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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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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추석 - 일본 권력의 수수께끼

샛솔 2021. 9. 21. 20:08

오늘이 추석날이다.  날이 흐려서 추석 달은 볼 수 없을 것 같다.    며칠 전 우연히 만월에 가까운 달을 보긴 했다.  

 

명절이면 우린 더 쓸쓸함을 느낀다.  모두 철시하니 인적도 드믈고 코로나19로 여행도 갈 수 없으니 꼼짝없이 갇혀 사는 느낌이다.  10여 년 전 내 고향 시애틀에서 추석을 나던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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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추석 연휴에 귀향하느라고 난리였을 것이다.

 

귀향은 원래 인간의 본성인지 모른다. 태어 난 곳, 자란 곳, 놀던 곳을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 다시 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공통으로 갖는 소망이니 말이다.

 

한국사람들에겐 추석의 귀향은또 다른 이유나 목적이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나에겐 그 아무것도 없다. 부모님도 안 계시고 장모님 한분 생존해 계시지만 서울에 사시니 귀향의 목적이 되지 않는다.

 

서울에 있으면 많은 점포가 문을 닫아 텅 빈 거리가 쓸쓸하게 느껴질볼뿐이다.

 

우리가 신혼해서 떠날 때까지 살 던 아파트.  4005를 보니 너무 반갑다. 포오오파이브 (4005) 피프틴트 노스이스토(15th NE) 시애틀 워싱톤 98105 USA 우리가 살 때 서울에 편지하려면 써 넣던 주소가 아직도 입에서 술술 나온다. zip code 까지 기억하고 있다. 신기한 일이다.


출처: https://boris-satsol.tistory.com/594?category=332588 [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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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권력의 수수께끼

 

요 며칠은 이 "일본 권력의 수수께끼"를 읽는데 열중하고 있다.    이 책은 쉽게 소설 읽듯 읽을 책이 아니다.   2019년 일본의 일방적 무역전쟁을 일으킨 이후 일본에 대해 글도 많이 썼고 책도 엄청 샀고 또 많이 읽었다.    한국 저자의 한글 책도 여남은 권 샀고 영문 책도 근 20 권 샀다.   읽다간 또 새 책을 사곤 해서 다 읽지 못한 책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책은 열심히 읽고 있다.   또 읽고 싶은 IT 관련 책을 발견했는데 이 책을 더 읽고 사려고 구입을 보류했다.    

 

이 책이 더딘 것은 읽다 보면 떠 오르는 생각이 많이 나 그 일들을 회상하다 보면 생각이 딴 곳으로 흘러 책을 놓고 상념에 빠지기 일수이기 때문이다.    내가 근래 체험했던 일본이나 일본 강점기 때 내 일본 살이,  우리 가족 생각 그리고 또 생각나는 625 때 헤어진 4살 위의 누나 K 생각 등등...

 

이 책은 일본어 번역이 판매금지되었다 당시 일본에 있던 외국인들의 빗발치는 항의로 일주일 만에 금지가 풀렸다고 아마존의 한 독자가 서평에 썼는데 읽고 있으면 이해가 간다.

 

한국 저자나 또는 다른 외국인 저자도 이 책과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표현은 완곡해서 일본 권력자나 일반 독자의 격렬한 반감을 사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저자는 정곡을 찌르고 완곡과는 거리가 먼 직설적으로 그들의 실체를 파 헤쳐 놓았기 때문에 매우 매우 불편했을 것이다. 

 

이 책이 쓰일 당시엔 일본은 외국과의 무역분쟁이 대단했다.    그들은 외국제품은 완전히 수입 배제한 채 자기들 제품만 내다 팔았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무역흑자를 해마다 기록했고 그로 인해 손해를 보는 외국 기업과 무역적자를 면치 못하는 국가와 마찰이 심했다.   

 

그때 그 배경을 이 책이 파 해쳐 보였던 것이다.   "국체가 없는 나라의 국민과 정치"라고 아마존 책 광고에는 나와 있다. 

 

The Enigma of Japanese Power: People and Politics in a Stateless Nation Paperback – June 10, 1990

 

"국체가 없는 나라의 국민과 정치"  내가 stateless nation을 국체가 없는 나라라고 번역한 것인데 보통은 국가의 정상이라는 것이 있는 법인데 이 나라의 권력구조는 마치 피라미드의 상층부가 중간에 잘려 나가 평평한 것과 비견하고 있다.  국가 정상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의회민주주의라고 표방하고 있지만 수상이란 사람이 정점에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수상이 권력의 정점에 있다면 마땅히 모든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데 일본 권력구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도 그 누구도 그것이 대해 묻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론도 알아서 자기 검열을 해서 어디까지가 두리뭉실한 권력구조의 내부 작동 상황을 대외적으로 공개가 허용되는가를 결정하고 국민에게 알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도 더 이상 묻지 않는 것이 어른답다는 것이다. 

 

요즘의 일본의 권력구조를 봐도 다를 것이 없다.   아베가 온갖 문제를 일으키고도 하루아침에 배가 아프다고 사임해 버리고 자기의 충견 스가를 수상으로 들여 밀어 넣고 나가 버렸다.   코로나 방역 실패,  올림픽 연기,  올림픽 개최 반대 여론도 다 무시하고 스가는 올림픽을 개최하고 코로나 사태를 최악의 상황으로 악화시켜 놨다.   그런데 그 누구 하나 책임을 지거나 설명하지 않고 스가도 그냥 수상직을 내 던지고 나가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 권력의 정점은 과연 있는가?     일본 국민이 겪는 고통에 대한 책임이나 설명을  할 사람은 누구인가?  있기는 있는가?

 

이러한 의문에 대해 당시의 무역 분쟁에 대한 일본 측 설명이나 입장을 알아보려고 이 책을 썼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작은 글씨로 "The full scale examination of the inner workings of Japanese political/industrial system"이라고 쓰여 있다.   

 

오늘날 일본으로 보자면 스가를 내 친 그 배경은 무엇이며 차기 자민당 총재,  궁극적으로 차기 총리가 될 사람을 선출하는 그 내부 작동원리는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은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라 할 수 있다. 

 

꼭지가 잘려 나간 피라미드와 같은 일본의 국체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파 헤치기 위해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며 거기서 파생한 국민성과 습성을 뭉뚱그려 "System"이란 대문자를 써서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대문자를 쓴 이유에 대해 이것은 보편적으로 쓰는 시스템이 아니라 일본 특유의 시스템 비슷한 것으로 달리 적당한 낱말이 없어 그냥 대문자 "System"이라고 뭉뚱그려 표현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대문자 시스템, "대시"는 그 명확한 실체가 없기 때문에 설명하기 어렵고 독자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역사적 사실과 비유,  또는 예시를 하기 때문에 설명이 길어지고 내용이 어렵게 된다.

 

그러나 직설적이기 때문에 이 책이야 말로 내가 시간이 걸려도 열독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일본을 따라 하다 보면 이런 악습을 우리나라 기득권도 따라 하고 싶은 유혹이 많이 생겨 그대로 수입하여 시늉 낸 것이 많이 있다.      오늘날 우리가 적폐라 부르는 악습은 일본의 이런 악습을 알게 모르게 따라 해서 그렇게 된 것들이 많다. 

 

기득권만이 아니다.  교육에도 그런 일본류 폐습이 많이 스며들어 왔다.   이 점 또한 책을 읽다 다른 생각으로 빠지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추석날 단상을 적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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