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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디지털 유토피아를 꿈꾸며 본문
유토피아는 모든 사람이 잘 사는 세상일 것이다. 그래서 이상향이니 황금향이니 또는 천국이니 하고 상상하고 그리워했다. 칼 맑스는 공산주의가 유토피아를 가져다 줄 것이라 믿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내가 언젠가 맑스는 인간의 본성을 잘 못 읽었다는 말을 한 일이 있다. 많은 종교는 사후의 세계를 천국으로 유토피아를 상상한다. 내가 가톨릭에 입교할 때 엄청 많은 종교책을 읽었는데 그중 하나가 Greely(?) 신부가 쓴 여러 책 가운데 천국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일이 있다. 우리 부부가 연애시절 UW의 동북쪽 Lake Washington에 이어진 곳에 호숫가 공원에 간 일이 있다. 봄날 새로 돋은 잔디가 푸릇푸릇하고 여기저기 꽃들이 많이 피어 있었다. 햇살은 따사하고 만물이 화창한 봄날이었다. 그런 풍경을 Greely 신부는 천국에 비유했다.
그런데 그런 천국이라면 천국은 조금 지루할 것 같다. 70년, 80년대 한국은 배고프던 시절이 끝나고 역동적이었을 때 많은 미국에 갔던 교포들이 고국으로 여행차 귀국하는 일이 많았다. 그때 그런 말이 돌았다. 미국은 "재미없는 천국",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라던가? 사실 너무 완벽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Greely 신부가 그렸던 천국은 매일매일 따사한 햇살에 만물이 소생하는 호숫가 공원 같다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궂은날도 있고 태풍도 오고 동파가 걱정되는 추운 날도 있어야 재미가 있을 것이다. 또는 폭설이 내리는 재앙도 또 폭우도 내려야 긴장감이 있고 그것을 넘겼을 때 안도감은 행복감을 줄 것이다.
그러니까 어느날 갑자기 깨어나 눈 떠 보니 토비 랜드 같은 잔디밭에 놓여 있고 그곳이 천국이라면 아마도 천국엔 가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각설하고 맑스는 공산주의를 너무 일직 설파한 것 같다. 아직도 수요가 생산을 따라갈 수 없던 시절에 공산주의를 주장하다 보니 옛 소련에서는 모든 물건을 사려면 긴 줄을 서야 했다. 일찍이 미국이 중국과 수교했을 때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 후배 교포 교수가 연변을 다녀와서 연변 택시는 타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들은 국가가 운영하는 택시들이라 손님을 많이 태우던 적게 태우던 같은 월급을 받으니 일하기 싫으면 그냥 낮잠을 잔다는 것이다.
공산주의는 그래서 망했다. 인간의 본성과 맞지 않는 시스템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요즘 다시 유토피아 이야기가 나온다. 요즘 나오는 유토피아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유토피아다. 이름하여 "디지털 유토피아"다. 경제가 옛날 경제가 아닌 디지털 경제로 바뀌니 모든 것이 달라진 것이다.
디지털 경제를 흔히 "from atoms to bits"라고 말한다. 생산방법이 달라진 것이다. 내가 처음 읽은 디지털 유토피아 이야기는 한국어로도 번역된 "Life 3.0"에서였다. 저자(MIT 물리학 교수)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유명한 동료 교수가 한 말로 인용한 것이다.
그는 디지털 유토피아를 디지털 아테네로 표현했다. 아테네 시민들은 일은 모두 전쟁에서 잡아 온 노예에게 시키고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시와 음악을 즐기고 민주주의를 토론했다.
디지털 시대에는 아테네의 노예대신 AI로 무장한 로봇에게 일을 시키고 시민은 무료한 일에서 해방되어 그들이 원하는 삶을 즐길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역설했던 것이다.
But why not replace the slaves with AI-powered robots, creating a digital utopia that everyone can enjoy? Erik’s AI-driven economy would not only eliminate stress and drudgery and produce an abundance of everything we want today, but it would also supply a bounty of wonderful new products and services that today’s consumers haven’t yet realized that they want.
Tegmark, Max. Life 3.0 (p. 119). Knopf Doubleday Publishing Group. Kindle Edition.
이 이야기를 한 사람은 다름 아닌 "기계와의 경쟁"과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이란 책을 공동 저작한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이다.
그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슬론경영대학원 교수이자 MIT 디지털 비즈니스 센터장이다.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 편집장과 전미경제연구소 (NBER)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MIT에서 관리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하버드대학 교수와 스탠퍼드대학 교수를 거쳐 2001년부터 MIT에서 기술과 전략을 강의하고 있다. 앤드루 맥아피 교수와 함께 ‘세계 최고의 경영 사상가 50인’,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POITICO)〉가 뽑은 ‘미국 정책을 변화시키는 인물 50’에 유일하게 동시 선정되었다.
꽤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디지털 유토피아는 가능한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풀지 못하는 문제를 AI를 통해서 풀고 우리의 삶의 최적화 형태를 찾아내고 디지털 아테네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사람이다. 정치다. 이 시스템이 가장 걸림돌이다. 우리는 아직도 전쟁의 위협속에서 산다. 그래서 무기를 만들고 엄청난 방위비를 쓴다. 전쟁의 위협을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다. 정치지도자들이다. 미국, 중국, 일본 같은 나라의 지도자들이 자기들의 생각을 실현시키고자 위협을 가한다. 그러니 우리도 우리를 지키기 위해 무장을 해야 한다.
전쟁 같은 어리석은 짓은 없다.
또 대중들도 이 시스템에 길들여져 있어 디지털 유토피아에 반대를 한다. 제조된 무지의 산물이다. 디지털 유토피아의 첫 번 째 수단은 디지털 시대의 분배의 문제다. 내가 이 블로그에 "보편 기본 소득"에 대한 글을 많이 썼다. 디지털 경제의 특성은 "승자독식"이기 때문에 우리는 "보편기본 소득"과 같은 방법으로 부를 재분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학자들의 디지털 유토피아의 생각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반반이다. 최근에 디지털 유토피아에 대한 "책"을 한 권 읽고 있다.
독일의 한 "인터넷과 사회"를 연구하는 한 연구소(HIIG) 인문, 사회과학자, IT저문가, 경제계의 학자들을 독일의 한 한적한 고성에 불러 2040년 우리들의 삶의 변화를 생각해 보는 에세이를 쓰도록 초청했다. 그리고 그 형태는 에세이, 소설, 또는 논문 따위의 아무 형태로도 할 수 있게 자유를 주었다.
디지털 기술은 지난 20년 동안 우리의 삶을 크게 변화시켰다. 인공 지능, 가상현실 및 데이터 유비쿼티의 등장이 다가오면서 가장 큰 변화가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20년 후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사회는 기술로부터 어떻게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2040년에 우리는 어떻게 일하고, 살고, 사랑하고, 학교와 일하는 방식을 형성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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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technologies have changed our lives significantly in the last twenty years. With the looming rise of artificial intelligence, virtual reality and data ubiquity, it seems evident that the biggest changes still lie ahead of us. What will the world look like two decades from now? How can society benefit from technology? How will we work, live, love, shape schools and the way we work in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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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더욱이 20년후를 예측한다는 것은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이고 단지 그들의 지식과 교육 배경으로 그저 한 편의 픽션을 쓰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에세이는 그것이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distopia)냐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한다.
언젠가 구글이 나보도 내 행적에 대해 더 많이 안다는 글을 올린 일이 있다.(구글이 내 궤적을 꿰뚫고 있었다.)
그래서 유발 하라리는 구글이 우리보다 투표를 더 잘할 것이란 말을 한 일이 있다.
우리는 위에서 이 책의 저작 목표를 구글 번역기를 통해 번역해서 올렸는데 오늘날 구글이 이 정도 한다면 지수함수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감안하다면 20년 후 우리의 교육은 어떻게 바뀌겠는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내가 거의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결국 테크놀로지에 조정될 것이란 점이다. 자유의지를 믿고 뭔가 초월적인 것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은 조지 오웰의 1984년을 떠 올릴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가 아무리 저항을 한다 해도 오늘도 온라인 쇼핑을 하고 뉴스를 보고 유튜브를 시청했다면 우리의 내면은 데이터화 되고 그 빅데이터는 내일 내가 컴퓨터 화면을 열면 올라오는 광고에 반영되게 되어 있다.
"나는 알고 있다. 네가 요새 뭐가 사고 싶은지" 아니면 "나는 알고 있다 네가 요새 뭐가 궁금한지".
그래 넌 행복을 원해 난 널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어...
2040엔 아무리 저항을 해도 우리의 프라이버시는 없다. 네가 전기도 없는 아주 깊은 산속에 들어가 혼자 살지 않는 한..
그래도 난 그런 곳에서 살고 싶지 않다. 행복하게 해 준다면 난 내 프리이버시를 내 줘도 좋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도 결국은 유기물질로 만들어진 커퓨터에 지나지 않으니까!
PS
이글을 마치면서 공개를 하기 전에 잠깐 거실에 가서 아침에 보다 만 "풍류대장"이란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 프로그램을 다시 이어 보기를 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끝난 같은 방송사의 연예 프로그램인 "슈퍼밴드"경연 프로그램도 생각했다. 풍류대장이나 슈퍼밴드나 거기에 참가한 경연자들은 이미 그 분야에서 한몫을 하고 있는 일류 밴드이거나 음악인이다. 풍류대장에는 이미 여러 경연 프로그램에서 상을 탔거나 이름을 알린 사람들이 허다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에만 전념할 수 없어 온갖 알바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슈퍼밴드의 우승팀인 "클랙실버"의 리더인 Wily K는 옛날 오카리나를 배울 때 알았던 오카리나의 대단한 연주자다. 그의 본업은 어느 밴드의 기타리스트라는 사실은 어디에선가 들은 것 같았다. 그러나 그 팀의 매력적인 보컬인 "빈센트"는 낮에는 음악을 하고 밤에는 일식집 셰프라고 고백했다. 국악이건 트롯이건 경연자들의 사연을 들어 보면 음악과 같은 분야에 그 많은 재주꾼들이 그들의 재능을 제대로 알리고 그 재능으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디지털 아테네가 실현된다면 그들은 대리기사, 편의점 알바, 택배기사하지 않고도 그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실컷 할 수 있고 또 그 많은 할 일 없는 심심풀이 대중을 위한 공연장을 많이 만들어 그들이 대중 앞에 설 기회가 더 많아질 것 같다.
다시금 John Adams 의 편지 생각이 난다. 디지털 아테네가 실현된다면 그의 편지의 글 대로 정치는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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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 중의 하나요 George Washington에 이어 미국의 2대 대통령을 지낸 John Adams는 1780 년 아내 Abigail에게 이렇게 편지를 썼다.
"내가 정치를 공부하고 전쟁을 배워야 하는 것은 내 아이들이 수학과 철학을 공부할 수 있게 해 주기 위해서요. 그리고 내 아들들이 수학과 철학, 지리, 자연사, 조선술, 상업과 농업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의 자식들이 미술과 시, 음악, 건축, 조각, 직조 디자인, 도예를 공부할 권리를 보장해 주기 위해서입니다."
출처: https://boris-satsol.tistory.com/1511 [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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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본소득이 있고 지속 가능한 도시와 전원에서 살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정치"라는 혐오물만 뱉어내는 짓거리를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출처: https://boris-satsol.tistory.com/1985 [지구별에서 - Things Old and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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