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부끄럽구나 어린 영혼들이여 본문

일상, 단상

부끄럽구나 어린 영혼들이여

샛솔 2014. 4. 20. 22:16

부끄럽구나 어린 영혼 들이여

 

 

부끄럽구나 어린 영혼들이여

얼마나 춥고 무서웠겠니

 

말 잘 듣고 착하게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면 구조해 줄 줄 알고

물이 차오르도록 기다렸던 너희들

얼마나 춥고 무서웠겠니

 

부끄럽구나 어린 영혼들이여

남의 나라에서 버린 헌 배 사다가

돈 좀 더 벌겠다고 객실 늘리고

짐칸 늘리고 기웃둥 하는 배를 만들었으니

부끄럽구나 어린 영혼들이여

얼마나 춥고 무서웠겠니

 

수학여행을 간다고 들떠 집을 나온지

하루도 못되 추운 바닷물에 잠기게 했으니

부끄럽구나 어린 영혼들이여

얼마나 춥고 무서웠겠니

 

그것도 배라고 바다에 띄워도 좋다고

허가해 주었으니 부끄럽구나 어린 영혼들이여

얼마나 춥구 무서웠겠니

물은 차 오르고 점점 어두워지고

구조해 준다던 사람들 모두 달아나 버렸으니

부끄럽구나 어린 영혼들이여

얼마나 춥고 무서웠겠니

 

우린 할 말이 없구나 부끄럽구나

세상에 나와서 꿈도 못 펴고

차가운 물속에 잠기게 했으니

부끄럽구나 어린 영혼들이어

얼마나 춥고 무서웠겠니

차라리 우릴 데려 가지 않고

 

부꾸럽구나 어린 영혼들이여

빨리 엄마 아빠의 품에 돌아 오렴

입이 열이라도 할말이 없구나

어린 영혼들이여

얼마나 춥고 무서웠겠니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