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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어떻게 가르치나 - <빅 히스토리> 이야기

샛솔 2013. 12. 11. 14:51

역사를 어떻게 가르치나 - <빅 히스토리> 이야기

요즘 역사교과서 때문에 논란이 많다.    어떤 역사관을 우리의 2세에 가르쳐야 하는가 때문이다.   

 

전에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짧은 글에서 전통적인 <역사>에서는 역사는 주관적이며 역사관에 때라 그 서술이 달라진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어떤  역사를 배우면서  자라났냐에 따라 우리의 의식이 달라 지게 된다.   그래서 지도자라고 불리우는 권력자는 국민을 의식화하기 위해서 교과서를 자신들의 이념에 맞게 만들어 국민들을 세뇌하려고 한다. 

 

내 경우를 돌이켜 보면 <역사>는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 쓰여지고 가르쳐지고 국민들을 의식화시켜왔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된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나는 일본의 황국사관이라 부르는 역사관에 따른 교육을 받았다.   내가 다섯살 때인 1940는은 일본 군국주의 절정이었고 일본은 그때가 바로 "기겐와 니센 록뱌꾸넨"  (기원은 2600년)해로 대대적인 축제를 벌렸던 때였다.   

 

"기겐와 니센 록뱌꾸넨" 이란 노래는 아직도 입에서 맴도는 내가 불렀던 노래다.    일본은 세상에서 유일한 만세일계(萬世一系)의 천황을 모신 2600년의 역사를 가진 신국이요.   전쟁에서는 저 본 일이 없는 강국이라고 배웠던 것이다.

 

해방이 되어 우린 국사란 걸 배웠다.   초기의 역사교과서들은 황국사관으로 기술된 조선사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인지 그런 냄새가 많이 풍겼다.   황국사관은 조선사람들을 2등국민으로 기르기 위해서 조선사람은 게으르고 강대국에 아부하고(사대주의) 화합할 줄 모르고 서로 싸우고(당쟁) 또 서로 죽이고(사화) 하는 부정적이 역사만 골라 가르쳤다. 스스로 자괴감을 느끼게 하는 역사관이었다.

 

현재에도 일부 일본 우익들은 황국사관을 신봉하고 조선사람을 업신여기고 경멸한다.

 

E.H. Carr 가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내린 결론은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역사적사실(그가 골라 낸 역사적 사실)간의 상호작용의 연속적 과정이며 과거와 현재의 끝나지 않은 대화다. ("it is a continuous process of interaction between the historian and his facts, 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ast and the present.") >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 역사에 무슨 기준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역사는 자연과학과 달리 객관적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역사 교과서를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하고 국가가 관여하는 것은 현 권력자가 자신들의 이념들을 전파시키려는 선동적 수단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우리 나라만이 아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역사교과서가 우경화되고 있다.  우익이 권력을 잡은 필연적 결과다.   자라나는 자기 국민에게 부끄러운 과거만을 가르칠 수 없다는 논리를 내 세워 과거의 악행을  감추려는 것이다.

 

영국도  대치 수상시절 역사논쟁이 있었다.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의 전성기로 산업혁명을 이루었고 가장 융성시대인데 영국의 어두운 면만을 강조하는 역사를 반대하여 국정교과서를 만들려고 했다.

 

사실 영국이란 나라는 두번의 세계대전의 승전국이니까 그렇지 그들이 저지른 죄악상은 만만치 않은 것이었다. 

 

빅토리아 시대에 가장 융성했다지만 그 반면 노예거래로 돈을 벌어 들이고 약소국가들을 침략하여 식민지화시켜 자원을 빼앗아 간 결과다.    아프리카는 지금도 그 많은 나라들이 직선으로 국경이 그려져 있다.   영국과 프랑스들의 식민 제국주의로 미개한 아프리카 부족들의 삶의 터전과는 무관한 지배와 통치의 편의를 위해 제 멋대로 줄을 그어 차지 했기 때문이다.  38선도 우리의 의자와 무관하게 미소양국이 그어 놓은 직선이다.

 

이렇듯 모든 나라들은 자기 국민을 세뇌시켜 자기네 지도자들의 국가관(?)이라는  의식을 심어 주려고 애쓰는 것이다.  여기서 각 나라간의 분쟁이 씨앗이 튼다.   우리는 일본의 우경화 역사책을 역사왜곡이라 비난하고 일본은 우리의 역사관이 반일 일색이라 그로 인해 반일주의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중학교에서 동양사와 서양사라는 과목을 배운 기억이 있다.   동양사는 주로 중국사였고 일본사는  아주 간단히 만  서술 되었었다.  아예 무시했던 것 같다. 

 

이승만정권의 이데올리기는 <반공>과 <반일>이었다.  일제 강점기의 일본의 부역세력<친일파>을 흡수해 <반공>을 해 온 정권이 <반일>을 강조한 것은 아이로니다.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받으려는 일종의 반작용이 아니었나 싶다.   

 

이 시대에 교육받은 사람들은 자연히 반공과 반일주의자들이 되었다. 

 

전쟁(625)중이라 고등학교에서는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러니까 역사를 배우지 못했다.

 

대학에 들어와 교양과목으로 <문화사>라는 것을 배웠다.   토인비의 역사관을 처음 배웠다.   역사를 그렇게도 보는구나하는 감동을 받았다.  

 

이렇듯 역사란 어떤 역사가가 어떤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 지어내어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을 세뇌시키는 과정이라  생각해 보면 과연 가르칠 가치가 있는가 회의를 느끼게 된다.    일본의 군국주의나 독일의 나치를 보더라도 나라를 패망으로 이끄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나도 그런 교육의 희생자라고 볼 수 있다.  황국사관을 배울 때엔 일본이 최고의 나라로 세뇌되었고 해방 초기엔 우리나라 조선조는 사대주의와 사화와 당쟁만 만연한 그런 나라로 알았다. 

   

황국사관을 배척하고 새로운 민족사관을 주창한 역사학자들을 처음 만났을 때 난 울었다. 그 이야기를 전에 쓴 일이 있다. (나를 울렸던 국사책 )   그것은 교실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문교부의 유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내가 청계천 헌 책방에서 우연히 사서 읽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최근의 새 역사 기술법이 대두하게 되었다.   내 환원주의 역사관과 너무 닮은 접근법이다.    내 짧은 글에서 역사는 빅뱅에서 시작해서 이미 다 결정된 것이라는 환원주의 사관을 이야기 했다.

 

이 새로운 역사 기술은 바로 그 빅뱅에서 시작하는 역사를 서술한다.   그 긴 시간의 역사와 그 때 생성된 우주가 팽창해서 오늘 우리의 존재를 가져 온 것을 서술하는 것이다.

 

이 긴 시간과 이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의 존재는 하루살이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역사를 본다면 네 역사가 옳으니 내 역사가 옳으니 논쟁은 정말 하찮은 짓이란 것을 느낀다.

 

빅히스토리는 내가 지적한 역사교육의 부정적인 측면을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새 역사교육은 결코 아니다.  

 

단지 그런 역사교육의 대안으로 훌륭한 역사교육법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여기에 소개하는 것이다.

 

이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는 빌 게이트도 감동하여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가 이 빅 히스토리에 감동받고 훌륭한 역사의 접근법이라고 한 것은 원 창시자인 호주의 Macquarie University 교수인 David Gilbert Christian 의 강의를 듣고 나서다.  너무 열열한 팬이 되어 세계의 모든 중고생들이 이 빅 히스토리를 배웠으면 하는 열망으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빅 히스토리는 빅뱅에서 시작하는 일본 기원도 아니고 단군기원도 아닌 과학적인 기원이다  137억년전의 태초의 한개의 대 폭발에서 시작한다.  인류도 없었고 지구별도 없었고 태양도 없었다.

 

우주가 생성되고 시간이 생기고 우주가 커지면서 식어 가며 원자가 생기고 중력이 생겨 별들이 탄생하고 태양도 생성되고 지구별도 생겼다.

 

원자가 생기면서 화학이 들어 오고 지구가 식어 가며 적당한 온도가 되었을 때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다.   여기서 부터는 생물학 고대 생물학 진화생물학이 들어 온다.  생명은 진화하여 인류가 생긴다.  인류는 수렵과 채집의 시기를 거쳐 농경사회를 이룩한다.    나라가 생기고 도시가 생기고 지구를 지배하게 된다.

 

산업혁명을 거치고 지식혁명을 거치며 교통과 통신의 혁명으로 국가간의 경계가 점차 모호하게 되는 시대로 가고 있는 현대에 이른다.

 

이런 역사의 time scale 에서 또 우주의 한개의 별(태양)주위를  떠도는  떠돌이 별 지구와 그 위에서 사는 인류의 역사는 우주공간의 한 개의 먼지에 불과하고 역사 또한 한 찰라에 불과하다.

 

367억년을 1년의 스케일로 잡으면 5000년의 역사는 불과 4.3 초에 불과하다 일년 중에서 불과 4초 남짓한 것을 역사라고 길게 늘여서 가르치며 <기겐>이니 <단기>니 하면서 온갖 장난질을 쳐 온 것이다.

 

빅 히스토리의 접근법으로 역사를 기술하고 가르친다면 권력자가 국민을 국가관이라는 자기네 입맛에 맞는 이념을 주입시킬 여지가 줄어 둔다.   아니 없을 것이다.

 

이런 접근은 우주론(cosmology) 물리학, 화학, 생물학, 고생물학 고고학, 진화론, 경제학, 사회학, 역사학(전통적), 환경학,  미래학등등을 아우르는 학제간 연구과제가 되며 현대적 근원(Origin)를 가르치게 된다.    

 

이 빅히스토리 프로젝트는 아직도 진행형인 연구 프로젝트이다.    난 여기에 뇌과학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줌의 인간들의 뇌의 작용이 인류의 미래와 지구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내가 쓴 역사란 무엇인가  에도 언급했지만 한 줌의 인간들이 세계사를 흔들어 놓는다.   전쟁을 일으킨 일본 군벌의 수뇌부 몇이  종전 몇달전 두어번의 어전회의(일 천황의 앞에서 하는 회의)에서 속으로는 무조건항복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음을 공감했어도 감히 그 말은 꺼내지 못해 결국 두방의 원자폭탄을 맞고 무뤂을 꿇었다는 역사를 이야기했다.  

 

이 이야기는 왜 일본은 원폭을 피할 수 없었는가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에겐 거의 관계없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원자폭탄을 피할 수 있었으면 시기적으로 소련의 참전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38선의 남북 분단도 없고 따라서 625 전쟁도 나지 않았을 것이다.  


 

Maps of  Time : Introduction to Big History 에도 미래 예측이 가능하지 않다고 서술하며 그것이 어려운 것은 정치지도자나 권력자 몇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Here, prediction is harder, because political changes are so dependent on
the decisions and actions of individuals. (p.481)

 

그래서 우리는 이 Big History 에는 뇌과학도 들어 가야 한다고 본다.    

 

 

 

 

 

아폴로8의 우주인이 달에서 바라본 <지구별 돋이>

달에서 보면 지구는 한낱 초라한 떠돌이 별에 불과하며

 NLL 이나 독도는 보이지도 않는 선이고 바위섬이다.

<반공>을 가르치고 <반일>을 가르쳐 NLL 을 가지고 독도를 가지고

 와글 와글 떠들고 있는 것은 한심한 인간들의 짓이다.

지구별은 영원하지도 않고 태양이 다 타 버리면 끝나는 운명이다.

그 시기보다 훨씬 먼저 자연환경의 파괴로 인류를 포함하여 모든 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머지 않은 장래에 이 황량한 달덩이처럼  될지

또는 모든 인류와 모든 지구상의 생명공동체가 쾌적한 환경에서 살게 될지 그 누구도 모른다.

그래도 그것이 더 걱정되지 않는가?

 

  

 

 

Maps of Time  의 표지

아래에 사이트에서 이 책을  내려 받아 pdf 리더기로 읽을 수 있다. 

http://tsu.ge/data/file_db/faculty_humanities/Christian%20-%20Maps%20of%20Time.%20An%20Introduction%20to%20Big%20History,%20I%20ed..pdf

 

 

 

 

최근에 한국어 번역판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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