴다. Mr. Zhou가 한 말이 인상적이다.

 

 

 

맺는말

 

 

지금은 세상은 지수함수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메모리 용량이 18개월에 두배씩 증가한다.  구글이 수집한 빅 테이터는 인간지능을 능가한다.  정보폭발과 인공지능 특이점이 코앞에 다가 섰다과 경고하고 있다.   2014/05/30 - [IT 와 새로운 것들] - 사람이 영원불멸해 지는 날          2014/12/31 - [일상, 단상] - 지수함수가 선형함수를 넘어 서는 교차점에서 - 2014 년을 보내며

 

기계와의 경쟁에서 우린 졌고 "제2의 기계시대" 는 새 세대는 무엇을 해야 기계를 이길 수 있는 지 모르는 안개 속을 걷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014/12/14 - [이것저것/정치, 경제, 금융] - 얼마전 제 2의 기계시대를 다 읽었다.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죽어 가는 한자를 다시 가르치려는 꼴통들은 과연 시대를 읽고 있으며 한자를 쓰는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고 있을까?

 

IT와 인터넷 시대에 한자부활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꼴통들이 권력을 잡고 있으니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불쌍하다.    언젠가 타임지가 한국교육의 피학증 이야기를 꼬집어 썼다.   2011/10/03 - [일상, 단상] - 한국의 교육 피학증

    

 

 

 

그 때 타임지에 났던 사진이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  아이들을 놔 주시오" 라는 제목이었다.

난 선생님들이 아니고 "청와대와 여의도와 세종시의 골통들이여

제발 아이들을 놔 주어라"고 외치고 싶다.

 

 

Posted by Satsol 샛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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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5.09.08 09:40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선생님 글을 보니 중국도 그러한데 우리는 오히려 한자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는건 아무래도 시대착오적인 발상 같습니다..

    • Satsol 샛솔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5.09.08 10:28 신고

      시대착오지요. IT와 인터넷은 이젠 돌릴 수 없는 진화과정입니다. 새 환경에 적응 못하는 사람들은 한자와 함께 도태됩니다. 단지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도태되어야 이런 부류가 권력을 잡고 아이들을 교육시키겠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2. 더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5.09.13 20:05

    요즘 음성 인식의 정확도를 보면......
    이제 소리글짜도 쓰기 힘들어지게 되는 때가 오는 것 아닌가 ~ 하는 생각도 듭니다.
    빅데이터와 기계지능이 무섭게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공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약간되고 그러네요....

    • Satsol 샛솔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5.09.13 21:51 신고

      맞습니다. 저도 아예 글자 자체가 도태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글자라는 것도 인류문명의 한 기간 동안 번창했던 유용한 테크놀로지였다고 생각됩니다. 사람이 말(소리)을 쓰는 것은 생물학적 진화과정에서 얻은 기능이지만 글자는 인류의 발명품에 지나지 않습니다. 발명품이나 기술은 항상 다른 발명품 또는 기술에 의해서 대치되어 왔습니다.

  3. 준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5.11.10 22:07

    예리하고 흥미로운 시선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