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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곽길 본문

뚜벅이 기행

서울 성곽길

샛솔 2011. 5. 17. 13:19

 

서울 성곽길

 

날씨가 고르지 않아 실내 자전거만 타다가 햇볕좀 쏘일겸 우리 둘 모두가 살던 혜화동 뒷 성북동 산책로나 걸어 볼가 집을 나섰다.  

 

20년도 더 전인 것 같다.   혜화동 뒤에 새로 이사 간 동료교수의 집들이가 있어 갔다가 뒷산 성곽산책로를 걸어 성균관대 뒷문을 거쳐 삼청동으로 내려 간 일이 있다.

 

사실 이 성북동길은 내가 혜화동에 살면서 대학에 대니던 50년대 중후반 그러니까 휴전이 되고 얼마 안되었을 때 매일 아침 산책을 했던 곳이다.     여러가지로 향수를 자아내는 곳이라  다시 한번 산책이나 해 볼가하고 420번 버스를 타고 옛 동대문 운동장역에서 내려 동대문으로 거쳐 이화동길을 걸을 생각을 했다.  

 

그런데 동대문에서 이화동으로 가는 길에 전에 보이지 않던 커다란 벽이 보이고 공원인듯 한 것이 보인다.    새로 만든 동대문 성곽공원이었다.

 

동대문에서 북쪽으로 낙산이 있고 그 위에 성곽이 있었다.  전쟁이 끝나고 얼마 안되 문리대에 다닐 땐  한 동안 달동내가 조성되었다.    내가 귀국해서 문리대에 부임했을 땐 별로 예쁘지 않은 낙산 아파트가  들어 서 있었다.     그렇다면 동쪽 성곽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내가 가입한 <유유자적>이란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 모임 카페에서 서울 성곽길 종주 걷기 모임도 하는 것 같아 아마도 길이 나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날은 동대문에서 이화동을 거쳐 혜화동에 가는 대신 낙산위의 서울 성곽길을 따라 혜화동 까지 갔다.

 

그러니까 이 부근 서울 옛성곽은 내게는 여러가지 추억이 담겨 있는 정겨운 곳이다. 

 

원래 목표는 혜화동 뒷길로 해서 북쪽 성곽길을 갈 생각이었지만 낙산 성곽길을 걷고는 너무 늦을 것 같아 해화문만 보고는 시내에 들어가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 왔다.

 

다시 성북동 성곽길을 찾아 나선 것은 며칠 뒤였는데 너무 늦게 출발해서 북악산에는 오르지 못하고 삼청공원으로 빠졌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마음 먹고 일찍 나선다고 한 것이 2시가 넘어서 있다.  혜화동까지 가는 데에만도 한사간 가까이 걸리는데 말바위 통제소까지 가니 4시가 넘었다.     안내 표지판이 있었는 자세히 읽지 않아서 몰랐다.  3시까만 청와대 뒷산에 출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다시 오기로 하고 삼청공원으로 하산했다.   

 

월요일을 빼고  아침 9시에서 오후 3시까지만 출입을 허가 한다고 해서 일요일이지만 지난 15일 점심을 싸가지고 집을 나섰다.    혜화동에서 창의문까지 성곽길을 걸었다.   북악산 정상에서 창의문까지는 가파른 계단이 이어져 있어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출입이 통제되는 구간에는 계속 전경인지 군인인지가 경비를 하고 있었고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휴전된지 60년 가까이 되는데 아직도 우린 바로 서울의 뒷산 성벽을 여전히 성곽으로 지키며 그도 모자라 철조망까지 쳐 놨다.   부끄럽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다. 

  

 

 

 

 동대문 성곽공원 초입

동대문(흥인지문)에서 낙산 성곽이 여기에서 이어진다.  

  

 

 

 초입의 성곽은 옛것이 아니고 복원한 것 같다.

 

 

 

혜화문으로 내려 가는 부분은 옛 성곽위에 새로 돌을 쌓아 복원했다.

그냥 허믈어진 채 보존할 수 없었을까

"황성옛터"나  "고조노 츠끼(황성의 달)" 같은 노래나 시가 더 이상 나 올 수 없을 것 같다.

안타깝다.

 

 

 

 낙산 성곽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내려다 보면

혜화동에서 돈암동으로 넘어가는 대로가 보인다.

혜화문은 그 건너에 복원해 놨다.

이 길엔  625전에는 전차가 다녔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3일만에 북한군(인민군)은 이 길로 서울에 쳐들어 왔다.

 

 

 

혜화문에서 흥인문(동대문)까지 성곽길 안내 표지판

 

 

 

묘하게 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는 순간에 이 대로를 사진찍었다.

옛날 전차길은 혜화동 정거장 다음에 삼선교 정거장이 있었다. 

냇물이 흘렀고  그 냇물을 건너는 다리가 삼선교였다.   

 혜화문 뒷켠에 보이는 돌계단이 혜화문에 오르는 길이다.

 

 

 

얼마 후에 혜화문에서 시작하는 서울 북쪽 성곽길을 걸어 봤다.

 

 

 

바로 뒤는 성곽길을 조성해 놨지만 얼마 가지 않아  주택가가 나온다.

 

 

 

혜화동 서북쪽 성곽길은 이렇게 주택가로 변했다.

내가 대학에 다닐 땐 허믈어진 옛 성터가 그대로 있었고

그 주변은 소나무 밭이었다.

 

 

 

지금은 서울 과학고가 된 옛 보성중학교 뒷문을 지나면 이런 성곽길이 나온다.

 

 

 

얼마 안가 북악산 서울 성곽길 오르는 길과

성균관대 후문으로 빠지는 산책로가 갈라 진다.

 

 

 

산책로는 이런 호젓한 산길로도 이어진다.

 

 

 

간간히 서울 서북쪽 시가가 보인다.

 

 

 

지난 15일 일요일 오전에 집을 나와 북악산 성곽길을 넘어 갈 생각으로

전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렸다.

혜화동 로타리를 넘어 서울 과학고(옛 보성중학교) 뒷켠에서 성곽길에 오를 계획을 세웠다.

혜화동 로타리는 그 로타리 일부가 잔디밭으로 남아 있다.

 

 

 

혜화동 로타리 동북쪽에는 중국집이 있다.

60년전 내가 대학에 다닐 때에도  같은 곳에 중국집이 있어 찐 만두를 사먹곤 했다.

그 집이 대를 이어 중국집을 하는지 궁금하다.

 

 

 

50년대 무수히 걸어 다녔던 혜화초등학교 동쪽 담벽에는 이런 꽃길을 만들어 놨다.

 

 

 

이런 시도 걸려 있었다.

" ... 젊은 날 젊고 비리던 내 피도

저 붉은 단감으로 익을 수 밖에는 "

 

나도 대학생이 되어 이 길을 매일 지나 다녔을 땐

내 피도 비리도록 싱싱했었겠지...

 

 

 

옛보성중학교 동쪽길을 넘어 가면 종로구와 성북구의 경계가 나온다.

 

 

 

이 교차로가 혜화문에서 성곽길을 따라 오면 나오는  지점이다.

여기서 옛 보성중학교를  끼고 돌명 성곽길이 이어진다.

 

 

 

성곽길은 북악 스카이웨이와 나란히 나 있다.

북악 스카이웨이의 쉼터인 팔각정인가 보다.

 

 

 

통제된 성곽길 북쪽에는 아지도 살아 있는 철조망이 쳐져 있다.

 

 

 

또 성곽은 옛 성곽에 새 돌을 얹어 복원해 놓고

거의 같은 간격으로 옛 망루와 같은 초소를 지어 놨다.

아직도 철모를 쓴 초병이 이 초소를 지킨다.

서울의 북악산 성곽은 여전히 살아 있는 성벽이고

새벽을 기다리는 파숫군이 서울(청와대?)을 지키고 있다. 

 

 

 

 북악산 정상에서는 서울의 한 복판이 보인다. 

한 가운데가 광화문과 광화문대로다.

 

 

 

북악산 정상

  

 

 

북악산 정상에서 부터는

가파른 계단으로 곤두박질 치듯한 경사로다.

그 끝이 창의문이다.

여기서 창의문길을 육교로 건너면 인왕산의 성곽길이 이어진다.

언젠가 여기도 한번 걸어 볼가 한다.

15일날은 창의문길에서 택시를 타고 경복궁역에

 와서 스타벅스에 다리를 쉰 다음 3호선 절철을 타고 귀가 했다.

 

 

 

혜화문에서 창의문까지

 

 

 

이 길은 통제 구역에 걸려  삼청동으로 내려 온 자릿길이다.

혜화문에서 시작 조계사 앞 아지오(Agio) 이태리 식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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